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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퇴역함, 한강에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다
퇴역함, 한강에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다
  • 조아영 기자
  • 승인 2018.02.19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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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함 공원
※ ‘잘생겼다! 서울20’은 옛 것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것이 아닌 기억과 가치를 되살린 20곳을 엄선해 선정한 서울 명소 20곳이다.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함을 주축으로 문을 연 서울함 공원. 사진 / 조아영 기자

따스한 봄날, 우리가 누리는 평화로운 일상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다. 치열한 나날을 보내며 나라를 지켜온 이들로 인해 가능한 것이다.

지난 30여 년간 해군들과 함께 우리나라 바다를 지켜온 군함 세 척을 만나기 위해 서울함 공원을 찾았다.

서울함 공원은 돌고래급 잠수함이 1층을 관통한 채 자리한 안내센터를 중심으로 센터 우측의 고속정 참수리호, 강변에 정박된 호위함 서울함 세 구역으로 나뉜다.

참수리호는 센터 2층 다리와 연결되어 있으며, 서울함은 외부로 나와 따로 마련된 게이트를 통과해야 관람할 수 있다.

해군 이야기와 바닷속 잠수함을 만나다

먼저 안내센터에서는 입구 좌측 벽면 갤러리를 통해 대한민국 해군 관련 이야기를 볼 수 있다.

현재 공원을 조성하고 있는 군함의 과거 모습과 해군들의 자취를 사진으로 담아내 시기별로 구성한 것으로 해군을 창설했을 때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다.

전시·영상 자료와 잠수함을 관람할 수 있는 서울함 공원 안내센터. 사진 / 조아영 기자
대한민국 해군 이야기가 담겨있는 안내센터 갤러리. 사진 / 조아영 기자

센터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곳은 단연 잠수함이다. 한쪽 벽면에는 심해 영상이 송출되고 있어 마치 잠수함을 타고 바닷속에 들어간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해군·군함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키오스크가 곳곳에 비치되어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해군생활을 체험해볼 수 있는 잠수함 내부. 사진 / 조아영 기자

잠수함은 원활한 관람을 위해 우측면을 절개해 내부를 드러내고 있다. 내부에 들어서면 딱딱한 침상부터 눈에 띈다. 

임창택 서울함 공원 관리소장은 “침상은 여덟 개지만 최대 승조인원은 열두 명이며 좁은 공간에서 교대로 업무를 보며 휴식을 취했다”고 말한다. 

서울함 공원이 자리 하게 된 한강의 역사가 궁금하다면 센터 2층으로 이동하면 된다.

대한민국 영토를 본떠 만든 지형물 위로 한강의 범위가 표시되어 있으며, 한강 물줄기를 클로즈업한 벽면에는 행주대첩, 6.25 전쟁 등 한강에 얽힌 역사적 사건과 그에 따라 변모해온 이야기를 볼 수 있다.

한강의 역사에 관한 전시를 볼 수 있는 안내센터 2층. 사진 / 조아영 기자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센터 옥상 전망대. 사진 / 조아영 기자

3층의 옥상 전망대 역시 놓칠 수 없는 장소다.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한강과 성산대교가 어우러진 풍경, 강변에 정박된 서울함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기 때문에 함께 둘러보길 권한다. 

Tip 안내센터 입구 티켓 자동 발매기에서 입장료를 결제하고 나면 티켓이 아닌 손목 띠가 발급된다. 내부 관람은 물론 외부에 자리한 서울함에 입장할 때에도 게이트에 손목 띠 QR코드를 태그 해야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관람하는 내내 지니고 있어야 한다. 

바다의 날쌘 경계병, 참수리호에 오르다

임창택 관리소장은 참수리호에 대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우리어선을 보호하고, 적 함정에 대해 경계 작전을 펼치는 것이 주 임무였다”고 말한다.

빠르게 방향을 틀고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규모가 작고 선체가 날렵한 것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서울함 공원의 참수리호는 제1,2연평해전에서 활약한 참수리호와 동급 기종이다.

날렵한 선체를 자랑하는 고속정 참수리호. 사진 / 조아영 기자
참수리호는 센터 2층과 연결된 다리로 입장할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참수리호는 갑판에서부터 웅장한 음악소리와 함께 포탄 터지는 소리가 귀를 사로잡는다. 엔진실을 개조한 지하에 마련된 영상실에서 해군 이야기가 담긴 영상이 상영 중이기 때문이다.

영상은 조선 시대 수군부터 현재 대한민국 해군의 이야기, 옛 배와 현대 군함에 이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엔진실을 개조해 만든 참수리호 영상실. 사진 / 조아영 기자

2분 남짓한 영상이 멈추지 않고 계속 상영되기 때문에 언제든 시청 가능하다. 

스크린 양 옆으로는 거북선, 판옥선 등의 모형과 군함마다 수행하는 임무에 대한 설명 패널이 마련되어 있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강변에 정박된 서울함은 따로 마련된 게이트를 거쳐 입장해야 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침실ㆍ이발실ㆍ세탁실… 거대 서울함 구석구석

서울함의 선체 높이는 28m로 아파트 8층 높이와 맞먹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규모만큼이나 내부 전체를 전시실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볼거리가 풍성하다.

해군들의 생활공간은 물론 전탐실, 조타실 등 업무공간까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곳은 해군들의 생활공간이다. 침실에는 해군들이 쓰던 파란색 침구와 모자가 전시되어 있으며, 옷장에 걸려 있는 해군 군복을 입어보고 사진을 남길 수도 있다.

머리카락을 자르고, 군복을 세탁했던 이발실과 세탁실 역시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생활상을 가늠해볼 수 있다.

해군들의 생활상을 가늠해볼 수 있는 서울함 침실. 사진 / 조아영 기자
서울함 내부에 자리한 이발실. 사진 / 조아영 기자

해군들이 식사를 했던 식당도 둘러볼 수 있다.

특히 사관식당에는 역대 함장들의 사진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으며, 병원 수술실에서 봤음직한 반원 모양 조명이 눈에 띈다.

임창택 관리소장은 “위급 상황 시 사관식당의 탁자는 수술대로 이용했으며 천장의 조명은 수술할 때 쓰인 것”이라고 일러준다.

위급상황 시 수술할 때 쓰였던 사관식당 조명. 사진 / 조아영 기자
조타기를 움직여볼 수 있는 서울함 조타실. 사진 / 조아영 기자

배를 조종하는 공간인 조타실은 함장석에 올라보거나 조타기를 실감나게 움직여 볼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끄는 장소다.

또한 조타실 외부 갑판은 한강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사진을 남길 수 있어 포토존으로 활용된다.

Tip 서울함 내부에서는 바닥에 그려진 노란 화살표를 따라 이동하면 된다. 벽에도 관람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붙어 있어 복잡한 배 안에서도 헤매지 않고 관람이 가능하다. 단, 계단이 매우 좁고 가파르기 때문에 오르내릴 때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시민들의 든든한 휴식처로 거듭나기를

‘예비역’으로 나타난 군함들을 찬찬히 살펴보고 나면 감회가 새롭다.

성인 한 명이 겨우 설 수 있는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릴 때나 좁은 생활공간을 보고 나면 해군들이 감수했을 불편함이 그대로 전해지고, 그 마음은 서서히 고마움으로 번져나간다.

임창택 관리소장은 “지난 30여 년간 나라를 지켜온 배들이 한강에 모였다”며 “제대하고 온 삼촌, 친구, 아들이 더욱 듬직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앞으로 서울함 공원도 시민들의 든든한 휴식처가 되길 바란다”고 전한다.

Info 서울함 공원
운영시간 화~토 오전 10시~오후 7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8시
이용요금 성인 3000원, 청소년ㆍ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주소 서울 마포구 마포나루길 407
문의 www.seoulbattleship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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