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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4월에 떠나는 강릉 벚꽃 여행 BEST 3
4월에 떠나는 강릉 벚꽃 여행 BEST 3
  • 홍원문 객원기자
  • 승인 2018.03.22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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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호수 가득히 흩날리는 하얀 꽃잎과 함께 봄 여행을...
강릉으로 떠나는 벚꽃 여행.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여행스케치=강릉] 4월이 되면 떠나고 싶은 곳이 있다. 바다와 호수와 어우러져 벚꽃이 만개하며 꽃비가 내리는 강릉이다. 하얀 꽃비가 햇살을 받아 반짝이며 호수 위에 살포시 내려앉으니 온 세상이 꽃내음으로 가득해진다.

우리나라 벚꽃은 제주에서 시작해 진해로 올라온다. 강릉은 기온이 남녘을 닮아 비슷한 시기에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데, 진해 벛꽃??만개한 후 꽃망울이 떠지기 시작하여 4월 10일경 만개한다. 그렇다면 벚꽃길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무얼까? 강릉 벚꽃이 아름다운 3곳을 골라 소개한다.

경포호 바우길 인근에도 벚꽃길이 조성되어 있다.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강릉 경포 누정길 따라 걷는 벚꽃 여행

우리는 흔히 경포하면 바다를 떠올리지만, 경포의 이름은 바다가 아닌 경포호수에서 온 것이다. 경포해변을 가기 전에 만나는 커다란 호수 경포호, 4월이 되면 경포대를 중심으로 순백의 벚꽃들이 호수를 감싼다.

강릉으로 여행을 온 김에 벚꽃을 보고 바닷가에서 회도 먹고 싶다면 경포호수 주변 주차장을 찾으면 된다. 하지만 벚꽃이 만개하는 4월이면 경포대 주변은 주차 전쟁이라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이를 피하기 위한 팁으로 호수와 가까운 강릉 녹색도시 체험센터를 이용해보길 권한다.

강릉 녹색도시 체험센터에 차를 주차하고 경포가시연꽃 습지 방면으로 길을 따라가면 금세 경포호수와 벚꽃길을 만나게 된다. 아름다운 경포호수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경포호 바우길이다. 1000그루가 넘는 벚나무가 뚝방길 양쪽으로 늘어서 벚꽃 터널을 만들어주니 영화 속 주인공처럼 벚꽃 사이를 거닐 수 있다. 경포대 정자를 목적지로 삼아 걸으면 북적이지 않는 여유로움이 1.5km나 이어진다. 뚝방길 곳곳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도 마련되어있어 호수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여유도 즐겨볼 수 있다.

강릉의 벚꽃축제.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작은 언덕 위에 있는 경포대 정자에 오르면 경포호수를 조망할 수 있다. 예로부터 경포대에는 다섯 개의 달이 보인다 했다. 하늘에 떠 있는 달과 호수위에 비친 달, 강릉바다에 반영된 달과 술잔에 담긴 달이 그것이며, 마지막 달은 아름다운 님의 눈빛에 담긴 달을 말한다. 이에 더해 봄이면 경포대에 오르는 길은 벚꽃으로 단장을 하여 여행자를 즐겁게 맞아준다. 바람이라도 불어주면 벚꽃 웨딩길이 되어주어 연인들은 마치 결혼식장을 걷는 기분이 든다고. 또한 경포대 정자에서는 경포호숫가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벚꽃을 눈에 가득 담으며 누정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누정(樓亭)이란 누각과 정자를 함께 일컫는 말로, 누정길은 경포대ㆍ금란정ㆍ방해정ㆍ경호정 등 경포호수 주변에 있는 누정들을 들러 가며 걷는 코스를 말한다. 흐드러진 벚꽃을 만끽하며 강릉 누각과 정자의 역사를 알아보는 일은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만개한 벚꽃에 둘러싸인 허난설헌 생가터.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조선 여류시인의 감성을 함께 즐기다

경포호수의 남쪽, 강릉 녹색도시 체험센터 옆에 있는 허난설헌 생가터도 벚꽃을 즐기기 좋은 장소다. 허난설헌은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의 여동생으로, 황진이ㆍ신사임당과 함께 조선 시대 3대 여류 시인으로 일컬어진다. 어릴 적부터 재주가 출중하여 여러 편의 시를 남겼지만, 27세의 젊은 나이에 일생을 마친 그녀. 허난설헌 생가터와 기념관을 찾으면 그에 관한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한편, 허난설헌은 본명이 허초희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난설헌은 호다. 이 이름에는 ‘난이 흰 눈처럼 피어있는 꽃밭’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하니, 난꽃처럼 하얀 벚꽃을 이곳에서 보는 것도 풍류가 느껴질 법한 일이다.

난설헌의 아름다움을 닮은 벚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봄. 생가터 주변 솔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반겨주고, 그 솔숲의 푸르름과 만개한 벚나무의 하얀 물결이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풍경도 이색적으로 아름답다.

한편, 기념관 인근에는 두부로 유명한 초당마을이 있다. 초당두부는 난설헌의 아버지 허엽이 집에서 두부를 만들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허엽은 강릉 지역에서 생산된 콩과 강릉 바닷물로 두부를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두부 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자 허엽은 자신의 호를 붙여 초당두부라 이름 지었고, 현재는 초당두부마을이 형성되어 성업 중인 것이다.

초당두부마을에서 두부 요리를 즐기는 것도 좋다.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숨겨진 명소, 강릉남산공원 & 강릉정수장

경포대 일원이 강릉 벚꽃의 최대 집산지지만, 강릉 토박이들이 즐겨 찾는 곳은 따로 있다. 바로 남산공원이다. 강릉시 노암동에 자리한 남산공원은 도심 속에 자리하여 관광객에겐 조금 생소한 곳이지만 오성정 주변을 가득 둘러싼 벚나무들이 꽃을 피우면 장관을 이룬다. 도심 산책 코스로 인기가 많으며 특히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남산으로 오르는 계단 내내 벚꽃 터널이 이어지며 바람에 떨어지는 벚꽃은 꽃비가 되어 마음을 설레게 한다. 혹자는 봄눈이 내리는듯하여 행복하다 했다. 오성정 정자를 비롯한 주변이 나들이객들의 쉼터가 되어주고, 가족끼리 혹은 연인들이 돗자리를 깔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벚꽃놀이를 한다. 도심 속의 벚꽃이 사람들과 어우러지면 더욱 고운 빛을 낸다.

또 다른 한곳은 한적하게 벚꽃 데이트하기 좋은 곳이다. 강릉 홍제 정수장 입구길이다. 약 500m 길가에 긴 벚꽃 터널길이 이어진다. 강릉 홍제 정수장길은 아직 강릉 사람들에게도 소문이 많이 나있지 않아 더욱 좋다. 정수장에 특별한 용무가 있는 차량 외에는 차량 통행도 거의 없으므로 주변의 산새들이 노래하는 소리를 감상하며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

강릉 시민들이 벚꽃놀이를 즐기는 남산공원.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Info 강릉의 벚꽃축제

강릉 경포벚꽃 축제
전국 3대 벚꽃축제로 알려질 만큼 경포 벚꽃축제가 유명하다. 매년 4월 초순 경포대와 경포호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벚꽃의 향연에 빠져볼 수 있다. 강릉 경포 벚꽃축제는 4월6일(목)부터 12일(일)까지 일주일간 열리며 강릉 전통놀이와 먹거리, 즐길거리가 축제장을 가득 메운다.

강릉남산벚꽃축제
강릉 남산 벚꽃축제는 마을축제 정도로 규모는 작지만 주변에 상권이 형성되어 있어 먹거리와 함께 축제를 즐길 수 있다. 4월 초순 강릉 경포벚꽃축제 기간 중 3일정도 열리며 축제 기간이 남산공원 벚꽃중 제일 아름다운 시기다.

경포대에서 내려다본 경포호 벚꽃길. 사진 / 홍원문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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