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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여행지에서 순교자들과 생각을 섞으며
여행지에서 순교자들과 생각을 섞으며
  • 박상대
  • 승인 2017.01.31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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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서울] 여행을 하는 동안 그대는 무엇을 보고, 누구를 만나는지요? 여행을 하는 동안 저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먼저 눈에 띄는 살아 있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음식점 주인을 만나고, 여객선 선장을 만나고, 버스 운전기사를 만납니다. 시골장터에서 푸성귀를 파는 할머니들도 만나지요.

다음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한동안 그 땅을 딛고 서 있던 사람들을 만나고, 그 집을 지키고 살던 사람들을 만나고, 그 노래를 부르던 사람들을 만납니다.

먼저 만난 사람들은 말을 섞고, 나중 사람들은 생각을 섞습니다. 말을 섞는 일이나 생각을 섞는 일이나 여행객에게는 참 소중한 인연이 됩니다. 충청도 땅을 여행하는 동안 저는 순교자들을 만났습니다.

당진에서는 김대건 신부를 만나고, 서산 해미에서는 이름도 남기지 않고 하늘로 떠나버린 익명의 순교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찾아 순교자의 길을 걸었는가?’ ‘당신이 믿는 신념과 정의란 무엇인가?’

그들은 목숨을 걸고 자신의 신념을 지켰던 사람들입니다. 신념? 사람들은 저마다 신념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탄핵정국에 여행을 하는 동안 청문회에 불려나온 증인들의 답변을 보면서 저마다 가슴에 품고 있는 신념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여행하는 동안 나의 신념은 “여행은 만병통치약이다”는 사실입니다. 다음 여행은 그대와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며 편지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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