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자연 · 역사 · 문화 찾아 떠나는 목포 버스 여행
자연 · 역사 · 문화 찾아 떠나는 목포 버스 여행
  • 조아영 기자
  • 승인 2018.01.03 2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목포 주간 시티투어
목포의 명소라 불리는 갓바위. 사진 / 조아영 기자

[여행스케치=목포] 바다와 육지의 문화가 어우러진 항구도시 목포. 낯선 이 도시에는 어떤 볼거리와 이야기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유달산, 갓바위로 대표되는 멋진 자연경관부터 목포의 근대사와 문화까지 훑어보는 시티투어 버스에 몸을 실었다.

목포 주간 시티투어는 목포역에서 출발한다. 문화관광해설사가 동승해 문화유적, 명소를 안내해주기 때문에 더욱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한나절 간의 여행이 끝나면 참가자들은 “목포에 다시 오고 싶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도심에 우뚝 솟은 유달산 산책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목포의 명산 유달산이다. 박인숙 전라남도 문화관광해설사는 유달산 초입에 서서 노적봉을 가리키며 “상단의 바위가 사람이 하늘을 바라보고 누워있는 형상으로 보여 큰 바위 얼굴로도 불린다”고 말한다. 둥그런 이마, 도드라진 코, 꽉 다문 입술과 턱처럼 이어지는 모양이 과연 그럴 듯해 참가자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큰 바위 얼굴로도 불리는 유달산 노적봉 전경. 사진 / 조아영 기자

노적봉은 이순신 장군과도 인연이 깊다. 이순신 장군은 노적봉 바위를 볏짚으로 덮어 군량미가 산처럼 많이 보이게 하는 위장전술을 펼쳤다. 전의를 상실한 왜군이 스스로 물러나도록 한 것이다. 유달산 초입의 이순신 장군 동상은 왼손에 칼을 차고, 언제든 적을 향해 돌진할 듯 역동적인 자세로 서있다. 오른손에 칼을 쥐고, 왼손을 허리에 올려 정적인 느낌을 주는 광화문 동상과 다른 모습이 흥미롭다.

유달산 초입에 서 있는 충무공 이순신 동상. 사진 / 조아영 기자

이순신 장군 동상을 지나면 목포 도심과 훤히 트인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대학루로 향한다. 발 아래로 펼쳐진 목포 시내가 달리 보인다. 누각 아래에는 포탄 없이 화약만 넣어 포를 쏘아 정오를 알렸던 오포대가 있다. 전쟁도구가 생활 속에 자리했다는 사실이 독특하다. 현재는 모형만 남아있으며 목포 토박이들은 ‘오포소리’에 대한 향수가 있다고 한다.

근대 역사의 흔적을 따라서

유달산을 둘러보고 걸어 내려와 일제강점기 역사를 간직한 근대역사관을 찾는다. 근대역사관 1관은 구 일본영사관을 개조한 공간이다. 역사관 내부는 개항과 함께 근대도시로 거듭난 목포의 역사와 본격적으로 자행된 일제의 쌀ㆍ목화 수탈 관련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근대 생활용품도 전시되어 있어 당시 부유층들이 사용하던 인력거·전화·손금고 등이 눈길을 끈다.

근대역사관 1관 외관. 사진 / 조아영 기자

건물 뒤편에는 미로식으로 만든 방공호가 있다. 박인숙 해설사는 “태평양 전쟁 시 일제가 우리나라 사람들을 강제 동원하여 삽과 곡괭이, 정으로만 파낸 곳”이라 설명한다. 방공호 입구에 들어서면 공습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안쪽은 일본 순사와 노역중인 목포 주민들을 실물 크기로 재현해놓아 고통스러웠던 역사를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다.

근대역사관 뒤편에 자리한 방공호 내부. 사진 / 조아영 기자

역사관 밖으로 나오면 평화의 소녀상과 과거 국도 1·2호선의 기점 역할을 했던 기념비가 있어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을 개조해 만든 근대역사관 2관, 사진 / 조아영 기자

1관에서 180m 떨어진 근대역사관 2관은 일본이 한국 경제를 착취하기 위해 설립한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을 개조해 만들었다. 1층은 일제강점기 시절 목포의 모습이 담긴 흑백사진이 주를 이룬다. 수탈한 쌀과 목화를 싣고 떠나는 화물선, 고압적인 일본 순사들, 허망한 표정을 짓고 있는 우리나라 백성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사진 속에 박제되어 있다.

2층 전시는 일제 침략사 및 조선왕조 최후의 모습이 담긴 사진으로 채워져 있다. 계단 벽에는 임산부 및 노약자, 어린이의 관람에 주의를 요하는 경고문이 붙어있다. 위안부, 731부대 등 일제의 만행이 적나라하게 담긴 사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멀게만 느껴졌던 잔혹하고 애달픈 역사를 직접 목도하고 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목포의 문화를 엿보고 맛보다

역사관을 나와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동본원사를 찾는다. 동본원사는 일본사찰이 교회가 된 이색적인 역사를 지닌 곳. 현재는 오거리문화센터로 탈바꿈해 문화행사 및 전시회를 여는 공간으로 쓰인다.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내부. 사진 / 조아영 기자

이후 오전 마지막 일정으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찾는다. 김대중 대통령의 일대기가 담긴 영상을 보고, 전시관을 20여 분간 자유롭게 둘러본다. 특히 제3전시실의 ‘민주화를 위해 걸어온 길’을 둘러보고 나면 대통령의 생애와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다.

갓바위를 따라 설치된 해상보행교. 사진 / 조아영 기자

점심식사 후에는 갓바위와 갓바위 문화타운, 서남권수산물유통센터를 방문한다. 갓바위는 바닷물이 바위에 부딪치며 아랫부분이 깎여나가 마치 갓을 쓴 사람 형상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해상보행교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바람과 파도가 만들어낸 예술작품을 감상해보는 시간이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전시관 외관. 사진 / 조아영 기자

해상보행교를 15분여 걸으면 갓바위 문화타운에 도착한다. 남농로를 따라 세워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목포자연사박물관, 문예역사관 등을 아울러 칭하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전시관은 옛날에 쓰이던 배를 실제 크기로 복원해놓은 야외전시가 인상적인 곳이다.

목포 주간 시티투어는 건어물과 다시마 등을 판매하는 서남권수산물유통센터에서 마무리한다. 근처 목포종합수산시장에선 홍어, 젓갈 등 신선한 해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박인숙 해설사는 “목포 5미(味)로 꼽히는 세발낙지, 홍탁삼합, 꽃게무침과 꽃게장, 민어회, 갈치조림은 꼭 맛봐야한다”고 귀띔한다.

Info 남도밥상
목포5미(味) 중 하나인 갈치조림을 맛볼 수 있는 한식당이다. 홍어와 세발낙지가 추가된 특식은 단체 주문만 가능하다.
정식 7000원, 특식 1만2000원(20인 이상)
주소 전남 목포시 하당로68번길 15

목포 주간 시티투어 버스. 사진 / 조아영 기자

Info 목포 주간 시티투어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 30분에 출발한다. 오후 3시경 모든 일정이 종료되며, 서남권수산물유통센터 방문은 자유다.

이동경로 목포역-유달산 노적봉-근대역사관 1관-국도 1·2호선 기점 기념비-근대역사관 2관-동본원사-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점심식사-갓바위 해상보행교-갓바위 문화타운-서남권수산물유통센터-목포역
이용요금 성인·대학생 5000원, 군경·경로·장애인 4000원, 초·중·고등학생 2000원. 박물관·전시관 입장료, 중식비 개인 부담.
문의 061-279-3301 http://tour.mokpo.go.kr/citytour (사전예약제 운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