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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맛과 건강 챙기는 마성의 토마토
맛과 건강 챙기는 마성의 토마토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7.07.27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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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달콤 상큼한 8월의 과일
빨갛게 잘 익은 토마토. 사진 /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경기] 탱글탱글하게 잘 익은 새빨간 토마토. 한 입 베어 물면 달디 단 과즙이 온 입 안을 흠뻑 적시고 서걱서걱 씹히는 과육이 만족감을 준다. 새콤한 맛으로 혀를 정리해주는 초록빛 씨까지 완벽 그 자체. 맛 좋고 영양 풍부한 토마토의 계절이 왔다.

노지(밭) 재배보다는 시설(하우스) 재배에 알맞은 토마토는 제철을 따질 필요가 없기도 하지만, 그래도 ‘제철에 먹어야 제맛이다’는 감성을 저버릴 수는 없다. 레드푸드의 선두주자 토마토는 더위에 지친 기력을 회복하기에도 아주 좋다.

크기와 모양, 색깔 등이 다른 다양한 토마토들. 사진 / 노규엽 기자
빨갛고 탱글탱글한 토마토는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채소냐, 과일이냐 그것이 문제인가?
토마토를 대할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야기가 ‘토마토는 과일인가? 채소인가?’라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맞다고 할 수 있다. 서양에서는 요리 재료로 쓰이기에 채소로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디저트나 간식처럼 별도로 먹어왔으므로 과일로 인식되는 것.

사실 이 논란은 과거 미국에서 과일에는 붙지 않고 채소에만 세금을 붙이던 관세법에 따라 수입 토마토에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토마토를 채소로 판결한 해프닝으로 인해 생겨났다고 한다.

당시 판결을 한 법원에서는 “토마토를 식사로 먹지 후식으로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이처럼 서양에서는 토마토를 요리 재료 또는 소스로 만들어 먹기에 채소로 여긴다는 이야기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토마토를 과일로도 먹고 요리(소스)로도 먹는다. 큼직하게 자른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먹는 것은 우리의 국민 간식이고, 햄이나 돈가스를 토마토 케첩에 찍어 먹는 일이 익숙해진지 오래다. 우리는 맛있는 토마토를 다양한 방법으로 더 맛있게 먹고 있으니, 서양인들에 비해 이득을 보는 기분이다.

토마토 생산지역에서는 토마토를 이용한 다양한 먹을거리도 개발하고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만들기 쉬우면서도 감칠맛이 좋은 토마토 고추장. 사진 / 노규엽 기자

먹는 법만큼 다양한 토마토의 종류
베테랑, 도태랑, 마라톤, 신흑수. 각기 다른 토마토 품종들의 이름이다. 일반인의 생각으로는 보통의 토마토와 크기가 앙증맞은 방울(미니)토마토로 나눌 뿐이지만, 토마토를 생산하는 입장에서는 맛과 영양, 질감 등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게 나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대저토마토(일명 짭짤이 토마토)가 있고, 방울토마토 중에서도 동글동글한 게 있는 반면 대추처럼 길쭉하고 끝이 뾰족한 종류, 색깔이 노랗거나 녹색인 방울토마토도 있다. 품종개량을 통해 사람들의 다양한 입맛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품종의 차이가 과일용 토마토와 요리용 토마토를 구분하기도 한다. 과일용 품종은 먹기 좋게 과즙이 많은 반면, 요리용 토마토는 애초 가공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유럽 품종이다. 딱히 과일용 토마토로 요리를 해도 안될 것은 없지만, 맛의 차이가 있다는 것. 참고로 일반 시중에 유통되는 국내 토마토들은 대부분 과일용이라고 한다.

더운 날에 마시는 토마토쥬스는 갈증을 날리는데도 효과가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토마토소스와 토마토를 올린 피자. 영양만점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토마토 많이 먹고 건강 챙기세요
국내에서 토마토를 많이 생산하는 지역에서는 토마토를 이용한 먹을거리도 개발하고 있다. 지난 6월 경기도 광주에서 열린 퇴촌토마토축제에는 토마토 막걸리, 토마토 잼, 토마토 청국장 등이 전시되었다. 그 중 특히 관심을 끌었던 것은 체험도 진행했던 토마토 고추장이다.

고춧가루, 메주(가루), 간장, 소금 등 일반적인 고추장 재료에 토마토 청을 첨가해 만드는 토마토 고추장은 외관상 고추장과 차이가 없으면서 감칠맛이 더 난다.

당시 토마토 체험을 진행한 박광자 광주시농업기술센터 생활자원팀장은 “농익은 토마토를 갈아 체에 걸러 씨를 제거하고, 설탕과 1:1로 섞어 항아리에 8개월 발효시키면 토마토 청이 만들어진다”며 “토마토 청을 시중에 파는 고추장 재료들과 섞어 버무리면 집에서도 토마토 고추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덧붙여 “매운맛이 적고 단맛과 감칠맛이 강해 아이들도 잘 먹으며, 토마토의 활성화 성분이 영양소 흡수를 높이는 건강식품”이라고 적극 추천하기도. 토마토 고추장이라고 해서 토마토 맛이 나는 건 아니니 직접 만들어 애용해도 좋을 법하다.

토마토 축제장을 찾으면 풀장에서 일탈을 즐겨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신나는 난장판, 토마토 축제
가끔 뉴스 시간에 소개되는 해외의 토마토 축제 영상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토마토를 가득 실은 트럭이 거리를 지나면 사람들이 몰려들어 토마토를 던지며 온 거리를 붉게 물들이는 난장판. 잠시의 일탈을 즐기는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 차고 토마토 즙에서 헤엄치는 동네 꼬마들의 모습도 흥겹기 그지없다.

토마토 축제의 시초는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 지방의 작은 마을 부뇰에서 열리는 라 토마티나(La Tomatina). 지금도 매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이면 약 1시간 동안 토마토를 던지며 통쾌한 난장판을 벌이고 있다. 이 토마토 축제는 세계적으로도 전파되어 타 국가에도 토마토 축제가 생겨났고, 국내 여러 지역에서도 토마토 축제가 생겨났다.

매년 4월경 열리는 부산 대저 토마토축제를 시작으로 5월과 6월에는 대구 달성 토마토축제와 경기 광주 퇴촌 토마토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됐고, 8월에는 강원 횡성 둔내 고랭지 토마토축제와 국내에서는 최초의 타이틀을 지닌 화천 토마토축제가 나란히 열린다.

원조 토마토축제와 같은 흥이 빠질 수 없는 것은 당연. 토마토를 채운 풀장에서 서로에게 토마토를 던지고 마음껏 몸을 날리며 일탈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지역별로 개발한 토마토 요리로 새콤달콤한 맛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고, 갓 재배된 싱싱한 토마토를 구입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올 여름, 무더움을 이겨낼 방법으로 토마토축제장을 찾아 활력을 되찾아 봄도 좋을 것 같다.

※ 이 기사는 하이미디어피앤아이가 발행하는 월간 '여행스케치' 2017년 8월호 [맛있는 제철여행]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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