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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물의 도시’ 닌빈, 현지 여행상품으로 돌아보기
‘물의 도시’ 닌빈, 현지 여행상품으로 돌아보기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7.09.13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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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던 기막힌 절경 속으로 들어가다
짱안 보트 투어를 하는 관광객들. 사진 /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하노이]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는 여행자들에게 언제나 매력적인 관광지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 분위기를 지녔고, 산골마을 싸파와 바다 위 명승지 하롱베이 등 유명 관광지로 갈 수 있는 출발지이기 때문. 그리고 환상적인 풍경으로 매력이 넘치는 닌빈(Ninh Binh)도 하노이에서 출발할 수 있다.

하노이에서 기차로 2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중소도시 닌빈. 평온한 들판이라는 뜻을 가진 지역답게 사방으로 펼쳐진 너른 평야 사이에 석회암 바위산들이 불쑥불쑥 솟아있어 신비로운 광경을 연출한다. 덕분에 ‘육지의 하롱베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는 닌빈은 꽤 오래 전부터 국내 배낭여행자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무수히 찾는 곳. 하노이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다.

하노이에서 여행상품 예약하기
닌빈으로 가는 여행상품을 알아보기 전에 어느 관광지를 갈 것인지 먼저 정해야 한다. 닌빈의 대표적 명소는 땀꼭(Tam Coc)과 짱안(Trang An). 여행상품도 각각 땀꼭과 짱안을 메인으로 삼는 두 가지 상품으로 나눠져 있다. 

짱안 보트 투어는 2~3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하노이 현지 여행사를 방문해서 직접 여행상품을 선택하는 것도 자유여행의 매력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현지 여행 중 만나는 휴게소의 기념품 판매점. 사진 / 노규엽 기자

먼저 땀꼭은 사진이나 그림엽서 등을 통해 한 번쯤은 봤을 닌빈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우뚝 솟은 바위산에 둘러싸인 채 작은 보트를 타고 물길을 누비며 바위 아래 입을 벌리고 있는 동굴을 통과하는 투어가 진행된다.

짱안도 땀꼭과 비슷한 풍경을 연출하는 장소로, 먼저 개발된 땀꼭에 비해 조용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닌빈을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들은 원조 격인 땀꼭을 많이 찾아갔지만, 최근에는 2014년 유네스코 복합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짱안을 먼저 찾는 여행자들도 많다.

반면, 닌빈의 대표적인 두 명소를 모두 찾아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당일치기로는 두 곳을 모두 찾아갈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보트를 타고 이동하는 방법과 볼 수 있는 풍경이 비슷해 단시일에 두 곳을 둘러보기에는 감동의 요소가 떨어지는 이유가 크다.

하노이에서 판매하는 두 가지 여행상품은 땀꼭 또는 짱안과 함께 각기 다른 관광지 한 곳을 추가해놓았지만, 아무래도 메인 프로그램이 비슷하다보니 이틀로 나눈다고 해도 두 곳을 모두 보기에는 흥미가 떨어진다. 한편, 일반적으로 땀꼭 투어는 호아르 사원이 포함되고, 짱안 투어에는 바이딘 사원이 포함된다.

두 곳 중 한 곳으로 마음을 정했다면 이제 상품을 예약할 차례. 하노이 시내에는 거리마다 여행사들이 많아 예약에 어려움은 없다. 단, 비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발품을 파는 것이 좋다.

하노이에서 닌빈으로 가는 상품을 1인당 35~45$ 선으로 크게 차이는 나지 않지만, 물가가 싼 베트남에서 10$ 차이는 꽤 크다. 기자의 경험으로는 일반 여행사에서 35$, 호텔에서 45$를 불렀는데, 포함내역은 가이드비와 왕복 버스비용, 점심식사, 관광지 입장료 등으로 비슷했다. 단, 버스의 크기나 질에서 차이가 있는 듯한데, 이는 투어 당일 변수로 작용한다.

오전 일정은 사원 투어로 진행
기자는 짱안 투어를 신청했다. 닌빈으로 출발하는 버스는 일반적으로 내가 묵고 있는 호텔로 픽업을 오므로 조식을 먹고 기다리면 된다. 단, 버스가 오는 일정은 운에 맡겨야 한다. 보통 오전 8시 전후로 약속을 하지만, 출근길 러시아워에 걸리면 약속된 시간에 버스가 오지 않아 애를 태울 수도 있다.

바이딘 사원단지의 랜트마크 격인 사리탑. 사진 / 노규엽 기자
닌빈 짱안투어에는 오전 일정에 바이딘 사원단지가 포함되어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회랑을 따라 500에 이른다는 나한상들도 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바이딘 사원 관세음전에서 촬영을 하고 있는 관광객들. 사진 / 노규엽 기자

또한 기자가 신청한 상품은 20인승 정도의 미니버스에 땀꼭과 짱안 투어를 가는 여행객들이 꽉 들어차서 보조의자에 앉아야하는 불편함도 있었다. 

버스에 승차했다면 하루 동안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투어를 즐기면 된다. 보통 닌빈으로 가는 동안 휴게소를 한 번 들르므로, 간단한 식사를 하거나 깜빡 놓친 준비물은 휴게소에서 해결할 수 있다.

닌빈에 도착하자마자 바이딘 사원단지로 향한다. 바이딘 사원은 베트남을 통틀어 가장 크다고 하는 불교 사원이다. 2010년, 리(Ly) 왕조가 하노이로 수도를 옮긴 10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새로 지은 것으로, 최고의 건축가들과 공예ㆍ조각가들을 총동원해 200만평이 넘는 거대 사원단지로 만들었다고 한다.

단지가 워낙 넓어서 그냥 걷기만 해도 1시간이 넘게 걸릴 정도. 때문에 여행상품에는 전기차가 포함되어 있어, 버스를 내린 후 사원 입구까지 전기차로 이동한다.

사원으로 들어서면 오른쪽 회랑을 따라 관람을 하게 된다. 회랑의 벽에 있는 감실에는 작은 불상들이 무수히 나열되어 있고, 회랑을 따라 대형 나한상들이 늘어서 있다. 나한상들의 모습이 제각각 다른 것을 보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느껴질 정도. 반면, 최근 들어 대규모 조성을 한 느낌도 함께 들어 큰 감흥은 없는 편이다.

관람코스는 종루를 지나 관세음전, 석가불전 등으로 나아간다. 열심히 걷는다면 단지 끝에 있는 최초의 바이딘 사원과 100m 높이의 사리탑까지 갈 수 있지만, 여행상품으로 찾은 경우 시간을 빡빡하게 할애해 천천히 둘러보기 어려운 점도 아쉽다.

‘느리게 가는’ 짱안 보트 투어, 풍경에 감탄해
바이딘 사원을 둘러보고 나면 점심식사를 한 후 짱안으로 향한다. 도착하자마자 보트에 승선하며 투어가 시작되니 미리 대비를 해둘 것. 보트에는 보통 4~6명이 탑승하며, 인원수에 맞게 구명조끼가 준비되어 있다.

짱안 보트 투어는 2~3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물의 도시, 닌빈 여행은 바이딘 사원 이후 짱안 보트투어를 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원시 부족의 부락처럼 꾸며놓은 영화 세트장도 보여준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원시 부족의 모습으로 꾸며진 영화 세트장. 사진 / 노규엽 기자
짱안 투어에서는 배를 타고 동굴을 지나다닌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보트 투어는 한 명의 뱃사공이 노를 저으며 느릿하게 진행된다. 여기저기 우뚝우뚝 솟은 바위산들의 절경들이 펼쳐지고, 석회동굴을 통과할 때면 배가 벽에 부딪힐까 조바심이 들기도 한다. 특히 석회동굴 내부는 천장이 낮은 구간도 있으므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할 때는 주의를 요한다.

보트가 천천히 나아가는 덕분에 사방의 절경을 충분히 즐기기에 좋지만, 다르면서도 비슷한 풍경이 이어지는 탓에 처음 접했을 때의 감탄이 줄어드는 면도 있다. 단시일에 땀꼭과 짱안을 모두 찾아가는 여행자가 드문 이유가 수긍이 가는 순간이다.

짱안 투어는 보트 속도에 따라 2~3시간 정도 걸린다. 풍경에 적응되어 여행자들이 심심해 할 것을 배려한 것인지, 보트 안에 여행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노가 준비되어 있다. 그래서 대부분 여행자들이 직접 노를 저으며 나아가는 모습이 연출되고, 어떤 일행들은 속도 경쟁을 즐기기도 한다.

직접 노를 저어보는 경험을 해볼 수 있고, 비슷비슷한 풍경 속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나아가는 기분도 들고, 홀로 고생을 하는 뱃사공도 도울 수 있으니 일석삼조이다.

한편, 투어를 진행하다보면 난데없이 뱃사공이 어느 선착장에 배를 대고 내리라고 한다. 시키는 대로 보트를 내리면 잠시 걸으며 사원을 둘러보라는 뜻임을 알 수 있다. 딱히 제한시간을 말하지 않으니 여유롭게 둘러봐도 되지만, 섬 속의 작은 사원이라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단, 다시 보트에 승선하는 장소에 투어에 참여한 모든 보트들이 줄지어 서있으니, 내리기 전에 본인이 탔던 보트의 번호나 뱃사공의 얼굴을 기억해두는 게 좋다.

사원을 반환점으로 보트는 출발지로 되돌아간다. 돌아오는 길에 잠시 다른 물길을 지나가는 듯 싶지만, 진행하다보면 어느새 같은 길을 따라 돌아가는 것을 알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 또 한 곳에 배를 대고, <콩:스컬아일랜드>라는 판타지 영화 촬영지를 둘러보게 한다.

길을 따라 이동하면 원시부족의 부락처럼 꾸며놓은 장소가 나오는데, 아마 영화 속 장면을 촬영한 곳인 듯하다. 원시부족의 움집 앞에서 원시부족의 복장을 한 스탭(?)들과 사진을 찍어도 돈을 요구하거나 하진 않으니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다.

이곳까지 둘러보고 다시 보트에 승선하면 출발했던 장소까지 한달음에 도착한다. 배를 내리기 전 뱃사공에게 팁을 주는 것이 관례처럼 정착됐으니, 1인당 1만VND 정도씩 건네주고 짱안 투어를 마무리하면 된다.

Info
우리나라는 일본식 발음을 그대로 사용해 ‘베트남’이라고 부르지만, 공식적인 국가 명칭은 영어 발음에 가까운 ‘비엣남(Viet Nam)’이다. 현지에서 당당하게 ‘베트남’이라고 발음하면 상대방이 잘 알아듣지 못하는 이유가 이 때문. 여행상품과 호텔 비용 등을 달러가 아닌 현지 돈으로 지불하고 싶을 경우, ‘비엣남 동’ 또는 ‘벳남 동’이라고 말해 혼선이 없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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