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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강 위에서 즐기는 차 한 잔의 여유
강 위에서 즐기는 차 한 잔의 여유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7.12.15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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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양기찻길

[여행스케치=대구] 열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기차가 다니지 않게 된 철길은 사뭇 쓸쓸하지만, 폐철도를 공원으로 만드는 사례가 늘어나며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아양기찻길도 그 중 하나. 폐철교를 도심 속 문화ㆍ여가 공간으로 복원한 점을 높이 평가 받아 2014년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수상한 대구의 명소이다.

아양철교는 동대구역에서부터 영천역까지 연결하는 대구선이 지나던 철길이었다. 1917년 개통된 대구선은 서쪽으로는 경부선과 동쪽으로는 중앙선을 연결하는 역할을 했지만, 대구선이 이설되면서 아양철교를 포함한 기찻길은 구 대구선이 되었고 이후 열차가 운행되지 않으면서 폐철교로 남았다. 그러나 78년 세월을 함께 한 역사성과 산업문화유산 가치를 철거시킬 수 없었던 대구시민들은 아양철교를 ‘아양기찻길’이라는 도심 속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탄생시켰다.

사람이 다니는 인도교로 바뀌었지만 유리 아래로 옛 철교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해놓았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대구의 젖줄인 금호강 위를 지나는 높이 14.2m, 길이 277m의 아양기찻길은 문화공간 으로 거듭나면서 기차대신 사람이 지나다니는 인도교로 변신했다. 대구지하철 1호선 아양교역에 하차해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데, 강변에 조성된 금호강 자전거길을 따라 가면 찾아가기 쉽다.

다리 중간 지점에 마치 기차역인 것처럼 지어진 실내 공간이 아양기찻길의 메인. 상시 운영하는 ‘디지털다리박물관’과 기간별로 기획전을 진행하 는 ‘아양 뷰 갤러리’가 있어 동네주민뿐 아니라 타지에서 찾아온 여행자들에게도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이용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

국내외 다양한 다리를 볼 수 있는 디지털다리박물관. 사진 / 노규엽 기자

먼저 디지털다리박물관은 국내외 다리에 관한 디지털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곳. 터치스크린 방식 으로 작동되는 디지털 키오스크를 통해 한국과 세계의 유명한 다리들과 영화 속 다리, 가장 오래 된 다리 등 주제별로 분류한 다리의 모습들을 화 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이용은 무료지만 사람이 많을 경우 원활한 관람을 위해 1인당 10분씩만 이 용하기를 권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맞은편 아양 뷰 갤러리에서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면 작은 공 간에 담긴 소소한 예술의 향기를 즐기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실내 카페에 앉아 여유롭게 금호강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무엇보다 아양기찻길을 편한 곳으로 만들어주는 건 카페의 존재. 양옆 창가로 테이블이 놓인 카페 에 앉아 차 한 잔과 함께 금호강 풍경을 유유히 지켜보는 일은 아양기찻길이 제공해주는 느린 여행의 미학이 아닐까 싶다. 특히, 아양기찻길은 야경이 빼어나기로도 유명해 해가 진 후 산책 겸 찾으면 멋진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Info 아양기찻길

주소 대구 동구 해동로 82

문의 053-230-3310 (동구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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