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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물 흐르듯 느긋하게, 낙동강변 산책
물 흐르듯 느긋하게, 낙동강변 산책
  • 유은비 기자
  • 승인 2017.06.06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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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진나루터와 주막촌
주막촌 벽면의 그림. 옛 주막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사진 / 유은비 기자
사문진주막촌 입구의 팽나무 풍경. 사진 / 유은비 기자

[여행스케치=대구] 잔잔한 강물을 따라 나룻배가 떠다니고 인근 주막에 모여 사람들이 술잔을 기울이는 풍경은 그저 옛 이야기일까? 2013년 대구 달성군의 사문진나루터의 주막촌이 새롭게 개장하면서 그 이야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낙동강변을 따라 산책을 하고 주막에 들러 요기도 해보자.

사문진주막촌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커다란 팽나무다. 약 500여 년 동안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았던 팽나무는 사문진나루터에 큰 홍수가 났을 때 배를 묶어두는 선착장 역할도 했다.

지금은 팽나무를 빙 둘러 울타리가 쳐져 있고 울타리 새끼줄에 하얀 종이들이 바람에 나풀거린다. 사람들의 소원이 적힌 종이들이다. 근처에 종이와 펜이 마련되어 있어 누구나 소원을 적어 걸어둘 수 있다.

팽나무를 지나 주막촌 안쪽으로 들어가면 왼쪽에는 주막이, 오른쪽에는 조각 작품들이 세워진 아담한 공원이 펼쳐진다. 먼저 공원의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 옆으로 ‘귀신통 납시오’라는 문구가 새겨진 피아노 동상이 보인다.

피아노 동상 옆 안내판의 버튼을 누르면 사문진나루터에 들어왔던 피아노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진 / 유은비 기자

이는 1900년에 미국 선교사에 의해 우리나라 최초로 피아노를 들여온 곳이 사문진나루터임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당시 사람들은 난생 처음 본 피아노에서 소리가 나자 그 안에 귀신이 들어 있다고 여겼고, 이를 ‘귀신통’이라 불렀다는 재미난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밖에도 공원에는 다양한 조각상들이 전시되어 있고 곳곳에 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의자들이 비치되어 있다.

공원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다가 배가 출출해지면 바로 주막으로 향하면 된다. 주막에서는 소고기국밥과 잔치국수, 부추전, 오징어무침회, 막걸리, 메밀전병 등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왁자지껄한 사람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음식을 먹다보면 과거의 주막 풍경이 머릿속에서 그려진다. 얼큰한 소고기국에 밥을 말아 한 그릇 뚝딱 비우고 난 후 시원한 강바람이 이끄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나룻배 대신 쾌속선이 운행되는 사문진나루터. 사진 / 유은비 기자
화원동산 전망대에서 바라 본 풍경. 사진 / 유은비 기자

사문진주막촌 카페 옆으로 난 샛길로 내려가면 낙동강변을 거닐 수 있는 산책로가 펼쳐진다. 산책로는 유람선과 쾌속선이 운영되는 사문진선착장을 지나 화원동산 반대편 강변길을 따라 화원체육공원과 운동장까지 이어진다.

이 산책로는 평평해서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드문드문 낚싯대를 휘두르는 사람들이 여유로운 풍경으로 지나가고 일렬로 활짝 만개한 개나리들이 걷기의 즐거움을 더한다.

운동장을 반환점으로 삼아 돌아올 때에는 나무가 울창한 숲길을 통해 걷는 것도 좋다.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작은 놀이터를 지나면 나무 사이사이로 널찍한 평상이 놓여 있는 피크닉장이 나타난다. 피크닉장은 낮 동안 작은 평상은 7000원, 큰 평상은 1만원을 지불하고 사용할 수 있다. 숲에서 나오면 다시 주막촌에 다다른다.

사문진주막촌 옆엔 화원동산도 있다. 화원동산 입구에서 셔틀버스를 타거나 천천히 걸어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타난다. 시야가 탁 트이며 세 줄기의 강이 모여드는 모습과 습지의 풍경이 펼쳐진다. 나룻배를 대신하여 여객들을 태운 유람선이 물 표면에 긴 꼬리를 남기며 낙동강을 가로지른다.

Info 사문진주막촌
이용시간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 30분
주소 대구 달성군 화원읍 사문진로1길 40-12
문의 053-632-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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