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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맑은 강바람 마시며 파란 하늘에 눈이 호강
맑은 강바람 마시며 파란 하늘에 눈이 호강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7.06.01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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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로호 산소 100리 자전거 길
화천 산소 100리 길은 파란 하늘을 보며 달리는 기분 좋은 자전거 코스이다. 사진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화천] 파로호 산소 100리 자전거 길은 국내에서 자전거 여행을 즐기기 가장 좋은 곳 중 하나다. 개인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화천읍 인근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성능 좋은 자전거를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100리 완주가 목표라면 원천 방면부터
자전거 대여소는 화천시장에서 붕어섬으로 가는 길목, 회전형 로터리를 건넌 자리에 찾기 쉽게 건물이 서있다. 자전거 대여를 위해 필요한 것은 신분증과 단돈 1만원. 1시간을 빌려도, 하루를 빌려도 1만원이라 비싸다는 편견을 가질 수 있지만, 화천군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5천원 어치 화천사랑상품권으로 환불해주기에 반값으로 자전거를 종일 빌릴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화천시장에서 강 방향으로, 붕어섬으로 가는 길목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자전거 대여소는 산소 100리길의 거의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다. 고로 완주를 목표로 삼는다면 북한강 흐름을 따라 가는 원천 방면과 화천댐으로 가는 파로호 방면 중 방향을 정해야 하는데, 오전에 출발한다면 원천 방면을 권한다. 하류 방면이 서쪽이므로 해를 등지고 달리기에 직사광선을 피함은 물론, 사진 촬영을 하기도 좋기 때문이다.

원천 방면으로 출발하면 금세 붕어섬 입구가 보인다. 붕어섬은 산소길 코스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생김새가 붕어처럼 생겨 화천읍의 랜드마크 같은 곳. 캠핑, 카약 등 즐길만한 레저활동이 마련되어 있지만, 자전거로는 굳이 진입하지 않아도 될 곳이다.

원천 방면의 자전거길은 북한강 물결을 왼편에 두고 여유롭게 달리기만 하면 된다. 볼거리라고는 강물과 건너편 산들, 그리고 가끔 카약 위에서 열심히 노를 젓는 풍경들 뿐이지만, 날씨가 좋은 날이면 파란하늘과 하얀구름이 시시각각 변모하는 시원한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산소길 코스는 전 구간 자전거길 코스가 잘 표시되어 있어 길을 놓칠 염려가 없다. 수달 조형물이 손을 흔들고 있는 ‘! 다리’에서 유일하게 길이 헷갈릴 수 있는데, 다리를 건넌 후 왼편 체육공원으로 길을 잡으면 된다. 체육공원에서는 자전거길과 도로를 헷갈릴 수는 있지만 결국 길이 만나므로 진행에 문제는 없다.

원천체육공원 바로 전, 길을 놓칠 수 있는 '! 다리'.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가야 한다. 사진 노규엽 기자
동구래마을 인증센터 2층 테라스에서 내려다 본 정원 풍경. 사진 노규엽 기자

아쿠아틱 리조트를 지나면 자전거길 인증센터가 있는 동구래마을에 도착한다. 이정표에 따라 정원을 지나면 1층에 인증도장을 찍을 장소가 마련된 건물이 있는데, 2층 테라스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으며 화장실을 이용하기도 좋다.

한편, 동구래마을에서 연꽃단지가 조성된 서오지리마을까지도 ‘연꽃길’이라는 길이 조성되어 있으나, 자전거길로는 완성되지 않았다.

같지만 다른 길을 즐기는 파로호 코스
동구래마을에서 화천읍으로 왔던 길을 따라 되돌아간다. 다시 ‘! 다리’를 건너 달리다보면 오는 길에 보고 지나쳤을 큰 교량이 있다. 자전거를 끌고 넘어갈 수 있게 만들어놓은 거례리 통통다리다. 이 다리를 건너면 붕어섬에서 오던 길의 건너편에서 파로호로 향하는 자전거길이 북한강변을 따라 이어진다.

원래의 산소길은 강변을 따라 계속 달리며 화천생활체육공원까지 연결하는 것이지만, 이를 연결하는 수상 목교가 보수 문제로 통행이 금지되어 있다. 막다른 곳에 이르면 길을 되돌아가야하니, 도로를 만나면 자전거길 표시를 포기하고 그대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도로 기준으로 언덕 하나를 넘으면 왼편으로 다시 자전거길로 돌아가는 레저도로가 있다. 윗길과 아랫길로 나누어지는데 화천체육관 앞까지 나란히 달리는 길이다. 비포장도로를 달릴 수 있다면 아랫길, 포장도로를 달리려면 윗길을 선택하면 된다.

화천체육관 인근에 이르면 왼쪽 강 위로 화천읍 방면으로 넘어갈 수 있는 수상목교가 보인다. 어차피 되돌아올 코스이지만 이곳에서 강을 건너 화천읍 방면 강변을 따라 파로호로 향하길 권한다. 화천교를 건너며 길이 이어지는데, 시간을 보고 화천읍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다. 화천읍을 벗어나도 미륵바위 전후로 요기를 할 식당들은 있다.

산소길을 달리는 사이 호젓한 북한강 물결과 푸른 하늘이 반겨준다. 사진 노규엽 기자
산소 100리 길은 걷기꾼들과도 함께 이용하는 트레일이다. 사진 노규엽 기자

미륵바위로 향하는 자전거길은 걸어서 산소길을 즐기는 걷기꾼들도 자주 다니는 길이다. 자전거길과 걷기길이 같으니 운행에 주의가 필요. 길이 넓어 함께 지나는 데 무리는 없다. 곳곳에 왼편으로 빠져나가면 식당들이 있다는 이정표가 친절하게 있으니 적당한 시기에 휴식을 취하기도 좋다. 미륵바위가 있는 쉼터에 이르면 정자와 나무그늘이 있어 쉬어가기도 좋고, 옛 사람들이 제를 올렸다는 5개 미륵바위도 볼 수 있다.

미륵바위를 지나면 꺼먹다리까지 직진이다. 같은 길을 달리지 않기 위한 순환 코스로는 꺼먹다리를 건너 화천댐으로 향한 후, 산천어월드파크를 돌아 딴산으로 빠져나오는 길이 정석인데, 현재 꺼먹다리는 노후로 인한 보수 중이라 통행을 금지시켜 놓았다. 길목에서 동행을 자처해 준 화천의 자전거꾼 한종호 씨는 “등록문화재이자 자전거꾼들의 필수 코스인 꺼먹다리가 보수를 시작한 지 2년째”라며 “예산이 부족해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 얼른 공사를 마쳐 완전한 산소길을 다시 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꺼먹다리를 건너 화천댐으로 가는 길이 정말 공기 맑고 좋은 산소길의 최고봉”이라며 아쉬움을 표한다.

꺼먹다리가 막힌 이상 계속 직진하여 딴산유원지로 내려선 후, 화천댐으로 향한다. 딴산유원지를 지나자마자 오른편에 토속어류생태체험관이 있으니 오가는 중 들러볼 수 있다. 길을 계속 이으면 화천댐까지 간 후, 길을 되돌려 딴산으로 돌아온다. 화천댐을 돌아 나오는 길목에 있는 산천어월드파크에 자전거길 인증센터 부스가 있다.

보수문제로 폐쇄되어 이용이 중지된 꺼먹다리. 사진 노규엽 기자

‘숲으로다리’ 건너 원시림 숲길로
딴산에서 화천읍으로 복귀하는 길은 다시 꺼먹다리를 지나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구만교를 지나 미륵바위 쉼터로 가기 전 왼편으로 수상 목교로 설치된 ‘숲으로다리’가 있다. 이 명칭은 소설가 김훈이 “숲으로 가게 해주는 다리”라고 지어준 것으로, 앞서 화천체육관 인근에서 굳이 화천읍 방면으로 건너가길 권한 것이 이름처럼 다리를 건너 숲으로 들어가 보길 바라는 의미였다.

수상 목교를 건너 다시 오른편으로 설치된 폰툰다리를 주욱 이어가면 숲길로 들어선다. 성능이 괜찮은 MTB라면 충분히 자전거를 타고 달릴 만하지만, 바로 오른편이 강으로 빠져드는 길이라 웬만하면 숲길 구간은 자전거를 내려서 지나길 권한다. 특히 몇몇 지점에서는 돌길이 위험하니 주의를 요한다.

구만교와 미륵바위 사이에 있는, 원시림 숲길로 향하는 '숲으로다리'. 사진 노규엽 기자

숲을 빠져나오면 다시 평탄한 자전거길을 따라 화천읍으로 돌아가는 일만 남는다. 잠시 논밭 구간을 시원하게 달리고 나면 금세 화천체육관에 도착. 앞서 화천읍으로 건너갔던 수상 목교를 다시 건너 자전거 대여소로 향하면 산소길 완주를 마치는 것이다.

※ 이 기사는 하이미디어피앤아이가 발행하는 월간 '여행스케치' 2017년 7월호 [slow travel]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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