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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우리, 대구 카페 갈까요? <1>
우리, 대구 카페 갈까요? <1>
  • 김샛별 기자
  • 승인 2017.12.19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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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커피의 시작, 카페투어의 시작 '라핀카'
늘어선 커피나무들이 시선을 잡아끄는 '라핀카'의 입구. 사진 / 김샛별 기자

[여행스케치=대구] 대구 커피로드의 시작은 커피명가다. 1990년 문을 연 커피명가는 대구 최초의 커피전문점이자 국내 최초로 로스팅 기계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커피와 공연문화를 접목시킨 곳 등 무수한 최초들의 타이틀을 갖고 있다.

그 중에서도 커피명가의 ‘라핀카’는 사전적 의미 그대로 커피농장이다. 안명규 커피명가 대표는 “커피명가의 다른 지점들은 커피를 맛있게 만들어서 오는 이들을 즐겁게 해주는 곳이라면, ‘라핀카’는 마치 와이너리를 탐방하듯 생두 선별기, 로스팅 룸, 생두 창고, 온실, 체험학습장까지 커피가 만들어지는 온전한 과정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해둔 커피농장”이라고 설명한다.

(좌) 전 세계에 2대밖에 없는 생두 선별기 중 '라핀카'에 있는 생두 선별기와 (우) 공연과 행사가 열리는 '라핀카'의 생두창고. 사진 / 김샛별 기자

볼거리, 체험거리 풍부한 커피농장, 라핀카

시선을 가장 잡아끄는 것은 1894년에 설립된 브라질 최대의 농기계인 브라질 생두 선별기다. 백 여 년전에 생산한 생두 선별기는 브라질 최대의 커피회사인 Cocam이 갖고 있는 딱 2개밖에 없는 기종이다.

그 중 하나를 라 핀카에 기증한 것. 생두가 원두로 재탄생하는 로스팅 룸에서는 안명규 대표가 직접 제작한 국내 최초의 로스터를 볼 수 있다. 직접 도면을 그리고, 설계를 한 뒤 주문해 만든 로스팅 기계는 스타벅스와 안명규 대표 둘이서 쓴 것이라 한다.

이곳을 지나 안쪽으로 걸으면 생두창고가 나온다. 생두에게 꼭 맞는 온도, 습도 등이 조절된 이곳에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조명과 스피커가 눈에 들어왔다면, 이곳의 특별함을 짐작할 수 있다.

생두영화제부터 시작해 종종 음악 공연이 이뤄진다. 좋은 음악을 들려주면 식물이 더 잘 자란다는 것처럼, 생두도 더 맛있어질까? 그건 알 수 없지만 은은한 생두의 향과 섞인 음악이 감미롭기는 확실한 것 같다.

커피명가의 대표 메뉴인 명가치노와 아침에 마시기 좋은 핸드드립인 얼리버드루비. 사진 / 김샛별 기자

대구 그 고유한 커피 맛

브라질,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등 전세계 각국의 커피 씨앗을 묘목으로 길러내는 온실도 들러보자. 커피명가는 이곳에서 직접 재배한 원두로 로스팅을 해 커피를 내리기 위해 연구 중이다. 원두는 자라는 토양, 습기, 모든 것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조건들을 달리해 다양하게 재배 중이다.

또한 직접 커피를 내려보고, 체험 프로그램을 하는 체험학습장도 있다. 그래도 전문가가 내려준 커피만 하랴. 커피명가의 시그니처 메뉴인 명가치노 한 입과 갓 구워낸 쫄깃한 크로와상과 함께 하는 시간은 ‘라 핀카’가 주는 공간의 여유로움과 합쳐져 만족감을 선사한다.

'라핀카' 2층 묵언의 공간에서는 안명규 커피명가 대표가 직접 내려주는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사진 / 김샛별 기자

안명규 커피명가 대표에게 맛있는 커피 전문점은 많은데, 왜 대구로 커피 여행을 떠나야 하는지, 이곳의 특징에 대해 물었다. “대구는 분지 지형”이라며 “대구는 사람들도 꼭 분지 같다”고 설명한다.

그는 열 마디 말 대신 커피 한 잔으로 설명할 수 있어 커피를 시작했다며, 대구 사람들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늘어놓는다. ‘쟁이’ 기질이 있어 숨어 들고, 작은 자기만의 공간에서 무언가를 보여주려고 한다고. 대구의 커피 문화 역시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그는 이를 잘볼 수 있는 곳이 삼덕동이라고 추천한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들을 보여주려는, 하지만 조금 소심해 분지처럼 숨어 있는 카페들을 구석구석 찾아 그들만의 독특한 맛을 느껴보라고. 

※ 이 기사는 하이미디어피앤아이가 발행하는 월간 '여행스케치' 2018년 1월호 [우리, 카페 갈까요?]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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