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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소중한 순간과 가치 발견이 여행의 기술”
“소중한 순간과 가치 발견이 여행의 기술”
  • 조아영 기자
  • 승인 2018.03.02 2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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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경력 20년의 박상대 여행작가 인터뷰
"눈으로만 보는 여행을 지양하고 천천히 여행하라"고 조언하는 박상대 작가. 사진 / 조아영 기자

[여행스케치=서울] “유명 레스토랑에서 거창한 식사를 하는 것보다 일행과 함께 섬진강을 바라보며 참게 매운탕 한 냄비를 나누어 먹는 것이 더 낭만적이지 않나요. 소박한 음식 한 그릇을 먹더라도 지역, 사람,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더해지면 여행은 더할 나위 없이 다채로워집니다. 음식도 더욱 맛나게 느껴지지요.”

이야기가 스며든 여행

박상대 작가는 20여년 간 전국 각지를 다니며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에 대해 생각했고,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여행지에서 찾은 소중한 순간을 모은 책,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가는 여행>은 최근 3쇄를 발간했다.

책은 전국 각지를 20여 년간 취재해온 결과물답게 여행지 구석구석에 얽힌 이야기와 감상이 잘 녹아있다. 책을 출간하고, 3쇄에 이르기까지 지켜봐 온 독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저를 아는 지인들이 말하길, 작가만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책이라고 하더군요. 재미있는 인문학 여행 이야기라고 말한 독자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점점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고 판단해 누구나 읽기 쉽게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썼더니 그것 또한 반응이 좋았습니다. 저는 이 책이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인문학 여행서’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처럼, ‘이야기’는 책을 관통하는 주요 테마다.

영주 무섬마을 외나무다리를 건너며 보이지 않는 양보와 배려를 이야기하고, 아름답게 피어난 상사화에는 청춘 남녀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가 얽혀있음을 들려준다.

“제주도의 ‘생각하는 정원’에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황무지를 개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아름다운 정원으로 재탄생시킨 곳이지요. 안타까웠던 점은 사람들이 안내판에 쓰인 해설을 잘 읽지 않고 지나친다는 것이었어요.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 등 4개 국어로 쓰여 있지만 한국 관람객들이 가장 안 챙겨본다고 하더군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알 수 있는 것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여행의 새로운 기술’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는 저자는 눈으로만 보는 여행, 인증사진만 찍고 떠나는 여행이 아닌 현지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눈에 담고, 역사와 삶을 가슴으로 느끼며 ‘천천히 여행하라’고 제안한다.

누군가는 국내 여행지가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고 말하지만, 박상대 작가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더해 새롭게 거듭난 여행지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영화 세트장에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증기기관차를 가져와 관광 상품으로 만든 전남 곡성의 사례를 들며 작은 아이디어로 사람들에게 새로운 추억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야기, 아이디어, 추억 등 ‘보이지 않는 것’이 우리를 여행지로 이끌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일상에 쫓겨 저만치 멀어졌던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며 찬찬히 책장을 넘겨본다.
 

박상대 지음, 하이미디어P&I 펴냄,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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