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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헌 물건이 다시 태어나는, 서울새활용플라자
헌 물건이 다시 태어나는, 서울새활용플라자
  • 양수복 기자
  • 승인 2018.01.16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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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입혀 그 가치를 더하다
※ ‘잘생겼다! 서울20’은 옛 것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것이 아닌 기억과 가치를 되살린 20곳을 엄선해 선정한 서울 명소 20곳이다.

[여행스케치=서울] 재활용이 아니다. 새활용이다. 작년 개관한 서울새활용플라자는 버려진 물건을 재가공해 새로운 가치를 지닌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의 순화어 ‘새활용’을 주제로 하는 공간이다. ‘업사이클링’이란 재활용(‘리사이클링’)에 쓰임을 바꾸는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더해 가치를 ‘업그레이드’했다는 의미다.

새활용, ‘너의 의미’를 찾는 첫걸음

새활용플라자에서의 첫 걸음은 1층의 전시관에서 시작하면 좋다. 가방이 된 카시트, 조명이 된 유리병 등 대표적인 새활용 사례를 모아두어 개념을 이해하기 쉽다.

우유팩을 활용한 '밀키프로젝트'의 지갑. 사진 / 양수복 기자

관람자의 이목이 가장 집중되는 곳은 ‘밀키프로젝트’의 대형 우유팩. 2m가 넘는 우유팩 표면에 우유팩을 새활용하여 만든 지갑이 빼곡히 부착되어있다.

색깔, 서체, 마크 등 우유팩 표면이 전면에 드러나 그 자체로 특색있는 디자인이 된다. 게다가 위에 커버 필름을 덧씌워 튼튼함도 잡았다.

소재은행에서는 새활용 소재 실물과 제품을 함께 볼 수 있다. 폐목재로 만든 새활용 가구. 사진 / 양수복 기자

전시관이 새활용 물건들 중 잘 알려진 사례를 소개한다면, ‘소재은행’과 ‘소재 라이브러리’는 소재 실물을 찾아볼 수 있는 곳. 소재은행은 폐주방용품, 폐타이어 등 새활용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유통되고 있는 소재 20여 종과 새활용 제품이 함께 전시된다.

현장학습 해설을 담당하는 이진경 새활용플라자 선임은 “현재는 전시관으로 운영되지만, 차후 소재 공급자와 기업, 창작자를 중개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재 라이브러리는 폐소방호스처럼 아직 보편적으로 사용되지 않지만 사용이 확대될 소재들을 전시 중이다.

폐소방호스를 활용하는 '파이어마커스'는 요즘 주목받는 새활용 브랜드 중 하나이다. 사진 / 양수복 기자

디자인을 더하면 가치는 곱절

새활용 상품은 버려진 자원을 활용한 것인데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다. 폐기물을 수집하고 세척·가공하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아름다운가게’가 론칭한 새활용 디자인 브랜드 '에코파티메아리'는 시민들이 기부한 중고물건을 소재로 쓰고 자체 제작하는 방식으로 단가를 낮춘다. 새활용플라자에 자리한 ‘에코파티메아리’의 매장에서도 버려진 소파 가죽으로 만든 카드지갑을 만 원이 안 되는 가격에 판매한다.

편집숍 '업사이클리스트'는 국내외 새활용 브랜드 제품을 선보인다. 사진 / 양수복 기자

편집숍 ‘업사이클리스트’에 들러도 좋다. ‘엔드앤드’의 ’바이닐(LP판)‘로 제작한 시계, 스마트폰 케이스와 ‘바이시클트로피’가 자전거 체인으로 만든 팔찌 등 흔치않은 소재로 제작한 특별한 제품으로 나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

‘헌 책 줄게 새 책 다오‘, 내 물건 새활용 하기

만들어진 제품을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내 물건을 새활용해보면 즐거움이 배가 된다. 새활용플라자에는 커피자루, 도자기 등 각양각색의 소재를 활용하는 공방들이 입주해있어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좌-렉또베르쏘의 예술제본모습. 우-동화 <잭과 콩나무>를 표현한 북아트작품. 사진 / 양수복 기자

그 중 ‘렉또베르쏘’에서는 낡은 책을 수선하는 재활용과 책으로 예술 작품을 만드는 새활용을 모두 체험할 수 있다. 예술제본체험은 헌 책을 오래 소장할 수 있도록 다시 제본한 뒤 원하는 디자인으로 표지를 제작할 수 있으며, 북폴딩아트체험은 책을 한 장씩 손수 접어 펼쳤을 때 입체작품이 나타나도록 하는 것.

김준혁 렉또베르쏘 강사는 “한 장씩 작업하는 과정이 다소 느리게 느껴질 수 있지만, 책의 촉감만이 선사하는 편안함을 천천히 느껴보면 좋겠다”고 권했다.

체험프로그램의 과정과 가격은 새활용플라자 홈페이지에 기재된 각 공방으로 문의해 확인할 수 있다.

3D프린터와 공작기계 등을 이용해 나만의 새활용 재료, 아이디어를 실현해볼 수 있는 ‘꿈꾸는 공장’도 오는 6월 개관을 준비 중이다.

Tip 새활용마켓

새활용플라자 개관 당시 함께 열린 '새활용마켓'. 사진제공 / 서울디자인재단

주말에 새활용플라자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플리마켓을 놓치지 말 것. 매달 첫째 주 주말, 새활용플라자 앞 잔디광장에서 열리는 ‘새활용마켓’은 양평 문호리의 ‘리버마켓’과 전북 장수군의 ‘장수모이장’등 특색 있는 지방의 플리마켓을 서울에서 만날 기회다.

Tip 현장학습
화·수·목·금요일 오전과 오후 2차례씩 현장학습이 이루어진다. 전시관부터 소재은행, 소재라이브러리까지 해설과 함께 둘러볼 수 있다. 홈페이지의 ‘주요사업→현장학습’ 탭에서 예약할 수 있다. 단체는 3주 전에 예약해야 한다.
문의 02-2153-0423 suptour@seouldesign.or.kr

Info 서울새활용플라자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금·토 오후 7시까지, 월요일 휴관)
주소 서울 성동구 자동차시장길 49
문의 www.seoulu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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