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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봄 여행주간] 담벼락에 따뜻함 그려 넣은, 강풀만화거리... 벽화로 보는 순정만화 시리즈
[봄 여행주간] 담벼락에 따뜻함 그려 넣은, 강풀만화거리... 벽화로 보는 순정만화 시리즈
  • 유인용 기자
  • 승인 2018.05.02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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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강풀의 작품 재구성해 강동구 성내동 골목에 조성
서울 강동구 강풀만화거리의 입구. 사진 / 유인용 기자

[여행스케치=서울] 만화가 강풀의 이름은 꽤 친숙하게 들린다. <바보>, <그대를 사랑합니다>, <순정만화> 등 한 번쯤 제목을 들어본 적 있는 이 영화들은 강풀의 동명 작품을 원작으로 했다. 이 주인공들을 실제로 만나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서울 강동구의 ‘강풀만화거리’다.

강동역 4번 출구로 나와 걷다보면 왼편에 ‘어서와’라고 써 있는 알록달록한 글자들을 만날 수 있다. 강풀만화거리의 입구다. 강동구에 살고 있는 유명 만화가 강풀의 ‘순정만화시리즈’인 <바보>, <순정만화>, <당신의 모든 순간>,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 4개 작품을 재구성해 성내동 골목에 그려 넣으면서 이 만화거리가 조성됐다.

강풀만화거리는 강풀의 순정만화시리즈 4개 작품을 재구성한 거리다. 사진 / 유인용 기자
강풀만화거리 곳곳에는 만화가 강풀의 사인도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각 만화의 스토리와 주인공들이 벽화의 모티브가 되기 때문에 ‘순정만화시리즈’를 모두 읽었다면 더욱 즐겁게 만화거리를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주요 작품마다 안내판이 마련돼 있어 스토리를 모르더라도 만화거리를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다.

민경주 강동구 문화관광해설사는 “강풀만화거리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자원봉사자 100여 명의 붓질로 만들어진 공간”이라며 “전화를 통해 해설사 투어를 신청하면 벽화와 관련된 만화 줄거리나 강풀 작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더욱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풀만화거리 중 <순정만화>를 배경으로 한 벽화. 사진 / 유인용 기자
강풀만화거리 중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배경으로 한 벽화. 사진 / 유인용 기자
강풀만화거리 중 <당신의 모든 순간>을 배경으로 한 벽화. 사진 / 유인용 기자

벽화를 따라 걸으면서 어느 작품 속 주인공인지 맞춰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순정만화> 속 수영과 연우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부터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김만석 할아버지와 송이뿐 할머니의 가슴 아릿한 이야기까지 남녀노소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낸 만화가 강풀의 따뜻한 마음도 느낄 수 있다.

만화거리에는 마을 주민들의 온정도 녹아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장군봉 할아버지는 늦은 밤까지 밖에서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와선 치매 걸린 아내와 시간을 보내는데, 항상 잠이 부족한 장 할아버지는 커피를 달고 산다. 작품 속 장 할아버지가 커피만 마시는 것이 안쓰러웠다며 누군가 폐타이어로 도넛을 만들어 장 할아버지 벽화 옆에 세워뒀다.

이외에도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제작한 세라믹 작품, 한 주민의 실제 가족사진을 바탕으로 한 작품, 만화 캐릭터의 몸에 주민들의 얼굴을 그려 넣은 작품 등 골목 곳곳에 녹아든 마을 주민들의 삶을 만날 수 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주인공 캐릭터에 성내동 주민의 얼굴을 입힌 벽화. 사진 / 유인용 기자
강풀만화거리에는 성내동 주민이 주인공인 벽화도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김민채 강동구 문화관광해설사는 “강풀만화거리는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감명 깊게 보신 어르신 관광객들이 찾기도 하시고 연인들이 걸으며 데이트를 즐기기도 한다”며 “만화를 그려놓아 아이들도 흥미로워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찾아도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만화거리를 걷다가 쉼터가 필요하다면 ‘승룡이네집’을 방문해 보자. <바보>의 주인공 이름을 딴 ‘승룡이네집’의 1층은 카페, 2층은 만화방, 3층은 만화가들의 작업실로 구성돼 있다. 카페에서는 시원한 음료로 목을 축일 수 있고 만화방에서는 다양한 만화책을 무료로 볼 수 있다. <아파트>, <26년> 등 강풀의 작품뿐 아니라 다른 만화가들의 작품들도 함께 마련돼 있어 시간을 보내기 좋다.

<Mini Interview>
(왼쪽부터) 민경주, 김민채 강동구 문화관광해설사

강풀만화거리는 만화가 강풀의 ‘순정만화시리즈’ 4개 작품을 재구성해 골목길에 그려 넣으면서 만들어졌습니다. 작품마다 안내판이 있어 만화가 강풀의 작품을 읽지 않았더라도 벽화들을 감상할 수 있고 전화로 미리 예약하면 저희 해설사들의 풍부한 해설과 함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강풀만화거리를 걸으며 재미있는 사진도 많이 찍으시고 ‘진정한 사랑’에 대해 곱씹어보는 시간도 가지며 좋은 추억 만드시길 바랍니다.

Info 강풀만화거리
주소 강동구 천호대로168가길 일대

승룡이네집 2층 만화방.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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