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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설악의 자연풍경 즐기고 피로 푸는 족욕까지
설악의 자연풍경 즐기고 피로 푸는 족욕까지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7.09.06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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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바위를 조망하는 ‘설악누리길’
바람꽃마을부터 울산바위가 조망된다. 사진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속초] 동해권 대표적 관광도시인 속초는 바다뿐 아니라 설악산국립공원이 있어 더욱 인기가 많은 곳.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비경을 보여주는 설악산은 등산을 하거나 케이블카를 타는 등 여러 방법으로 즐길 수 있지만, 짧은 걷기를 통해 즐겨보는 방법도 있다. 바로 설악누리길이다.

척산족욕공원에서 출발하는 원점회귀 코스
위풍당당한 설악산의 산세를 감상하며 고요한 전원풍경 속을 걸을 수 있는 설악누리길. 길이는 약 6km로 짧은 감이 있지만, 길에 담긴 볼거리들을 찬찬히 둘러보면 한나절 걷기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척산온천마을에서 운영하는 척산족욕공원은 일본의 온천마을들에 족욕시설이 있는 점에 착안해 만든 작은 휴양지로, 인근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척산족욕공원이 설악누리길의 출발점이자 종착점. “척산족욕공원은 설악산으로 가는 길목에 있으니, 길을 걷거나 산행을 다녀오시면 피로도 풀면서 자연적으로 힐링을 하고 가시라”는 김문득 척산온천마을 통장의 말처럼, 길을 걸은 후 족욕을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을 품고 출발할 수 있다.

설악누리길의 시작점이자 종착점인 척산족욕공원 입구. 사진 노규엽 기자

설악누리길의 시작은 인근에 보이는 ‘범바위 막국수’ 뒤편으로 향하면 된다. 족욕공원 입구에서 좌우 어느 길로도 연결할 수 있는데, 확실한 이정표는 척산온천 방면으로 걸어 다리(척산교)를 건너자마자 찾을 수 있다.

설악누리길에는 별다른 길표식이 없어 드문드문 세워진 이정표를 찾아서 따라가야 한다. 초반에는 마을 안쪽에서 흘러내려오는 청초천 물길을 거슬러 가는데, 동해고속도로가 머리 위로 지나가는 아래에서 갈림길을 만난다. 원점회귀이므로 어느 방향으로 먼저 가도 상관없지만, 좀 더 편하게 걸으려면 오른쪽 종합운동장 방면으로 가길 권한다.

설악누리길 초반 구간에 흐르는 청초천. 동해고속도로 아래에 갈림길이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설악야구장의 벽을 따라 길을 이으면 정자포토존이 나오는데, 딱히 어디에 촬영포인트를 맞춰야할지는 불분명. 이곳에 세워진 이정표도 화살표 방향이 불분명해서 혼란을 주는데, 도로를 따라 왼편으로 길을 잡고 종합경기장 앞에서 다시 왼쪽에 보이는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조용한 전원생활이 엿보이는 바람꽃마을
2층 정자가 있는 장소까지 오르면 길 앞쪽에 있는 이정표가 발걸음을 숲길로 이끈다. 산으로 들어가나 싶은 착각이 들지만, 아주 짧게 숲길을 통과하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나타난다. 설악누리길의 매력이 시작되는 바람꽃마을이다.

종합경기장을 지나면 고요한 전원풍경을 지닌 바람꽃마을이 나온다. 사진 노규엽 기자

바람꽃마을은 새로 지은 듯한 양옥 건물들이 눈에 많이 띄는 마을. 조용한 마을 분위기와 주변 풍경이 좋아 전원생활을 위해 귀촌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 한다. 이곳을 더 좋게 만들어주는 건 마을 초입에서부터 보이기 시작한 울산바위다. 옥황상제가 금강산을 만들기 위해 전국의 멋진 바위들을 불렀을 때 금강산이 되고 싶어 울산에서부터 달려왔으나, 설악산 자락에 이르러 “이미 금강산이 완성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는 바위. 그 재밌고도 슬픈 설화 때문에 더 감정이입이 되는 울산바위는 바람꽃마을을 걷는 동안 점점 모습이 확연히드러나며 눈을 즐겁게 한다.

바람꽃마을에서 만나는 소소한 볼거리는 야생화길. 마을의 큰길을 따르다보면 그레이스 하임 펜션 전후로 이어지는 길지 않은 구간을 이르는데, 개미취, 나팔꽃 등 계절에 따라 다양한 야생화를 볼 수 있다.

야생화길에서 계절별로 다양한 꽃을 만날 수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야생화길을 지나 도로에서 길을 놓치기 쉬운데,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야 설악누리길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 따라 움직이면 바람꽃마을회관을 지나 또 하나의 볼거리인 부엉이전시관 해피아울하우스가 나타난다. 이곳은 야생 부엉이의 멋진 모습에 반한 정희옥 관장이 수년에 걸쳐 전 세계에서 모은 수천 마리의 부엉이수집품을 모아놓은 곳으로, 문화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진 부엉이의 다양한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모인 수천 마리의 부엉이들을 만나볼 수 있는 해피아울하우스. 사진 노규엽 기자

Info 해피아울하우스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성인 5000원, 학생 4000원,소아(24개월 이상) 3000원
주소 강원 속초시 바람꽃마을길 118

설악산의 식생들과 산림욕을 즐기는 산책로
해피아울하우스에서는 왼쪽 길을 따라 설악산자생식물원으로 향한다. 약 500m만 걸어가면 도로의 끝에서 만나게 되는 자생식물원. 이곳은 이름 그대로 설악권의 멸종ㆍ희귀식물들과 고산지대 식물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기존의 숲을 훼손하지 않고 야생화단지와 천연림을 조성해 설악산에 피어나는 다양한 꽃이며 식물들을 볼 수 있다. 암석원, 미로원, 자연산책로 등 다양하게 구역이 나뉘어 있으니 입맛대로 산책을 즐기면 된다.

설악산에서 살아가는 희귀식물들을 볼 수 있는 설악산자생식물원. 사진 노규엽 기자

설악누리길의 마무리를 위해 가는 길은 수생식물원에서 물을 따라 걷다보면 만나게 되는 징검다리로 이어진다. 징검다리를 건너면 설악산국립공원의 영역에 들어가는 것으로, 역시 설악산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나무들 사이를 걸으며 산림욕을 즐기기 좋다. 한편, 자생식물원에서 건너오는 징검다리는 비가 많이 내렸다면 발목까지 잠기는 경우도 있으니, 날씨에 따라 샌들을 준비하는 등의 방도를 마련해야 한다.

숲길을 걷는 길은 약 2km로 그다지 길지 않다. 나무에 둘러싸인 채 30분 정도만 걸어 개활지가 나오면 거의 끝무렵. 이후 나타나는 계단을 따라 내리막을 걸으면 숲을 빠져나와 시원한 물소리가 들리는 개천을 만난다. 설악누리길 초반 구간에 봤던 청초천으로 이어지는 물길이다. 물길을 따라 걸어가면 금세 종합경기장과 분기점이었던 장소에 이르고, 초반 걸었던 길을 역으로 걸어 족욕공원으로 돌아가면 된다.

걷기가 끝난 후, 족욕을 하며 피로를 풀고 힐링을 즐겨보자. 사진 노규엽 기자

앞서 말했듯이 척산족욕공원은 설악누리길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주는 곳. 뜨끈한 온천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금세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다. 온천수로 삶은 달걀도 판매하니 설악산 자락 아래에서 가벼운 족욕을 즐기며 힐링을 만끽할 수 있다.

Info 척산족욕공원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6시(4월~11월)
이용료 무료, 수건 대여ㆍ삶은달걀 1000원
주소 강원 속초시 관광로 277

Tip 족욕을 즐기는 방법
족욕을 하기 전에 먼저 물 한 잔을 먹는 것이 좋다. 그런 다음 세족탕에서 발을 깨끗이 씻은 뒤 족욕탕에서 약 20~30분 정도 종아리 시작 부분까지 푹 담근다. 족욕이 끝나면 발의 물기를 깨끗하게 닦아내고 지압보도를 걸으면서 발에 지압을 하고, 모든 것이 끝나면 양말을 신고 발의 보온을 유지한다.

※ 이 기사는 하이미디어피앤아이가 발행하는 월간 '여행스케치' 2017년 10월호 [slow travel]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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