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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세계유산 등재 확정]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②' 전남 해남 대흥사
[세계유산 등재 확정]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②' 전남 해남 대흥사
  • 김샛별 기자
  • 승인 2018.06.30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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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찰 대흥사, 아름다운 숲길이 있는 사찰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대흥사. 사진제공 / 대흥사

[여행스케치=해남] 이번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대흥사는 우리나라 국토 최남단에 자리한 대륜산에 있는 사찰이다.

사찰 내 계곡과 수려한 풍경으로 유명한 대흥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고시 공부를 했던 남다른 인연을 지닌 절로도 다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신라시대 말에 지어져 천년고찰로 알려진 대흥사에는 나라에서 보물로 지정한 유물 세 개가 있다.

추사 김정희의 현판(좌)과 보물 제301호인 국보 북미륵암 삼층석탑(우). 사진 / 박상대 기자

신라시대 자장이 중국에서 가져온 석가여래의 진신사리가 봉인된 보물 제230호 응진전전삼층석탑, 보물 제301호인 북미륵암 삼층석탑, 국보 제308호로 지정된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 등이 그것이다.

또한 여러 점의 탱화와 서산대사의 유물, 그리고 추사 김정희와 원교 이광사 등의 편액이 남아 있으며, 한국 다도의 성인으로 추앙되고 있는 초의선사(1786~1866)와 관련된 시설과 흔적도 보존되어 있어 대흥사는 한국 다도의 본산으로도 일컬어진다.

대흥사로 들어가는 십리 숲길은 아름답기로 손꼽힌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넓은 산간분지에 자리한 대흥사의 산책길은 우리나라 사찰 진입로 중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힌다.

유홍준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너부내 계곡을 타고 대흥사로 들어가는 십리 숲길의 아름다움에 대해 극찬하기도 했다.

오래된 소나무‧벚나무‧단풍나무가 제멋으로 자라 터널을 이룬 길은 한낮에도 우거져 시원한 그늘을 만든다. 이 나무숲은 대흥사 경내의 연못 무염지까지 뻗어 있다.

북원에 자리한 대흥사 대웅보전. 사진 / 박상대 기자

가람배치 형식이 아닌 자유롭게 배치된 독특한 사찰
대흥사의 가장 큰 특징은 가람배치 형식이 아닌 자유롭게 배치한 독특한 공간 구성에 있다. 절을 가로 지르는 금당천을 사이에 두고 북쪽과 남쪽으로 당우들을 자유롭게 배치한 것.

<대둔사지>에서는 이 같은 절의 공간 구성을 북원(北院)과 남원(南院)의 2구역으로 구분하기도 했다.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한 북원에는 명부전, 응진전, 산신각, 침계루, 백설당, 청운당, 대향각 등이 있으며, 천불전을 중심으로 한 남원에는 용화당, 가허루, 봉향각, 동국선원 등이 배치되어 있다.

서산대사를 기리기 위한 사당, 표충사. 사진 / 박상대 기자

대흥사 해탈문을 들어서서 남원 중심에 있는 천불전 오른쪽엔 외삼문이 보인다.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켜 왜적을 격퇴한 서산대사(1520~1604)를 기리기 위해 1789년 정조 때 지은 사당, 표충사다.

표충사는 절에서는 흔하지 않은 유교형식의 사당으로, 불교와 유교의 공존을 보여준다.

수령 500년이 넘는 연리근에는 백년해로할 인연을 만난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추사 김정희의 현판과 ‘사랑나무’로 불리는 연리근
경내에 걸려 있는 현판 글씨는 조선시대의 명필가들이 직접 쓴 것으로 조선시대 서예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는데, 특히 대웅보전의 현판 글씨는 추사 김정희와 원교 이광사의 일화로 유명하다.

제주도로 귀양가던 추사가 대흥사에 들러 원교가 쓴 글씨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내리게 하였는데 제주도 귀양에서 돌아오며 다시 걸게 하고 자신이 쓴 ‘무량수전’ 현판은 내리게 하였다.

제주도 귀양에서 겸손의 미덕을 쌓은 것이다. 구름다리를 지나 두륜산 정상에 오르면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밭 너머로 다도해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기에 대흥사와 함께 꼭 들러볼만하다.

또한 대흥사에는 ‘연리근’이라 불리는 느티나무가 유명하다.

수령이 500년도 넘은 느티나무는 수백 년 세월 동안 뿌리가 하나로 이어진 연리근으로,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백년해로할 인연을 만난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한편, 대흥사 관계자는 “대흥사는 깊은 산사에 자리한 오랜 전통이 있는 사찰로, 그 전통이 잘 계승되었다는 점이 인정 받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외에도 한국의 세계유산은 1995년 해인사 장경판전, 석굴암과 불국사, 종묘를 시작으로 화성, 창덕궁, 고인돌 유적(고창‧화순‧강화), 경주역사유적지구,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 조선 왕릉, 한국의 역사마을(하회‧양동), 남한산성, 백제역사유적지구까지 총 12가지다.

Info 해남 대흥사
관람료
성인 3000원, 군경/중‧고생 1500원, 초등학생 1000원
주소 전남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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