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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대구, '김광석'에 흠뻑 빠지다
대구, '김광석'에 흠뻑 빠지다
  • 김샛별 기자
  • 승인 2017.08.03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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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버스'부터 '다시그리기길'까지…
故김광석이 살았던 대봉동 방천시장 인근 골목에 김광석의 삶과 음악을 테마로 조성한 벽화거리. 사진 / 김샛별 기자

[여행스케치=대구] 김광석을 추억하는 길이 대구에 있다는 것은 알았다. 수성교부터 송죽미용실까지 약 350m의 짧은 구간으로 김광석을 그리고(miss), 그린(draw) ‘김광석 다시 그리기길’이다.

하지만 역시 김광석에 대한 그리움은 노래로 만날 때 제 맛. 길 곳곳에 설치되어 있던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작은 음악 소리가 아쉬움으로 남았다면 김광석을 음악으로 만나볼 수 있는 버스에 올라보자.

김광석 노래를 버스킹 공연으로 감상해볼 수 있는 '더플레이버스;김광석'. 사진 / 김샛별 기자

안녕하실테죠? 제가 김광석입니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길의 초입, 한 버스가 서있다. ‘안녕하실테죠? 제가 김광석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커다란 분홍색 버스는 ‘더 플레이버스;김광석’. 16명의 인원이 앉을 수 있도록 개조된 음악버스는 뒷좌석엔 DJ 부스가 있고, 앞에는 커다란 텔레비전에서 생전 김광석의 공연 실황이 재생된다.

갑작스러운 비를 맞으며 버스에 오른 이들에게 이창환 DJ가 “김광석의 노래를 감상하기엔 더없이 좋은 날”이라는 말과 함께 오늘의 첫 곡을 튼다.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의 전주가 흘러나오자 조용히 박자에 맞춰 감상에 젖어드는 순간. 그 공기와 분위기는 버스에 오르지 않으면 절대 느낄 수 없다.

김광석이 가장 좋아했다던 ‘일어나’, ‘나무’를 비롯해 신청자들의 사연이 담겨 있는 ‘사랑했지만’, ‘서른 즈음에’ 등이 흘러나온다.

60분 동안 김광석의 생애나 노래에 얽힌 에피소드들, 김광석과 얽힌 참여자들의 사연으로 엮은 이동식 김광석 음악 감상실인 이 버스는 이동하는 중간중간 ‘안녕 코스모스’팀의 공연을 통해 실제 라이브 음악도 감상할 수 있다.

버스 안에 앉아 버스킹 공연을 통해 듣는 김광석의 음악. 그렇게 과거와 현재가 조우한다.

함께 버스에 탑승한 여기자씨는 “10년 정도 연애를 하는 동안 남편과 김광석 노래를 많이 들었었다”며 “버스에서 노래를 들으며 눈물이 나기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실제 김광석의 집 거실에서 사용했던 가구들을 가져와 그대로 재현해놓았다. 사진 / 김샛별 기자

김광석의 집에서 그의 흔적과 노래를

기타 선율 하나에 들려오는 단순한 멜로디가 힘을 가진 것은 김광석의 가사 때문이 아닐까. 김광석의 생각을 오롯이 드러내는 진솔하고 가슴에 닿는 가사들. 그런 그의 생각을 조금 더 살펴볼 수 있는 ‘김광석 스토리하우스’를 들러보자.

지난 6월 김광석 다시 그리기길 끝자락에 문을 연 ‘김광석 스토리하우스’는 김광석의 공연자료, 자필 악보와 일기, 메모, 사진 등 100여 점의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김광석의 20주기를 맞아 세계적인 통기타 회사인 마틴에서 제작한 ‘김광석 헌정 기타’도 2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광석 스토리하우스 2층에서는 김광석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 / 김샛별 기자

그러나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고 사람들이 머무는 자리는 바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간. 헤드폰을 통해 귓가로 흘러드는 그의 목소리에 빈백에 앉아서, 서서 오래도록 음악을 감상하는 이들이 머문다. 이곳에선 그간 발매되었던 김광석의 노래부터 20주년을 기념해 ‘다시 부르기’를 통해 김광석을 재해석한 노래까지 감상할 수 있다.

김인근 사단법인 김광석 행복나눔 관장은 “광석이네 집이 컨셉”이라며 “편안하게 광석이네 집에 초대 받아 음악을 듣고 갈 수 있도록 꾸몄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품들을 되도록 많이 선보일 수 있도록 시즌별로 계속 전시를 기획하고 문화이벤트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Info 더 플레이버스;김광석
매주 토요일 5시 40분 김광석 스토리하우스 앞 탑승
이용요금 무료
예약 https://theplaybus.modoo.at (예약자만 탑승 가능)

※ 이 기사는 하이미디어피앤아이가 발행하는 월간 '여행스케치' 2017년 9월호 [특집]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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