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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겨울이어서 더 아름다운 순백의 나라
겨울이어서 더 아름다운 순백의 나라
  • 홍원문 객원기자
  • 승인 2017.11.14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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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리 자작나무 숲 트레킹
인제 자작나무 숲은 겨울에 찾으면 더 좋은 힐링 여행지이다. 사진 홍원문 사진작가

[여행스케치=인제] “자작 자작, 자작 자작” 강원도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을 걸으면 나는 소리다. 자작나무가 불탈 때 나는 소리도 ‘자작 자작’거린다. 앙상한 하얀 가지마저 아름다운 자작나무 숲을 찾는 일은 한마디로 힐링 그 자체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내가 가고 싶다고 하여 마음대로 갈수 없는 곳이다. 1년 중 산불조심 기간(봄철 2.1∼5.15/가을철 11.1∼12.15) 동안 약 5개월은 입산이 통제될 뿐만 아니라, 산불조심기간이 아니라도 기상 상황에 따라 통제되기도 한다.

힐링을 즐기러 가는 트레킹
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만나기 위해서는 입구에 있는 주차장부터 3.2km를 걸어야 한다. 입구 산림감시초소에서 입산 신고를 하고 길에 들어서면 ‘하얀 세상’이 펼쳐진다. 눈 덮인 자작나무 숲을 걸으려면 겨울 산행 필수품 아이젠을 가져가는 것이 현명하다. 입구에서 판매도 하지만 겨울에 이왕이면 미리 아이젠을 챙기길 추천한다.

완만한 경사를 지닌 임도를 따라 구불구불 오르는 길가부터 하얀 자작나무들이 빼곡하다. 파란 하늘 위로 춤을 추며 승천하는 천사를 닮았다. 스쳐 지나치는 바람에 날리는 하얀 눈은 햇볕에 반짝이며 보석이 되어 내린다. ‘뽀드득 뽀드득, 자작 자작’ 한 걸음 한 걸음 내 디딜 때마다 발걸음 소리도 정겹다.

자작나무 숲을 돌아보며 쉬어갈 공간도 잘 마련되어 있다. 사진 홍원문 사진작가

숨이 차오르면 길가 벤치에 앉아 쉬어가면 된다. 순백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인증샷도 찍고 추억을 정리한다. 그렇게 오르다 보면 어느새 자작나무 숲에 다다른다.

하얀 나라에서 만나는 ‘숲속의 여왕’
임도를 따라 오르다 정상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면 동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하얀 나라가 눈에 들어온다. 하얀 숲, 하얀 눈, 그리고 파란하늘이 펼쳐져 그림 같은 숲에 들어서면 “와∼!!”하고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산림청이 1974년부터 1995년까지 138ha에 자작나무 69만 본을 심어 관리하고 있으며, 그중 25ha를 개방하여 유아숲 체험원 등으로 운영하고 있다. <1박2일> 등 많은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촬영되면서 더욱 많이 알려져 지금은 사계절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자작나무 숲 안에 들어서면 순백의 아름다움에 눈이 부실 정도다. 사진 홍원문 사진작가
동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순백의 나라가 펼쳐진다. 사진 홍원문 사진작가

자작나무는 ‘숲속의 여왕’이라 불릴 정도로 사계절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나뭇가지를 스스로 떨어뜨리며 높이 자라는 특성이 있으며, 떨어진 자리에 생기는 옹이는 사람의 눈을 닮았다. 실생활에도 많은 도움을 준 나무다. 껍질에는 기름기가 많아 예부터 불쏘시개로 사용되었고, 껍질이 종이처럼 얇고 흰색이라 종이 대용으로도 사용했다 한다. 팔만대장경 목판, 신라 천마총 벽화 재료로도 사용되었다.

자작나무 숲에 들어서면 순백의 아름다움에 눈이 부실 정도다. 그 장면을 보면 울긋불긋한 컬러를 뽐내는 숲들은 사치인 듯한 착각도 들게 한다. 이어지는 길은 겨울철 최고의 탐방코스로 손색이 없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펼쳐지는 순백의 아름다움에 숨이 멈출 정도다. 가슴속 깊이 파고드는 자연의 향기에 온몸이 가벼워진다. 힐링이란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Tip 다양한 트레킹 코스
자작나무숲 트레킹 코스는 자작나무숲 코스 0.9km(약 20분 소요), 치유코스 1.5km(약 30분 소요), 탐험코스 1.2km(약 20분 소요)로 구분되며 탐방객들이 제일 많이 찾는 코스는 자작나무숲 코스이다. 자신의 체력과 시간에 맞춰 탐방하는 게 좋다.

오르는 길은 원정임도 3.2km(약 1시간 소요)와 원대임도 2.7km(약 50분 소요) 두 코스가 있다. 그 중 원대임도는 겨울철에는 통행이 제한되므로 원정 도를 이용하여야 한다.

자작나무 숲 주위로 임도로 잘 나있어, 여건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사진 홍원문 사진작가

‘하얀 나라’ 자작나무 숲 사진촬영 팁
하얀 숲, 하얀 눈에 파란 하늘까지 받쳐준다면 어떻게 찍어도 그림 같은 사진을 얻을 수 있지만, 간단한 촬영기법을 더 하면 색다른 느낌의 사진들도 촬영할 수 있다.

첫째, 조리개를 개방해 촬영하기이다. 카메라 렌즈에 따라 f2.8이나 f4.0 등 최대 조리개 개방치가 다르지만, 조리개를 최대한 개방하면 주변의 배경은 흐리게 피사체는 돋보이게 한다. 특히, 인물 사진을 찍을 때 효과적이다.

두 번째는 카메라를 상하로 움직이며 촬영하는 방법이다. 틸딩(Tilting) 기법이라고 하는데, 전문가들이 수채화 느낌으로 촬영할 때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다. 셔터 스피드를 1/30초 정도 느리게 설정하고 셔터를 누르면서 카메라를 위에서 아래로 정확히 움직이며 촬영한다. 또, 틸딩 기법을 응용하여 셔터 스피드를 느리게 하고 촬영하면서 카메라를 동그라미 그리듯 움직이면 숲이 회전하는 듯한 몽환적인 자작나무 숲을 찍을 수 있다.

몇 가지 사진촬영 기법만 숙지하면 좋은 사진들을 얻을 수 있다. 사진 홍원문 사진작가
로우앵글로 촬영하면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새로운 구도를 잡을 수 있다. 사진 홍원문 사진작가

셋째, 카메라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다. 우거진 자작나무 숲의 하늘을 바라보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로우앵글(Low Angle)이라고 하는데, 나뭇가지 사이로 파란 하늘이 펼쳐지거나 하얀 뭉게구름이 걸치면 색다른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곱게 뻗은 자작나무에 카메라 초점을 맞추고 주변의 나무들을 넣어 촬영한다.

네 번째는 자작나무 숲 속에 숨은 대조색을 찾아내는 것이다. 눈이 쌓인 겨울의 자작나무 숲은 온통 하얀 세상이지만, 그렇기에 주변의 대조색을 찾아 촬영하며 더욱 돋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을 단풍이 떨어지지 않고 남아 있으면 금상첨화. 뒷 배경에 단풍을 넣고 촬영하면 하얀 숲이 더욱 예쁘게 담겨진다. 연인, 친구와 함께 간다면 칙칙한 검은색 옷보다는 빨강색 옷을 입게 하여 대조색을 갖출 수도 있다. 

※ 이 기사는 하이미디어피앤아이가 발행하는 월간 '여행스케치' 2017년 12월호 [slow travel]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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