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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출사 나들이] 항동철길과 푸른수목원 출사 나들이
[출사 나들이] 항동철길과 푸른수목원 출사 나들이
  • 김샛별 기자
  • 승인 2018.01.16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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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과 봄의 정취를 함께 담자
겨울과 봄의 정취가 뒤섞인 구로구 푸른수목원. 사진 / 김샛별 기자

완전히 겨울이 떠나간 것도, 봄이 우리 앞에 온 것도 아닌 어색한 계절. 무엇을 카메라에 담아야 할지 머뭇거려진다. 하지만 반대로 그 마지막 겨울이 가진 쓸쓸한 풍경과 푸릇하게 싹이 트는 봄의 정취가 뒤섞인 풍경을 찍을 수 있는 곳, 항동철길과 푸른수목원이다.

겨울과 봄 사이, 3월이라는 계절의 분위기를 담고 싶어 떠난 곳은 구로구 오류동에 있는 항동철길. 메마른 땅과 금속성의 레일, 그 옆으로 난 버들강아지가 외롭게 살랑대고 조금씩 들꽃들이 고개를 들었다. 그 특유의 운치를 느끼며 카메라를 들고 걷기 좋은 곳이다.

하늘색 표지부터 출사하기 좋은 항동철길 구간이 펼쳐진다. 사진 / 김샛별 기자
항동철길에 자리한 간이역 조형물. 사진 / 김샛별 기자

외로운 철길, 외롭지 않은 걸음

천왕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항동철길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평범한 주택가처럼 보이는 곳 어디에 철길이 있다는 것인지 단박에 눈에 띄지 않는다.

걷기보다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편한 방법. 온수역과 오류동역을 지나는 마을버스 07번을 타고 오남중학교·삼미주택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정류장 맞은편으로 기찻길 신호등을 보았다면 그 길이다. 

빌라와 아파트들 가운데 생뚱하게 놓인 철길이 찍을만한가 의문스럽겠지만, 걷다 보면 철길 옆 소란스러운 풍경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폐철길이 오롯하게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다.

출사를 떠나면 기다란 철길을 한번에 다 담아보자. 사진 / 김샛별 기자

좁고 넓게 담고 싶은 풍경

항동철길은 1959년 준공된 길이 4.5km의 단선 철도. 국내 최초의 비료 회사인 경기화학공업주식회사가 원료 및 생산물의 운송을 위해 설치한 것으로 지금까지도 부정기적으로 화물 열차가 다니기 때문에 출사를 온 이들의 주의를 필요로 한다.

기다란 철길을 지나는 다정한 두 사람의 모습, 철길 주변으로는 고철을 이용해 만든 깡통로봇들이, 반대편엔 톡톡 튀는 개성적인 그림들이 장대 끝에 모빌처럼 설치되어 있고, ‘개성에서 해남까지’ 장난스럽게 간이역처럼 꾸며놓은 조형물과 철길 옆으로 피어난 이름 모를 꽃들까지 걷는 자리마다 셔터를 누르게 된다.

각 면마다 고흐의 다양한 표정을 그려둔 작품. 사진 / 김샛별 기자
매크로를 통해 꽃은 더욱 생생하게, 배경은 자연스럽게 흐려보는 재미가 있다. 사진 / 김샛별 기자

봄을 기다리는 수목원의 장면장면들

항동철길은 경기도 부천시 옥길동까지 이어지지만, 대부분 서울 구로구 오류동 주변이 걷기 좋은 명소로 손꼽힌다. 이유는 항동철길 주변의 푸른수목원 때문이다.

서울시 최초로 조성된 시립수목원인 푸른수목원의 입구는 정문과 후문뿐. 계남근린공원에서 대림역까지 이어지는 구로 올레길 중 산림형 3코스 끝과 맞닿은 후문을 지나치면 정문까지 밖으로 걸어야 하기 때문에 간이역처럼 꾸며놓은 곳을 다 구경했다면 다시 돌아와 후문으로 들어서는 것이 좋다.

서울 광장의 8배 정도의 규모인 푸른수목원은 크기가 넓어 볼 곳을 정하고 움직여야 한다. 계절별로 꽃들이 피어 언제 가도 좋지만 겨울엔 얼어붙어 있는 항동저수지가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메마른 낙엽이 띄워진 그대로 갇혀 있는 것을 접사해보기도 하고, 이제 막 조금씩 봄기운이 움트듯 녹은 저수지에 반사된 풍경을 담아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메타세콰이아가 줄지어선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유리온실도 있다. 햇빛이 종일 들어오도록 지어진 건물은 내부가 환해 사진을 찍기 좋으나 바깥과의 기온 차이로 습기가 어릴 수 있으니 잠시 카메라에게도 적응할 시간을 주며 둘러볼 것을 권한다.

해가 나는 방향으로 기울어진 나무들, 높게 자란 나무에 핀 꽃들을 클로즈업해 찍으면 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정교한 결과물에 새삼 놀랄 것이다.

얼어붙은 항동저수지 풍경을 한 장면으로 포착해 봤다. 사진 / 김샛별 기자

Info 항동철길
주소
서울 구로구 오리로 1189

Info 푸른수목원
이용시간 오전 5시~오후 10시 (무료입장)
주소 서울특별시 구로구 연동로 240

Tip 촬영렌즈 소개
SIGMA ⓒ 17-70mm F2.8-4 DC MACRO OS HSM
기존 모델보다 30% 작아 가벼우면서 풍경사진 촬영부터 스냅 사진, 매크로까지 다양한 줌렌즈 범위로 전천후 사용이 가능해 렌즈를 교환할 필요 없이 넓은 촬영 범위를 갖는다. 손떨림 방지 기술 탑재로 매크로 범위 사진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최소 조리개 F22
필터 크기 φ72㎜
최단촬영거리 22cm
무게 47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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