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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시골’로 여행 한 번 떠나 보실까요?
‘시골’로 여행 한 번 떠나 보실까요?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7.12.07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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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투어패스 들고 김제시로~
자연 소리에 눈을 뜨는 시골에서의 아침은 도시민들에게 힐링 그 자체로 다가온다. 사진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김제] 누구나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시골’의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그곳은 자신의 고향일 수도 있고, 상쾌한 공기가 연상되는 농촌ㆍ어촌ㆍ산촌일 수도 있다. 생각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문득 그리워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시골’이, 바쁜 삶 속에서 휴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최적의 여행지 아닐까? 그런 ‘시골’로 떠나는 짧은 여행, ‘시골투어’로 떠나볼 수 있다.

버스에 몸을 싣고 여행을 떠나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도시의 복잡한 도로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오르면 일상을 벗어나고 있다는 실감이 들고,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도 회색빛 빌딩대신 계절에 맞는 자연색을 뿜어낸다. 버스의 도착지는 어떤 곳일지 조금은 설레기도 하고, 그런 기분을 즐기다 까무룩 잠이 들 수도 있어 좋다. 버스는 ‘시골’의 문턱까지 나를 옮겨다줄 테니까.

직접 보고 배우는 체험이 있는 곳
‘시골투어’의 첫 여행지는 팔봉전통도자기학습장이다. 한적한 곳에 자리 잡은 건물 주변은 온통 ‘시골색.’ 건물 한 켠에 보이는 계단형의 가마터도 인공적인 것이 아닌 듯이 풍경에 녹아있다.

이곳은 옹기장이 전통 가문의 맥을 4대째 잇고 있는 박광철 도예장이 작업을 하는 공간이자 전북투어패스로 무료 체험을 할 수 있는 장소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물컵, 그릇 등 각양각색의 도예품이 빼곡히 진열되어 있다. 박광철 도예장의 안내에 따라 체험장으로 들어서자 난로로 달궈놓은 온기가 몸을 감싼다.

도예체험을 시작하자 박광철 도예장이 체험자 한 명, 한 명의 손을 잡아주며 원하는 형태의 옹기를 직접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손바닥에 힘을 주는 것이 아니라 손끝의 감각으로 형태를 만들어내는 겁니다.” 1인당 5~10분 사이의 짧은 체험이지만 체험자들이 감각을 익히고 마지막 완성까지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박광철 도예장.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담긴 흙그릇에 원하는 문양까지 그려 넣으면 전북투어패스로 즐길 수 있는 체험은 종료. 추가로 1만5000원을 지불하면 도자기를 구워서 배송까지 해준다.

체험자들이 감각을 익히며 직접 만들어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예체험. 사진 노규엽 기자
직접 만든 흙그릇에 자신만의 문양을 새겨넣으면 체험 종료다. 사진 노규엽 기자

지식을 채우는 체험 여행지도 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을 보면 ‘잡학박사’들이 어느 지역을 갈 때마다 그곳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이야기해주지 않던가. 김제에는 그런 지식을 채울 곳으로 아리랑문학마을이 있다.

아리랑문학마을은 조정래 작가의 소설 <아리랑>의 실제 무대들이 재현되어 있는 곳. <아리랑>이 어떤 작품이던가. 조정래 작가가 집필을 위해 1년에 이르는 취재를 했고, 일제 강압에 밀려 만주로 쫓겨 간 사람들을 만나기까지 하며 완성한 우리나라 대표 대하소설 아니던가. 조정래 작가의 장인정신만 느끼고 오더라도 기대 이상의 수확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전시관과 재현해놓은 건물들을 둘러보며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 민족이 당했던 수난의 역사를 읽어볼 수 있다. 특히 주재소와 정미소 등 쌀 수탈 기관들을 재현해 놓은 건물 내부에는 일제가 사용했던 집기와 고문기구 등도 재현해놓아 눈으로 보는 체험으로 어두웠던 역사를 가슴 깊이 새길 수 있게 도와준다. <알쓸신잡>의 잡학박사들처럼 ‘알아두면 쓸 데 있을’ 잡학을 머리에 넣어보자.

깨알 같은 역사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아리랑문학마을. 사진 노규엽 기자

‘시골’에도 밤문화가 있다
지평선이 보이는 김제평야 너머로 해가 넘어가고 어느덧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면 한순간에 어두컴컴한 밤이 찾아온다. 도시에서의 오후 7시는 초저녁에 불과하지만, 들녘을 마주하고 있는 시골에서는 순식간에 인적마저 드물어진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는 시골에도 즐길 거리가 충분히 있다.

김제에 준비된 야간 여행지는 벽골제 야간 관람이다. 벽골제는 삼국시대에 축조된 한반도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로, 우리나라가 농경사회를 오래 이어왔다는 산 증거 같은 사적이다. 이와 더불어 문화공간으로도 발전시킨 것이 지금의 벽골제. 벽골제민속유물전시관, 농경사체험관 등 낮에 찾아도 즐길 거리가 많은 곳이지만, 야간에도 찾아볼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았다.

밤에 찾는 벽골제는 최소한의 불빛만 남아있지만, 불빛이 흐르는 돌담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훌륭한 빛 잔치가 눈을 사로잡는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두 마리의 거대한 용. 청룡인가 싶더니 붉은 빛과 녹빛이 계속 교차하며 다채로운 모습으로 변화한다. 쌍용의 오른쪽에 마련된 ‘단아낭자 사랑의 다리’는 빛 터널 그 자체. 터널 안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으면 주변에 온통 별이 가득 찬 듯한 효과가 있어 더욱 즐거운 장소다.

시시각각 색상이 변화하는 벽골제 쌍룡의 모습. 사진 노규엽 기자
빛 터널에서 사진을 찍으면 별들에 둘러싸인 듯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벽골제를 둘러보고 나면 더욱 깜깜한 밤이 내려있고, 이제 숙소로 향할 시간이다. ‘시골투어’에서는 시골 정서를 느껴볼 수 있는 곳으로 숙소를 정한다. 남포들녘정보화마을에서 운영하는 숙소인 남포들녘관은 새로 지은 티가 나는 한옥이지만, 사방이 논밭이고 인적이 드물어 고요함 속에서 한옥 숙박 체험을 만끽할 수 있다. 단순히 잠을 자는 것을 넘어 조금은 불편한 옛날 생활도 체험하며 맑은 공기로 힐링하는 꿀잠을 잘 수 있을 것이다.

전북투어패스로 즐길 수 있는 것들
이틀째에는 전북투어패스로 무료 이용 가능한 문화시설을 둘러본다. 김제시내에 있는 우리건강랜드와 올망졸망 지평선시네마이다. 우리건강랜드는 빌딩 한 채 규모의 찜질사우나 시설. 아침 일찍 찾아가 후끈한 불한증막으로 피로를 씻어낸 후 하루를 시작하는 여유를 즐겨볼 수 있다.

올망졸망 지평선시네마는 김제시체육관의 건물 하나에 마련된 개봉영화관. 2개 상영관에서 총 99명을 수용할 수 있어 이름 그대로 올망졸망한 영화관이지만, 김제시민들에게는 유용한 여가 편의 시설이다. 전북투어패스로 무료 관람이 가능하니 일정에 여유를 가지고 여행지에서 영화 한 편을 보는 것도 나름 의미 있지 않을까?

전북투어패스를 준비하면 지정 음식점에서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사진은 향토음식인 바지락죽. 사진 노규엽 기자
'시골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지역 맛집 탐방도 다니게 된다. 사진은 중식당 '고각'의 전복홍합짬뽕. 사진 노규엽 기자

이처럼 전북투어패스는 한 장의 카드로 전라북도 주요 유료 관광지와 시내버스 및 공영주차장 무료 이용, 맛집ㆍ숙박ㆍ공연(체험) 등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자유이용권형 관광 패스이다. 기간별로 1일권, 2일권, 3일권을 구입할 수 있고, 종류별로 관광형과 교통형으로 나눠 구입할 수도 있다. 온오프라인으로 구입 가능하며, 편의를 위한 모바일 버전도 준비되어 있는 등 전라북도 여행 일정을 짜면서 체크해보면 쏠쏠한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다. 또한, 수요자 맞춤형 패스권도 있으니 보다 자세한 사항을 알아보고 싶으면 전북투어패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자.

Info 시골투어는?
로컬투어플랫폼 ‘시골투어’에서 진행하는 ‘전북투어패스를 이용한 김제시 여행’은 관광버스를 타고 여행지에서 여행지로 편하게 이동하는 한편, 향후 여행에서 전북투어패스를 활용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는 1석 2조의 프로그램이다.

‘시골투어’는 농촌 관광 활성화를 모티프로 삼아 도시와 비도시가 함께 발전하자는 목표로 만들어지고 있는 여행상품이다. 각 지역 명소와 체험마을, 마을공동체가 운영하는 농어촌 민박 등을 엮어 도시민과 지역 현지인이 윈-윈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계절별로 프로그램이 달라지므로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개인별로 원하는 여행 일정을 신청해 ‘시골투어’를 떠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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