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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할랄푸드 6] 한국을 방문하는 무슬림들의 음식 성지
[할랄푸드 6] 한국을 방문하는 무슬림들의 음식 성지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8.01.12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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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무슬림푸드
마리무슬림푸드의 불고기뚝배기. 사진 / 한국관광공사

[여행스케치=서울] 한국 최초의 이슬람성원인 서울중앙성원 인근에 있는 마리무슬림푸드는 할랄 재료로 만든 한국음식을 판매하는 곳이다. 국내 거주 무슬림이나 무슬림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지만 내국인이 방문할 이유도 분명히 있다.

마리무슬림푸드의 ‘마리(Murree)’는 파키스탄의 여름 휴양 도시. 공식적인 이슬람 국가에서 이름을 따온 만큼, 할랄 인증을 받은 식재료만을 사용하는 정통 할랄푸드 레스토랑이다. 이곳에서 무슬림을 위한 한식을 팔게 된 것은 임경숙 대표가 파키스탄인의 아내이자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기 때문이다.

2008년에 오픈한 마리무슬림푸드는 원래 인도, 파키스탄 음식 전문점으로 시작했다. 남편이 파키스탄인이고, 임 대표 본인도 해외여행 경험이 많아 “정통 인도 음식을 서비스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다고. 그런데 6년 전부터 인도 음식 메뉴를 대폭 줄이고, 한국식 무슬림 음식을 주로 다루게 됐다. 이유는 한국에 여행을 와서 한식을 궁금해 하는 무슬림들에게 안심하고 맛볼 수 있는 한국 음식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할랄 재료로 만든 웰빙 건강식 한국음식을 맛볼 수 있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할랄 푸드라는 게 특별할 것이 없어요. 무슬림이 율법에 따라 만든 재료를 이용해 무슬림이 요리하는 것이죠. 맛도 별반 다르지 않아요.”

말은 쉽게 하지만 실제로 할랄 한식을 만드는 건 쉽지 않다. 고기나 야채 등은 할랄 재료를 파는 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지만, 맛을 내는 소스류는 공장제품이 없으니 직접 만들어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할랄 재료로 음식을 만드니 시중에 비해 가격이 비싼 한식을 먹기 위해 한국인들이 이곳을 찾을 일은 없어 보인다. 임 대표도 “간혹 무슬림 친구를 둔 한국인이 올 때도 있지만, 대부분 무슬림 여행객들이 찾아온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한국인이 이곳을 찾아볼 이유는 정통이라 자부하는 인도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 조미료를 쓰지 않은 웰빙 건강식을 먹을 수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한편, 취재 당시 만난 벨기에 무슬림들을 통해 다문화를 이해해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이모와 조카 사이로 한국에 여행을 왔다는 아나람(Anerem)과 힌드(Hind)는 한국 음식에 대해 “익숙하지 않고 매운편이었지만 맛있었다”며 “한국에서 돼지고기와 (돼지고기로 만든) 햄을 구분해주지 않아 밥 먹기가 쉽지 않았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아나람은 한국인들에게 “히잡을 쓴 모습을 어색해하는 건 어디에서나 익숙해서 괜찮다”하면서도 “그보다는 모든 무슬림을 IS로 바라보지 않아줬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한식 할랄푸드를 판매하는 마리무슬림푸드의 가게 전경. 사진 / 노규엽 기자

Info 마리무슬림푸드
메뉴 치킨커리 1만원, 에그프라이드 라이스 1만원, 불고기뚝배기 1만2000원
주소 서울시 용산구 우사단로10길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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