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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누구나 걷는 꽃길, 하화도
누구나 걷는 꽃길, 하화도
  • 조용식 기자
  • 승인 2017.03.15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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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알리는 매화가 반기는 그 섬

[여행스케치=전남] 파릇파릇한 새싹이 싱그럽고, 성급한 매화를 만나 반가웠던 섬, 하화도(下花島). 꽃길을 걷는 여행객에게 따스한 봄바람처럼 곁으로 다가와 속삭인다. '전남 여수의 꽃섬길 하화도는 누구나 걷는 꽃길'이라고...

선착장에서 내리면 천사의 날개가 달린 벤치 바로 옆에는 ‘하화도 꽃섬길 안내도’가 있다. 하이힐 또는 복조리 모양을 닮았다는 하화도의 섬 둘레 코스는 6.7km. 마을 구경을 잠시 뒤로하고 섬 둘레 코스를 반대로 돌기 위해 막산전망대 방향으로 향했다.

하화도 전망대로 향하는 사람들. 사진 / 조용식 기자

“꽃을 닮아 꽃섬이지요”
야생화공원을 지나 잠시 멈춰선다. 지형이 ‘소머리 같이 생겼다’는 상화도가 바로 앞에 펼쳐 보이기 때문이다. 동백꽃, 섬모초, 진달래꽃이 섬 전체에 만발한 상화도 역시 꽃섬이다. 상화도를 웃꽃섬, 하화도를 아래꽃섬이라 부른다. 꽃섬길을 걷지만, 이른 2월에 방문한 탓에 꽃을 볼 수가 없었다.

“꽃이 펴야 꽃섬인가요. 꽃을 닮아 꽃섬이지요. 하화도는 꽃처럼 예뻐서 붙은 이름이에요. 우리가 오늘은 꽃섬의 꽃이 되는 겁니다.”

함께 걷는 회원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는 신정일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 대표는 “하화도는 가파른 구석이 없이 무난히 걸을 수 있고, 조금 힘이 부친다 싶으면 전망대가 있어 쉬어갈 수 있는 곳”이라며 “작지만, 깨소금처럼 구석구석 맛이 나는 섬”이라고 말했다.

큰 굴 삼거리를 지나 막산전망대로 가는 길에 ‘꽃섬 다리’공사 현장과 마주친다. 오는 6월 완공 예정이라고 한다. 하화도 동쪽 끝에 있는 막산전망대를 가다 보면 바로 옆으로 외로이 떨어진 섬 하나가 있는데, 마치 제주의 ‘우도’를 보는 느낌이다.

공사로 인해 막산전망대를 올랐다가 다시 돌아가야 하는 ‘알바(다른 방향으로 길을 잘못 들었다)’도 했다. 일부 방문객들은 막산전망대를 들리지 않고, 큰굴삼거리를 지나 깻넘전망대로 이동한다.

운무에 가려 신기루처럼 펼쳐진 거금도의 풍경. 사진 / 조용식 기자
하화도의 청매화. 사진 / 조용식 기자

운무로 가려진 거금도... 마치 신기루를 보는 느낌
깻넘전망대에서 300m 거리에 있는 큰산전망대는 운무 사이로 신기루처럼 보이는 거금도의 비경을 연출한다. 큰산전망대에서는 바로 내려 가지 말고 뒤편의 솔숲길을 올라가는 것이 좋다. 빨간 등대와 함께 상화도의 전경을 지척에서 보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걸어 올라간다. 조금 걷다 보니 가을이면 ‘섬모초’라 불리는 구절초가 만개할 널찍한 순넘발넘 구절초공원이 나타난다. 계절마다 색색의 옷을 입는 하화도를 상상하며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동안 하화도 마을의 전경을 볼 수 있는 휴게정자를 만난다. 잠시 휴식을 통해 섬 여행의 느낌을 주고받는 동호인들의 모습이 다정다감해 보인다.

이제 하화도의 전망대는 두 곳이 남았다. 섬의 남쪽 해안절벽을 감상할 수 있는 시짓골전망대와 하이힐의 끝자락에 있는 낭끝전망대가 있다. 해안절벽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에메랄드 빛 바닷속 풍경을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는 시짓골 전망대. 마치 해안의 정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신선의 느낌이다.  

낭끝전망대로 가는 길에 봄의 소식을 알리는 청매화 군락지를 만났다. 활짝 핀 청매화 주변으로 이제 막 피어오르기 시작한 매화들이 움틀 거리고 있었다. 때 이른 봄소식에 매화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는 즐거움도 가져볼 수 있다.

하화도 마을의 벽화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아래꽃섬 하화도 마을 벽화를 배경으로 우리땅 걷기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6월 완공 예정인 꽃섬다리. 사진 / 조용식 기자

벽화가 예쁜 아래꽃섬, 하화도 마을
낭끝전망대에서 마을로 향하는 길은 오르내리는 길에 돌이 깔려 있어 은근히 힘이 든다. 그래도 주변 경치를 보면서 내려오다 보면, 어느새 마을 입구의 정자가 반겨준다. 정자 옆으로는 250년을 훨씬 넘긴 소나무 몇 그루가 하화도의 오랜 역사를 전해주고 있다.

 아름다운 꽃섬, 하화도. 마을의 유래를 알리는 비석에는 ‘안동 장씨가 가족과 피난 가던 중 꽃이 만발한 섬을 보고 정착했다’는 내용과 ‘이순신 장군이 붓들바다를 항해하다가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섬이라고 하여 ‘꽃섬’으로 명명했다’라는 설을 적혀 있다.

마을 벽에는 동백꽃, 구절초, 바다 풍경을 표현한 벽화들이 눈길을 끈다. 또한, 마을 곳곳에는 살이 오른 고양이들이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마을을 돌아 조금 위로 올라가니 폐교가 보인다. 최근 폐교가 개인에게 팔려 하화도를 찾는 관광객의 편의시설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한다.

하화도 가는 방법
백야도 선착장과 여수여객선터미널에서 운항한다. 백야도 선착장에서 하화도까지는 매일 3회 운항하며, 소요시간은 45분이다.

요금은 편도 성인기준 6000원이다. 여수여객선터미널에서도 매일 2회 운항한다. 기항지(경유항)에 따라 출발, 도착 시각이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사전 문의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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