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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별 보기 좋은 계절 겨울, 춘천 · 화천 별자리 여행
별 보기 좋은 계절 겨울, 춘천 · 화천 별자리 여행
  • 홍원문 객원기자
  • 승인 2018.01.09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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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 별의 시간을 잡아내다
해발 1010m 광덕산 정상에 건립된 화천 조경철 천문대.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여행스케치=춘천,화천] 겨울 밤하늘은 도시의 화려한 불빛보다 더 환상적인 별들과 만나기 좋은 계절이다. 구불구불 산골길을 지나 가로등조차 없는 곳에 멈추고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보석보다 더 영롱한 별들이 반짝이며 반겨준다.

여름철 맑은날 시골집 평상에 누우면 할아버지가 말린 쑥으로 불을 피워 모기를 쫓아주고, 주렁주렁 달린 자두를 따 주며,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던 날들이 그립다.

수없이 많은 별들이 반짝이면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북두칠성, 북극성, 전갈자리, 백조자리라고 알려주시고 별자리 전설 이야기도 들려 주셨다. 어쩌다 붉은 꼬리를 보여주는 별똥별이라도 떨어지면 할아버지는 내일은 행운이 오겠구나 하셨다. 그날들이 새삼 그리워지는 건 지금은 밤하늘을 바라다봐도 별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웬만한 시골에 가더라도 가로등들이 즐비하니 밤 마실 다니기엔 좋아졌지만 별들을 만나기엔 너무 밝기만 하다. 특히, 추억 속 별들을 카메라에 담으려니 사진가에게는 더욱 어렵다.

밤하늘 별을 찍는 사진가는 물론이고, 별 여행을 떠나고 싶은 여행가들에게 겨울에 찾아가면 좋을 겨울 별자리 여행지를 몇 곳을 함께 여행 하고자 한다.

TIP 별 보기 좋은 계절, 겨울
겨울 아침에 산책을 하다보면 성에를 종종 만나게 되는데, 이는 공기중에 떠도는 수증기 입자들이 기온이 내려가는 밤이면 서로 뭉쳐 공기보다 무거운 성에가 된다. 성에는 공기 중 미세먼지  을 포함하여 땅에 내려앉게 되므로 하늘은 맑고 투명하게 된다. 하늘이 맑으니 하늘의 별들이 다른 계절보다 더 많이 보인다.

해바라기와 함께 구도를 잡아 완성한 별 궤적 사진.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원없이 별 보세요. 강원도 청소년 수련관 별관측소

강원도 춘천 시내에 별을 볼 수 있는 천문대가 있다. 춘천역에서 화천 방향으로 4.7km 떨어진 곳에 자리한 강원도 청소년 수련관 별 관측소는 택시를 타면 5000원 내외, 역에서 10분 거리로 도심에서 별자리를 만나기 좋은 곳이다.

정확히 말하면 천문대 규모는 아니고 천문대보다 작은 별 관측소다. 규모는 작지만 천체 관측에 필요한 요소는 모두 갖춘 내실 있는 관측소다.

춘천 소양호변은 별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다.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강원도 청소년 수련관 별관측소는 도심에서 별을 관측할 수 있는 몇안 되는 장소이며, 연중무휴로 운영을 하는 유일한 천문대(관측소)로 알려져 있다. 강원도 청소년 수련관 부설이지만 수련관을 찾는 청소년뿐 아니라 별을 보고자 하는 일반인들에게도 개방된 곳이다.

김호섭 강원도 청소년 수련관 별 관측소장은 “춘천은 도시와 농촌이 병합되어 가까운 곳으로 나가면 환상적인 별들의 잔치를 즐길 수 있다”며 “소양호변을 감싸안은 승호대를 비롯하여 광해가 없거나 적은 장소가 여러 곳 있어 ‘별쟁이’들에게 최고의 장소”라고 말한다.

김호섭 관측소장.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별이 좋아 대기업을 그만두고 고향인 춘천에 내려와 별 관측소장이 된 그는 다른 천문대와 다르게 예약 시간도, 마감 시간도 없이 별관측소를 예약하고 있다. 별 관측을 하고 싶은 시간을 말하면, 관측소장이 최적의 관측 시간을 조율해준다.

“끝날 시간이 되었으니 관측소에서 나가주십시오”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볼 만큼 보고 “잘 봤습니다”하고 나가는 마지막 관람객이 정한다. 밤 새워, 원없이 별을 보고 싶을 때, 강원도 청소년 수련관 별관측소만 한 곳이 없다.

Info 강원도 청소년 수련관 별관측소
운영시간 연중무휴 (설날, 추석날도 운영. 단, 밤에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 등은 관측 불가)
주소 강원 춘천시 신샘밭로89
문의 www.gystar.co.kr

소양호변 승호대에서 촬영한 은하수.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대한민국 최고 높은 곳에 자리한 화천 조경철 천문대

화천 조경철 천문대는 해발 1010m 광덕산 정상에 건립된 우리나라 최북단 천문대다. 우리나라 민간 천문대 중에는 제일 높은 곳에 자리한 천문대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가로등이나 조명 등의 불빛과 멀리 떨어진 산꼭대기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은 망원경이 아니더라도 하늘을 가득 메운 별들을 바라볼 수 있는 별자리 관측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천문대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화천 조경철 천문대는 아폴로 박사로 알려진 조경철 선생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천문대로 2014년 문을 열었다. 천문대에는 조경철 박사 기념관이 있으며 천문 관측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갖추고 있어 많은 관람객이 찾는 천문대 중 하나다.

이곳에는 구경 1m 초대형 천체 망원경이 있다. 우리나라 시민 천문대 중 가장 구경이 큰 망원경으로 관측시 우주가 얼굴 앞으로 다가온 느낌을 준다. 그 외에도 구경 60cm 반사망원경과 보조 망원경 등이 갖춰져 있다.

조경철기념실 등 전시실 관람은 무료이며 별 헤는 밤, 심야 관측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예약제로 운영한다. 별 관측은 오후 8시부터 개방하고, 심야개장은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운영한다.

Info 화천 조경철 철문대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심야개장은 오전 2시까지 (매주 월요일 정기 휴무)
주소 강원 화천군 사내면 천문대길453
문의 www.apollostar.kr

흐르는 별의 궤적을 담을 수 있는 곳

별 궤적과 화천 사랑나무를 함께 앵글에 담았다.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별들은 하루에 약 한 바퀴, 1시간에 15도씩 일정한 간격으로 원을 그린다. 이 움직임을 마치 흘러가는 것처럼 장노출로 촬영하는 것이 별 궤적 사진이다. 궤적 사진은 셔터를 일정하게 연속으로 열어 한 시간 이상 동안 점성 사진(별자리 등을 점으로 기록하는 것)을 촬영한 다음, 그 사진들을 합성하여 얻는 것. 하얀 점처럼 반짝이는 별들을 눈에 담는 것만큼, 별의 일주를 카메라에 담아보는 것도 소중한 기억이 된다.

북한강변에 선 수령 400년 된 아름다운 느티나무인 화천 사랑나무는 북극성을 중심으로 별 궤적을 찍을 수 있는 장소. 특히 은하수도 동시에 담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별 촬영 장소다.

화천 동촌마을은 화천댐 파로호 상류 지역이며, 밤이면 칠흑 같은 어둠으로 앞뒤를 분간할 수 없을 정도다. 좌대 낚시터가 있는 파로호변에서 호수를 배경으로 은하수를 담을 수 있다. 동촌마을은 아직 사진작가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비밀의 장소라 할 수 있다. 바람이 없는 날이면 호수에 비친 은하수를 함께 담을 수도 있다.

화천이 멀게 느껴진다면, 춘천은 좋은 대안이 된다. 의암호에 비춘 소양2교와 춘천의 야경과 반영을 담을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한 중도는 어둠이 내리면 또 다른 별 궤적을 촬영할 수 있어 자주 찾아가는 곳 중 하나다. 중도에서는 의암호와 섬들을 배경으로 별 궤적을 담을 수 있다.

노출을 길게 하면, 궤적을 이어지는 선으로 연출할 수 있다. 춘천 중도에서 촬영한 별 일주.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TIP 별 촬영하기

1. 카메라는 수동 기능이 있는 카메라를 준비하고, 장 노출의 사진이므로 외부 셔터스위치는 필수 액세서리다. 튼튼한 삼각대 역시 필수다. 야간에 장시간 촬영을 하다 보면 렌즈에 쉽게 이슬이 맺히므로, 열선을 렌즈에 감아 사용하면 습기가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2. 별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한다. 지상 풍경을 화각 안에 담을지의 여부이다. 지상풍경 없이 순수하게 별만 찍길 원한다면 어둡고 광해가 적은 곳을 찾아야 한다.

반대로 지상풍경, 심지어 도시의 야경과 별을 함께 담기를 원한다면 도시가 보이는 적당한 장소를 찾아야 한다. 도시가 아니고 산 같은 자연풍경을 화각 안에 넣고 싶다면 역시 그에 걸맞는 장소를 물색하되, 이 때는 달빛의 유무를 판단하여 출사일을 결정한다.

3. 별의 점상촬영은 대부분 별자리를 담기 위해서 촬영한다. 북극성이 있는 북쪽은 30초까지도 괜찮지만, 시간당 별의 이동각이 큰 남쪽은 16mm 화각의 경우 25초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노출이 더 길면 별이 쌀알처럼 길쭉해지기 때문에 부자연스럽게 보인다.

4. 순수하게 별자리만 찍고 싶다면 지상풍경과 상관없이 하늘만 찍으면 되므로 별자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앵글 안에 넣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별과 함께 찍을 수 있는 조화로운 지상풍경을 넣고 찍는다면 더욱 아름다운 별 사진을 담을수 있으므로 구도에 대한 감각이 요구된다.

일주촬영은 장 당 30초의 노출을 주었을 때 300장 이상이 찍히도록 시간의 안배를 한다.

화천에서 촬영한 별 일주.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결과적으로 300장의 사진 속에는 150분이라는 시간이 담기게 되는데 2시간30분이라는 시간은 궤적도 아름답게 표현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이를 영상편집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타임랩스 영상으로 표현하면 10초에서 12초 정도의 동영상으로도 구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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