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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노는 법을 알고 싶다면 "플레이 그라운드 스피릿"을 찾아라!
노는 법을 알고 싶다면 "플레이 그라운드 스피릿"을 찾아라!
  • 김다운 기자
  • 승인 2016.06.29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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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그리는 '대동놀이지도'
베짱이도 아닌데 죽기 전까지 신나게 놀 거란다. 기승전‘술자리’가 아니라 건설적인 놀이를 즐기는 동호회 ‘플레이 그라운드 스피릿’의 이야기다. 여행, 게임, 축제, 레저, 대회 등 잡식성 활동으로 견문을 넓히는 이들의 이야기는 웬만한 드라마보다 재밌다.
놀이문화를 선도하는 동호회 '플레이 그라운드 스피릿'. 사진 / 강대훈.

술 말고, 다른 것 좀 해보자!

기승전‘술자리’로 끝나는 놀이 문화 타파를 꿈꾸며 2008년 탄생한 동호회 ‘플레이 그라운드 스피릿(Play Ground Spirit, 이하 PGS)’은 정해진 주제로 움직이는 다른 동호회와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이들의 첫 활동은 영등포에서 현충원까지 무작정 걷는 일이었다. 이후로 해보지 않았던 게임이나 축제, 레저, 대회 등에 도전했으며 전국 방방곡곡 숨겨진 명소를 여행하고 있다.

PGS의 활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새로 생긴 놀 거리를 찾아다니는 일이다. 흉가체험, 새로운 놀이기구, 종이비행기 대회와 같은 특이한 이벤트만 있다면 냅다 쫓아다니니 소문난 잔치에는 늘 PGS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번째 활동으로는 동호회 자체 기획 행사가 있다. 2010년 개최한 전국 눈싸움 대회를 시작으로 전국 물싸움 대회, 전국 보물찾기 대회, 26인승 종이박스배 한강 횡단, 이글루 만들기, 호러하우스 좀비랜드, 월리를 잡아라 사진전 등 수십 회에 달하는 이벤트를 직접 기획하고 진행해왔다.

해운대 모래 축제에 참가하여 '스펀지 밥'캐릭터를 만들어 3등을 수상하였다. 사진 / 강대훈.

모임 약속은 네이버카페(cafe.naver.com/playgroundspirit)에서 이루어진다. 게시판에 누군가 “요즘 이게 뜬다는데 함께 하실래요?”라고 제안하면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우르르 모여든다.

이렇게 성사되는 모임은 못해도 일주일에 1번 이상. 정해진 멤버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이지만, 모임 후기를 작성하지 않으면 벌금을 매기는 등의 나름의 엄격한 규칙을 정해놓고 신뢰할 수 있는 모임을 꾸려나가는 중이다.

무인도의 사승봉도에서의 탐방 활동. 사진 / 강대훈.

버스카드 달랑 들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PGS는 전국에 발자취를 남겨 ‘대동놀이지도’를 그리고 있다. 자전거 타고 양평 두물머리로 초계국수 먹으러 가기, 무인도 탐방, 가평에서 이글루 만들기 등 활동 방향도 여러 가지. 그중에서도 단연 주목할 만한 업적(?)은 서울부터 부산까지의 시내버스 여행이다.

시내버스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여행 중인 PGS 회원들. 사진 / 강대훈.

“새벽 4시 서울에서 출발하여 밤 11시에 부산에 도착했어요. 그 과정은 말로 다 못해요. 분 단위로 움직이면서 20번 넘게 환승하는데, 어떤 버스는 하루에 1~2대밖에 없어서 작은 실수도 용납이 안 돼요.”

타려고 했던 버스의 노선이 폐지되는 등 아찔한 순간을 수차례 겪었다는 강대훈 동호회장. 그는 제아무리 인터넷에 방대한 정보가 있어도 여행에는 늘 예측할 수 없는 돌발상황이 발생한다며 ‘노는 것도 쉬운 게 아님’을 조언한다.

“쪽잠이라도 자려면 절대 혼자 가지 마세요. 그리고 전국적으로 통용되는 T머니카드와 3만원 정도의 현금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해요.”

그렇게 서울에서 출발하여 용인, 진천, 증평, 괴산, 상주, 구미, 대구, 영천, 경주, 울산 등을 거쳐 부산까지 무사히 도착한 경험은 PGS의 큰 자산이자 자랑이 되었다.

KBS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시내버스 타고 부산 가기’ 편을 기획하며 PGS 회원들을 조언자로 초청하는 일도 있었으니 말이다.

취미? 여기서 찾아봐~

한여름 같지만 한겨울이다. '해운대 북극곰 수영축제'에 참가한 모습. 사진 / 강대훈.

PGS 회원들은 그동안 경험했던 놀이, 그리고 앞으로 하고 싶은 놀 것을 10개 이상 말해야 한다. 이를 지켜봐온 강대훈 동호회장에 따르면 “대개의 패턴이 100가지 정도의 범위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고정된 패턴을 깨는 일이 어디 쉽겠는가. 경험이 없어 알지 못하는 세계, 그걸 내 것으로 가져오려면 혼자서는 한계가 있다.

여기에서 PGS의 장점이 발휘된다. 다른 사람이 안 해본 것을 누구보다 빠르게 해보려는 동호회이기 때문에 ‘엔터테인먼트 얼리어답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PGS는 올인원(All in One) 성격의 모임으로 여행, 게임, 축제, 레저, 대회 등 많은 주제를 다룬다. 실제로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이고 있으며, 이 때문에 PGS 활동만으로도 다양한 놀이 지식을 쌓을 수 있단다.

“저희는 평생 열심히 놀겠다고 다짐한 사람들입니다. 오셔서 80세가 되어도 같이 놀 수 있는 동료를 만들면 어떨까 하네요. 아차, 올해는 궁술 연마, 무인도 탐험, 흉가 탐험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관심이 있거나, 이 분야에 내공을 가진 분들은 오셔서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INTERVIEW 강대훈 동호회장
저희 동호회는 ‘지구 놀이문화 전파를 통한 우주 정복’을 목표로 지상 최고로 재미있게 노는 모임입니다. 저 역시도 열심히 놀며 여행하다 보니 사진이라는 취미가 생겼고, 스쿠버다이빙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신나게 놀면서 자신에게 꼭 맞는 취미를 발견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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