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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3월호
전남 순천 철도문화마을
전남 순천 철도문화마을
  • 김샛별 기자
  • 승인 2017.03.16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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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철도 역사가 고스란히...
철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마을, 철도문화마을. 사진 / 김샛별 기자
우리나라 기차의 종류와 설명이 적힌 벽. 사진 / 김샛별 기자
철도문화마을을 대표하는 캐릭터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사진 / 김샛별 기자

[여행스케치=전남] 순천 하면 ‘순천만’ 여행을 떠올리지만, 순천에 볼거리는 다양하다. 오랜 역사를 지닌 마을답게 낙안읍성을 비롯해 7~80년대 풍경을 재현한 드라마 세트장 등은 알음알음 인기를 끄는 여행지. 그런데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해보는 건 어떨까? 순천역 바로 뒤편에 펼쳐진 철도의 역사를 품은 동네, 순천 철도문화마을이다.

기적소리 들려오는 마을
전라선과 경전선이 교차하는 순천역에는 특별한 마을이 있다. 철도의 역사와 일상이 배어 있는 마을, 조곡동 철도문화마을이다. 순천역 뒤편으로 기차 외관을 그려놓은 벽화가 눈에 들어온다. 철도마을카페 ‘기적소리’다. 이곳은 과거 철도배급소였던 건물을 카페 및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한 것으로 주민들의 사랑방이자 마을여행자들을 위한 안내공간이다.

용산역에서부터 온 손님을 맞이하듯 기차표를 본뜬 쿠폰이 눈길을 끈다. 용산역에서 수원역, 평택역, 천안역, 대전역을 거쳐 삼례역, 전주역, 오수역, 남원역을 지나 순천역까지 하나하나의 역에 도장을 찍을 수 있는 쿠폰은 기념품으로 삼기에도 좋다.

카페 '기적소리'의 기차표를 본뜬 쿠폰은 좋은 기념품이 된다. 사진 / 김샛별 기자
철도마을벽화 구간. 사진 / 김샛별 기자

언뜻 보면 평범한 주택가에 불과한 조곡동 일대는 각 직급별 관사와 마을벽화, 영화 <화려한 휴가>가 촬영된 집 등 볼거리가 쏠쏠하다. 마을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는 안내지도를 챙겨 걷기를 시작해보자.

순천 최초의 근대식 신도시
우리나라에 최초의 철도는 1899년 경인선이다. 정치사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철도 역사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식량과 자원을 수탈하고, 전쟁 물자 공급을 위해 추진되었기 때문이다.

경인선 이후 경부선, 호남선, 충북선, 전라선, 경춘선 등이 차례로 개통되었는데 이때 철도 종사자들이 역 근처에 모여 사는 관사가 대거 생겨났다. 조곡동 철도문화마을 역시 1936년 경 순천 철도사무소 종사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일제가 건설한 것.

조종철 호남철도협동조합 사무국장은 “전국 어디에나 철도관사가 있지만 관사가 마을 형태로 이룬 단위는 많지 않다”고 설명한다. 단순히 주택만 건축된 것이 아니라 운동장, 병원, 클럽(구락부), 목욕탕, 수영장 등 근린복지시설이 함께 조성되어 관사라기보다 순천 최초의 근대적 신도시가 생겨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대구와 부산에도 철도 관사마을이 있었지만 현재 보존이 되어 있는 곳은 순천뿐이며, 규모로 따졌을 때도 순천이 가장 크다. 도시로는 중소도시인 순천은, 철도로는 전국의 5대 도시 안에 들어가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그는 “지금도 현직에 있거나 퇴직자들이 많이 살고 있어 보존이 잘 된 것”이라고 한다.

일제 시대의 원형이 남아 있는 집. 사진 / 김샛별 기자
영화 <화려한 휴가>촬영지였던 8등 관사. 사진 / 김샛별 기자
1977년 재건축된 승무원 합숙소 건물. 사진 / 김샛별 기자

일본식 주거형태를 엿볼 수 있어
해방 후까지도 있었던 승무원 기숙사, 목욕탕과 야외수영장, 사교 클럽이었던 구락부 자리는 이제는 철도아파트, 수정아파트, 개인 주택 등이 되었지만 여전히 일제 시대 모습이 많이 남아 있는 주택들도 발견할 수 있다. 영화 <화려한 휴가> 촬영지였던 8등 관사는 일제 강점기 당시 생울타리 담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창고의 모습도 그 시절 그대로다.

이곳의 관사들은 단순히 일제식으로 지어진 것이 아니라 일본에서 직접 삼나무를 가져와 순천에서 조립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가옥 형태와는 확연히 다르다. 조종철 사무국장은 “대문부터가 모두 북쪽에 나있다”며 “정원이 있고, 한 지붕 두 세대로 나누어진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이 외에도 재래식 화장실을 집 밖에 만드는 우리나라와 달리 집 안에 만든 것, 다다미방 여부, 우리나라의 가옥이 창호지 위에 창살을 덧대는 것과 달리 습기가 많은 일본의 날씨 특성상 창호지를 밖에 붙이고 안쪽에 창살을 덧대는 등 자세히 보면 독특한 형태를 엿볼 수 있다.

2012년 전국 아름다운 숲10선에 선정되었던 죽도봉 숲길. 사진 / 김샛별 기자

대나무 숲길을 지나 마을 전망을 한 눈에
마을은 여러 경로로 봉화산, 죽도봉과 이어진다. 죽도봉은 전국 아름다운 숲 10선에 선정된 바 있는 아름다운 숲길이다. 죽도봉 숲길을 걷는 시간은 약 20분 정도이며, 봉화산 둘레길과도 이어져 있다.

숲길에서 마을길로 이어지는 곳으로 빠져나오면, 철도관사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놀이터전망대가 나온다. 관사의 배치, 개량된 주택의 모습들을 살펴볼 수 있다. 조종철 사무국장은 “170평 정도의 큰 집들이 마을 위쪽에, 100평 이하의 집들이 마을 아래쪽에 있는 걸 볼 수 있다”며 “직급에 따라 계획해 배치한 일종의 특권”이라고 설명했다.

조종철 사무국장은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물러가면 철도는 바로 끝장이 날 것이라 호언장담 했으나 그들에게 건재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이를 악물고 일을 했다’는 철도 퇴직자 중 마을에서 가장 고령인 강수련 어르신의 말을 회고했다.

철도문화마을은 일제에 의해 조성된 집단 거주지로 시작했으나 80여 년의 세월이 지나 철도의 역사와 일상이 베어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의 주름들이 잡혀 있다. 순천역을 오가는 기차 소리를 들으며 철도문화마을 동네 한 바퀴를 걸어보자.

Info 순천 철도문화마을 기적소리
주소 전라남도 순천시 자경1길 10-81 철우경로당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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