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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대표적 겨울 철새 두루미 탐조여행
대표적 겨울 철새 두루미 탐조여행
  • 홍원문 객원기자
  • 승인 2017.12.20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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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철원평야 철새 도래지

[여행스케치=철원] 겨울이 되면 두루미와 재두루미를 비롯해 청둥오리와 기러기 등 10만 마리에 이르는 겨울 철새들이 우리나라를 찾아온다. 두루미와 재두루미는 러시아 아무르강과 중국 북부 지역에서 번식을 하며 혹한을 견디기 위해 철원과 연천 등으로 날아와 월동을 한다. 그중 철원은 겨울철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찾아오는 세계최대 도래지로 알려져 있다.

일몰을 배경삼아 날아가는 철새들.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예로부터 신선이 타고 다닌다고 해 ‘선학’이라고도 불렀던 두루미. 겨울을 나기 위해 철원평야를 찾는 두루미는 약 800~1600마리에 달하고, 재두루미는 2000~3000마리까지도 찾아온다. 천연기념물 202호 두루미는 전 세계에 2700여 마리가 있고, 천연기념물 203호인 재두루미가 5000여 마리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의 절반 이상이 철원에서 월동하는 셈이다.

두루미들의 세상이 된 철원평야

철원을 찾아오는 겨울 철새들은 매년 10월 말부터 이 듬해 3월까지 벼 수확이 끝난 민통선북방 지역과 민통 선이 접한 지역의 논에서 월동하다 다시 북쪽으로 날아간다. 그 중 재두루미 일부는 잠시 철원에서 숨을 고 르고 일본 이즈미시로 날아가 월동하는 경우도 있다.

두루미들은 가족 단위로 활동을 하며 수백 마리에서 천여 마리가 무리지어 먹이를 찾고 잠자리를 찾는 습성을 지녔다. 그래서 철원평야에서는 겨울 한철에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 만들어지곤 한다.

겨울철, 철원평야에는 두루미를 비롯한 철새들이 찾아온다.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이른 아침 철원군 동송읍 양지리 일대의 한탄강을 찾았다. 입김을 호호 불며 찾아간 컨테이너 탐조 장소에는 부지런한 사진사들이 이미 망원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를 세우고 철새들을 살피고 있다.

하늘을 날아오르는 두루미들의 환상적인 모습.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발목까지 오는 물속에서 잠을 청하는 두루미들은 여명과 함께 활동을 시작한다. 한탄강을 메우고 있던 두 루미와 재두루미들은 일제히 비상하여 들녘으로 날아 가는데, 수확을 끝낸 들판에 떨어진 나락을 먹기 위함 이다. 먹이를 찾아 하늘을 날아오르는 두루미와 재두루미의 날개짓은 말 그대로 환상이다.

철새 촬영소를 마련한 한국두루미보호협회

철원군 양지리 철새 탐조 시설에서 백종한 한국두루미보호협회 철원군지회 회장을 만났다. 백 회장은 “두루미와 재두루미, 백조, 고니 등 철새들이 찾아와 식구가 늘었기 때문에 농사철보다 농한기인 요즘이 더 바쁘다”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그와 같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겨울 철새들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만들어진 것이다.

한탄강 절경이 철새들과의 만남을 더 아름답게 해준다.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철원에 처음 정착하면서 두루미에 반해 겨울이면 두루미를 보러 다녔죠. 철원은 옛날부터 두루미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었지만, 관심이 덜하다보니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에 7명이 모여 먹이도 주면서 보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한국두루미보호협회 철원군지회는 1999년 설립된 이래 140여 명이 활동하고 있 으며, 두루미 보호를 위하여 매주 2회 먹이주기와 철새 보호 감시 업무를 하고 있 다. 매년 4회에 걸쳐 두루미 개체수 조사를 실시하고, 천연기념물 두루미와 재두 루미를 보기 위해 철원을 찾는 사진객들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전 세계 절반 이상의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철원에서 월동한다.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무엇보다 철원군 양지리와 이길리에 철새 촬영소를 만들어 찾아오는 여행객들이 철새들을 만날 수 있게 해주었다. 지난해 11월 15일부터 문을 연 두루미 촬영소는 3월 하순까지 운영한다. 한국두루미보호협회 철원군지회 홈페이지(www.doo\-rumi.or.kr)에서 예약이 가능하다.

1인당 관람료는 1만5000원으로 촬영소 관리와 철새 먹이 구입비로 5000원을 사용하고, 나머지 1만원은 철원군 농산물교환권으 로 되돌려준다. 유명한 철원의 오대쌀 등으로 교환이 가능해 철새도 보고 철원 우 수농특산물도 구입할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아침이 오면 먹이를 먹기 위해 날아오르는 두루미들.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전영재 춘천문화방송 DMZ 생태 전문 기자는 “철원은 사람과 두루미 등 자연생태가 공존하는 보기드문 철새 도래지”라며 “두루미와 재두루미, 시베리아 흰두루미, 고니 등 다양한 종의 겨울 철새가 한곳에서 월동하는 곳은 철원이 거의 유일하므로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한다.

드넓은 철원평야를 드라이브 하다 보면 논밭 들녘에서 두루미, 재두루미 가족과 기러기 가족들을 만날 수 있다. 천혜의 절경 한탄강을 즐기며 하얀 눈이 덮인 철원평야에서 만나는 철새들은 장관을 이룬다.

철새 탐사 및 촬영 시 주의사항

전영재 기자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데도 지켜야 할 예의가 있듯이 새를 촬영하는 데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수칙이 있다”고 말한다.

생동감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새의 특성을 관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무엇보다 새가 놀라거나 불안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번식기에 새를 촬영하거나 기록할 때는 먼저 생태를 잘 관찰해 두는 것이 좋은 순간을 포착할 확률을 높인다.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야 경계를 하지 않는지, 위협을 느끼지 않는지를 꼼꼼히 살핀 후 새 둥지를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위장막을 설치하고 촬영에 임하는 것이 필수다.

새의 특성을 관찰하다보면 어떤 나무에 앉아 주위를 살피는지가 보이고, 안전을 확인한 후에야 새끼들에게 먹이를 먹이는 모습이 확인된다. 또, 새들의 날개짓에서 불안함과 경계심이 느껴질 때도 있다.

창공을 날아오르는 철새들.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이런 생태적 특징을 잘 파악해야 생명이 넘치는 새들의 생생한 기록을 확보할 수 있다. 새 사진을 촬영하는 것은 새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보다 인간다운 세상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Tip 철새(두루미) 촬영하기

1. 철새를 자극하지 않으려면 멀리서 촬영해야 하므로 다양한 장비가 필요하다.(카메라, 300mm 이상의 망원렌 즈, 삼각대, 릴리즈, 두툼한 옷과 방한장비 등)

2. 두루미 촬영은 가급적 철원군에서 마련한 촬영지에서 한다. 논, 밭 등 먹이 활동을 하는 곳에 접근하여 촬영을 시도하는 일은 금물이다.

3. 한탄강에서 먹이 활동과 비행하는 모습을 촬영한다.(두루미 활동이 빠르지 않으므로 셔터 속도 1/500 이상 으로 촬영.)

4. 하늘을 날아오르는 두루미 촬영은 움직이는 물체 추적이 가능한 AF All Server로 설정하고 셔터속도 1/1000 이상으로 촬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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