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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여행지에서 만난 특산품] 해남 땅끝고을에서 만난 ‘해남 고구마빵’
[여행지에서 만난 특산품] 해남 땅끝고을에서 만난 ‘해남 고구마빵’
  • 박상대 기자
  • 승인 2018.05.18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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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좋은 해남 고구마로 만들어... 하루 1000개 만들어도 매진
해남 고구마빵은 수작업으로 만들어서 판매하기 때문에 하루에 팔 수 있는 개수가 1천 개 남짓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해남] 영락없이 해남 물고구마를 닮은 ‘해남 고구마빵’이 나와서 화제다. 고구마처럼 생긴데다 친환경 해남 고구마로 만든 빵이다. 순식간에 해남을 대표하는 식품 브랜드로 떠오른 ‘해남 고구마빵’을 맛보러 해남읍내에 있는 제과점을 찾아갔다.

피낭시에 제과점. 피낭시에는 파리 증권거래소 근처에 있는 제과점에서 ‘딜러들이 신년초에 고객에게 금괴를 선물하는 것’을 보고, 금괴를 닮은 빵을 만들어서 손님들이 선물하게 했는데, 그 빵 이름에서 빌려온 이름이다.

굳이 따지자면 ‘부자 되세요!’ 하고 권하는 빵, 디저트용으로 권하는 빵인데 해남 제과점에도 금괴를 닮은 고구마타르트 피낭시에가 있다.

땅끝마을 소도시에 이런 고급스런 이름표를 달고 있다니….

피낭시에 제과점은 해남읍내에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피낭시에 제과점에 들어섰을 때 손님 몇 사람이 빵을 고르고 있었다. 재빠르게 눈을 휘둘러보았는데 사진으로 보았던 고구마빵은 보이지 않았다. 주인을 찾았더니 하얀 가운을 입은 여성 대표가 눈인사를 한다.

이현미 대표.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여성이 해남 출신 제빵사 남편을 만나 이곳까지 왔다가, 목포에 있는 대학에서 식품가공학을 공부한 후 제과점을 하고 있다.

피낭시에 제과점 이현미 대표. 사진 / 박상대 기자

◈ 해남 고구마빵은 안 보이네요.

“금방 나올 거예요. 조금 전에 다 팔렸거든요. 이게 수작업으로 만들다 보니까 몇 차례 나눠서 나옵니다. 하루에 약 1000개씩 만드는데,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좀 일찍 매진됩니다. 그래서 빵틀에다 찍어내란 사람들도 있지만 계속 수작업으로 만들 겁니다. 빵틀보다는 손으로 만들 때 정성이 들어가고, 더 고구마처럼 보이잖아요.”

◈ 소재가 전부 고구마예요?

“껍질은 찹쌀이고요, 속(앙금)은 모두 고구마예요. 겉에 사용한 빨간색 가루도 색소가 아니라 해남 산 자색고구마 가루입니다. 찹쌀 반죽을 할 때 해남산 빨간 배추즙(안토시안 성분 함유)을 넣어서 만들어요. 맛도 좋지만 건강에도 좋은 건강식품이지요.”

이 대표는 해남과 해남 특산품인 고구마를 알리기 위해 ‘해남 고구마빵’을 개발했다. 처음에는 고구마를 소재로 이런저런 빵을 만들었다. 고구마가 건강식품이란 사실은 익히 알려졌고, 다이어트 식품으로 사용한 지 오래되었다. 심혈관 질환‧당뇨‧뇌질환을 예방하고, 항산화 효과와 항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칼슘 칼륨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으며, 염증 치료와 안구 건강에도 효과가 있다는 식품이다.

피낭시에 제과점 내부 전경. 사진 / 박상대 기자
피낭시에 제과점에는 고구마를 소재로 만든 빵이 여러 가지 더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고구마는 아는 분들이 친환경으로 재배해준다.

밀가루빵에 고구마를 섞어 빵을 만들다가 문득 진짜 고구마 같은 빵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 시도해 보았는데 맛본 손님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아직 대도시에 내다 팔 생각은 없고, 빵틀에다 찍어내고 싶은 생각도 없다. 대량 생산을 하지 않기 때문에 늦게 온 손님은 헛걸음하기도 한다.

◈ 직원들이 힘들겠네요.

“처음 직원들을 채용할 때 손으로 빵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했고, 제가 직접 같이 만드니까 불만은 없어요. 그런데 주말이 문제예요. 휴일에는 쉬어야 하는데 해남을 찾은 여행객들이 평일보다 더 많이 가게로 찾아오니 ‘쉬어야 할지 영업을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어차피 사람답게 살자고 하는 일이니 격주로 쉬자고 말했더니 직원들이 ‘손님들이 이렇게 많이 오는데 왜 쉬느냐? 힘들어도 좀 더 만들어 보자’고 해서 일단 휴일에도 영업하고 있다. 하지만 몸은 기계가 아니므로 어떤 묘안을 찾아 쉬는 날을 챙겨볼 생각이다.

이 사장은 한 가지 고민이 있다. 전국 각지에서 전화 주문이 오는데 다 들어줄 수 없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서울이나 광주, 대도시에서 해남 출신들이 고향 이름을 단 고구마빵이 나왔다고 하니까 주문을 해서 택배로 보내드렸다. 그런데 지금은 보내드리지 못한다. 가게에서 판매할 것도 부족하고, 또 배송 중에 맛이 변하면 안 되니까.

해남에서 직접 찾아갈 때도 ‘해남 피낭시에 제과점’에 전화를 하고 가는 편이 낫겠다. 이미 완판 되었거나, 평일이나 주일에 쉴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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