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바람소리 따라 20리, 대부해솔길 1코스
바람소리 따라 20리, 대부해솔길 1코스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7.05.26 1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푸른 바다 저 멀리 붉은 노을 만나러 가는 길
대부도 북망산의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서 바라본 시원한 하늘. 사진 /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안산] 남북으로 도로가 연결되어 섬 아닌 섬 여행지인 대부도에는 자연친화적으로 조성된 대부해솔길이 있다. 바닷바람 살랑대는 해안길과 정감 어린 마을길, 때론 새들이 소곤거리는 숲길을 걸으며 운동과 힐링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를 즐겨보자.

총 길이 74km의 대부해솔길 7개 코스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단연 첫 번째 코스이다. 대부도 특유의 자연미를 고루 갖추고 있고 먹을거리와 즐길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바다향기테마파크. 사진 / 노규엽 기자
대부해솔길을 알리는 리본. 사진 / 노규엽 기자

대부도관광안내소에서 지도 챙겨 출발
안산에서 버스를 타고 시화방조제를 건너 대부도에 들어선다. 첫 번째 버스정류장인 방아머리선착장에서 하차하면 대부도관광안내소와 가까운 거리. 대부해솔길 지도를 챙기고 식수도 담아갈 수 있는 좋은 출발지이다.

대부해솔길 1코스는 관광안내소에서 도로를 따라 해안가로 향하지만, 코스를 조금 벗어나면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를 들러볼 수 있다. 안내소에서 도로를 건너 대부도공원을 지나면 테마파크가 있다.

이곳은 유럽풍의 풍차와 튤립으로 매년 봄이면 축제가 열리던 곳. 그러나 지난해에 농업용으로 신고한 풍차를 관광용도로 쓰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되어 운영이 중단되었다. 봄이면 만발하던 튤립으로 무수히 많은 사람이 찾아오던 곳이 현재는 풍차를 철거하고 관리가 되지 않은 갈대밭 등만 허허벌판으로 펼쳐져 있다.

이에 대해 안산시청 관광과 관계자는 “풍차 철거와 함께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들도 관리를 하지 못하게 되어 공원으로서의 기능은 사라졌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지난 몇 년간의 화려했던 기억 때문인지 지금도 가족들과 나들이를 나오는 모습이다. 이국적인 풍경은 사라졌지만 입구 쪽 주차장에서 자전거나 ATV를 빌려 탈 수 있고 천천히 걸으며 산책하기에는 좋다. 테마파크를 적당히 둘러본 후, 주차장으로 돌아나오면 대부해솔길과 다시 만난다.

대부도 명물 먹을거리인 칼국수와 조개구이 식당들이 늘어선 도로 옆 인도를 따라 걷다보면 70년 전통의 동춘서커스장 맞은편에 있는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뒤편부터 흙길로 코스가 이어진다.

이곳부터 대부해솔길의 특이한 매력이 드러난다. 정식 코스는 북망산(해발 96m) 전망대를 거쳐 구봉도로 가는 것이지만, 대부도에 썰물이 빠진 시기에는 해안길을 따라 구봉도의 구봉약수터까지 갈 수 있다.

단, 해안을 걸을 경우 밀물이 들어오면 위험할 수 있으니 물때를 확실히 알고 움직여야 하며, 해안길에는 이정표가 없으므로 길을 잘 아는 사람과 동행하는 것이 좋다.

구봉도 숲길에서 만난 조형물. 사진 / 노규엽 기자
낙조전망대로 가는 길목의 개미허리 아치교. 사진 / 노규엽 기자

북망산 전망대에서 대부북동을 눈에 담다
정식 코스를 따른다면 안내표시가 잘 되어있어 혼자라도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군데군데 대부해솔길임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고, 길을 잠시 놓쳤다 싶어 두리번거리면 나무나 기둥에 매달려 나부끼는 리본을 찾을 수 있다.

해솔길 표지기를 따라 걷다보면 작은 마을을 지나 산길로 이어진다. 북망산 전망대로 오르는 길이다. 경사가 제법 가파른 편이지만 길이는 길지 않다.

북망산은 키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지금껏 걸어온 방아머리선착장 방면과 앞으로 향할 구봉도 방면의 조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도 이용되는 곳이라 동호인들이 있는 날이면 이카루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하늘로 나는 모습도 구경할 수 있다.

북망산을 내려오면 구봉저수지로 이어진다. 바닷가와 맞닿아 있는 저수지라 모래사장도 들러볼 수 있는 곳. 바다와 저수지 사이의 솔밭에는 캠핑장도 있어 대부해솔길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을 제시한다.

구봉저수지를 지난 후부터 구봉도까지는 인도 없는 도로를 걸어야 해서 조금 불편하다. 특히 현재 도로공사 중이라 차가 가깝게 지나니 안전에 유의할 것. 편의점을 지나 오른편으로 낚시터가 보이는 곳으로 향하면 구봉도 숲길 입구를 찾을 수 있다.

일몰 사진을 찍기 좋은 곳으로 알려진 구봉도낙조전망대. 사진 / 노규엽 기자
돌아가는 길에 할매바위와 할아배바위도 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대부해솔길의 보물 낙조전망대로
구봉도 숲길은 해안과 가까운 산길 따라 섬 외곽을 걷는 둘레길이다. 가끔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숲속에 숨은 조형물 볼거리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걷는 도중 이정표를 따라 해안가로 내려서면 약수터 물맛도 보고 파도소리를 들으며 쉬어갈 수도 있다. 한편, 이 약수터가 썰물 때 해안가를 따라 걸어 도달하는 지점이다.

약수터에서 되올라오면 잠시 산길을 오르내리며 개미허리 아치교로 향한다. 섬 끄트머리에 있는 구봉도낙조전망대를 오가는 통로로, 밀물이 들어와 가득 차면 작은 두 섬을 연결하는 다리가 개미허리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아치교를 건너 언덕을 하나 넘으면 바다 위로 조성된 나무데크를 따라 낙조전망대로 향한다. 바로 앞 빨간 등대와 지는 해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어우러진 낙조전망대는 누구나 인증샷을 남기는 포토존으로 좋은 곳. 일부러 일몰 때를 맞춰 찾으면 동그란 조형물 속에 실제 지는 해를 담아보는 출사지로도 이름난 곳이다.

낙조전망대에서는 다시 개미허리 아치교까지 같은 길을 돌아가야 하지만, 물이 빠진 시간에는 해안가를 걸으며 아치교로 갈 수 있다. 아치교로 돌아온 후에는 구봉도 숲길에 들어갈 일 없이 시멘트 포장로를 따라 걷는다. 길을 따라 가는 중 바닷물 속에서 우뚝 솟아난 선돌인 할매바위와 할아배바위도 사진 한 컷 찍기 좋은 장소다.

시멘트 길의 끝은 종현어촌체험마을이다. 마을로 들어서는 곳에는 구봉도를 다녀오는 사람들의 식욕을 자극하는 식당들이 제법 있다. 해산물 식당들이 늘어선 어촌마을을 빠져나오면 구봉도 초입에 있던 낚시터 근처로 회귀한다.

대부해솔길 1코스는 구봉도를 빠져나오는 길목에서 펜션타운으로 향해 돈지섬 전망대를 오른 후 24시 횟집까지 가는 것이 정규 코스이지만, 코스를 완주하려는 목적이 아니면 굳이 걷지 않아도 된다.

대부분 사람들은 낙조전망대를 돌고 나와 구봉도에서 나들이를 끝낸다. 단, 구봉도로 들어오는 대중교통이 없어 버스를 타려면 약 2km를 걸어 구봉도 입구 버스정류장까지 가야한다.

Tip
대중교통으로 가는 법
서울지하철 4호선 안산역, 초지역, 중앙역 등에서 123번 버스를 타면 시화방조제를 건너 대부도로 들어간다. 대부해솔길 1코스 출발점은 물론 대부도 내 주요 거점을 거쳐 간다.

오전 5시 4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운행하고, 배차간격도 30~40분 정도로 자주 있어 대부도 여행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다.

식도락 즐기기
1코스 내내 마을 식당들이 심심치 않게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대부도 명물인 칼국수를 즐기려면 관광안내소와 동춘서커스장 사이에 있는 음식문화거리에 오래된 집들이 줄지어 있다.

특별한 음식을 원한다면 대부도를 드나들 때 안산역을 이용하자. 역 맞은편의 다문화거리에서 인도요리를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현지 스타일의 동남아 음식을 맛볼 수 있다.

※ 이 기사는 하이미디어피앤아이가 발행하는 월간 '여행스케치' 2017년 6월호 [한국의 걷기 좋은 길]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