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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1월호
화장해서 예쁜 연홍도, 민낯이라 더 예쁜 쑥섬
화장해서 예쁜 연홍도, 민낯이라 더 예쁜 쑥섬
  • 박상대 기자
  • 승인 2018.09.06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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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4섬 4색 여행
곳곳에 자리한 조형물이 시선을 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고흥] 고흥이 요즘 여행자들의 관심을 온몸에 받고 있다. 우주항공센터가 있는 나로도와 전설적인 레슬링 선수 김일의 고향인 거금도, 천장 없는 미술관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연홍도, 야생화들로 꾸며놓은 천상의 섬 애도 등 고흥에 달린 여러 섬들이 매력을 뽐내고 있어서다. 4개 섬을 즐길 수 있는 여행상품 중 2개 섬을 소개한다.

예쁘게 화장한 중년 누이 같은 섬, 연홍도
천사들의 섬 소록도를 지나 거금대교를 건너면 거금도가 나온다. 정치인 강기정과 작가 최보기의 고향이다. 거금도에서 배를 타고 5분 정도 가면 아름다운 섬 연홍도가 있다. 연홍도선착장에 내리자마자 하얀 소라 두 개가 여행객을 맞이한다.

연홍도에는 여기저기 조각품과 조형물들이 시선을 끌어간다. 무리 지어 뛰어가는 아이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들,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여행객들 모형 등등.

연홍도선착장에 내리자마자 여행객을 반기는 하얀 소라 조형물. 사진 / 박상대 기자
연홍도에는 고흥 출신 스포츠 스타들이 벽화로 그려져 있다. 축구선수 박지성과 프로레슬러 김일, 노지심의 그림이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조형물들을 구경하며 마을로 들어서는데 마을 담장마다 벽화가 그려져 있다. 낯익은 얼굴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데, 대부분 고흥 출신 스포츠 스타들이다.

맨 먼저 축구선수 박지성이 여행객을 반긴다. 많은 사람들이 수원 출신으로 알고 있는 박지성은 고흥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4학년 때 부모님을 따라 수원으로 이사한 고흥 출신이다.

70년대 흑백 TV 시대 최고의 스타였던 김일 프로레슬러, 현역 프로레슬러인 노지심,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앨범 속에서 꺼내준 가족사진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벽면을 유심히 관찰하던 박종백 김일체육관 관장은 “저도 여기 있잖아요. 여기 노지심도 있고, 모두 우리 섬 출신들인데 고인이 된 분들도 있고, 객지에 나가 사는 분들도 있어요. 이 앞을 지날 때마다 유심히 보고 다니는데 너무나 좋아요”하고 자랑한다.

마을 골목길로 들어서면 여행객들은 탄성을 지른다. 벽면에 그려진 그림이나 장식물, 조형물들이 너무나 친근하고 흥미롭기 때문이다. 나무토막, 조개껍질, 페트병, 항아리 등 굴러다니던 쓰레기조차 예술품으로 승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곳에서는 조개껍질, 나무토막 등 굴러다니던 물건도 예술품이 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연홍도가 지붕 없는 미술관이 되는데 큰 역할을 한 연홍미술관. 사진 / 박상대 기자

갖가지 조형물을 감상하며 해안길을 걷다 보면 연홍미술관에 다다른다. 연홍도가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이름을 떨치게 된 것은 폐교를 개조해 미술관으로 만들면서다.

마을 뒤편에 있는 연홍미술관은 이 마을 출신 선호남 화백이 지키고 있다. 미술관에는 연중 수차례 유명 화가들의 그림이 전시되고, 카페에는 선 화백의 그림들을 전시한다.

섬에 있는 길은 3.9km에 이른다. 한적한 시골 풍경과 아름다운 바다, 조용한 오솔길까지 어우러져 있어 꼭 다시 오고 싶은 섬이다.

성형도 화장도 없이 아름다운 할머니 같은 섬, 쑥섬
나로도항에서 건너다보이는 작은 섬 애도(艾島). 쑥이 많이 자라서 쑥섬이라 불리는 섬이다. 연홍도가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 불리는 데 반해 애도는 흔한 벽화나 조형물 하나 없는 처녀섬이다.

먼먼 옛날 선조들이 쌓고 의지하며 살았던 돌담과 좁은 골목길, 낮은 집들이 섬을 이루고 있다. 무너진 돌담은 그대로 멈춰 있고, 사람이 살지 않은 집터는 이웃의 텃밭이 되거나 들풀이 자라고 있다.

좁은 골목에서 아이들이 숨바꼭질을 하거나 어미닭이 병아리들을 데리고 나들이를 할 것만 같다. 옛사람들이 마시던 우물에는 파란 하늘이 들어앉아 있다.

배에서 바라본 쑥섬 전경. 사진 / 박상대 기자
쑥섬의 포토존을 알려주는 이정표. 사진 / 박상대 기자
아무런 꾸밈 없이 시간이 머문 듯 남아 있는 쑥섬의 돌담. 사진 / 박상대 기자

아무런 꾸밈도 없이 시간이 머물고 있던 섬, 연세 많은 촌로의 얼굴에 옅은 문신을 해준 사람은 김상현·고채훈 씨 부부이다. 이들은 본디의 아름다움을 훼손하지 않은 작은 손짓으로 촌로의 얼굴에 생기가 돌게 한 것이다.

쑥섬이 고향인 김 씨는 교사이고, 부인은 약사이다. 이들은 10여 년 전부터 쑥섬을 드나들면서 시들어가는 마을 뒷산에 오솔길을 내고, 산 정산에 꽃밭 정원을 꾸미기 시작했다.

철따라 다른 꽃이 올라오도록 씨앗을 뿌리고, 싹이 트면 물을 길러다 뿌려주었다. 마침내 철마다 각기 다른 꽃들이 피었으니, 그 이름을 별정원이라 지어주었다.

별정원 이야기가 사람들의 입을 타고 번져나갔고, 방송에 소개되면서 쑥섬을 찾는 사람이 늘어났다. 주민들이 훼손하지 않고 지켜온 마을과 숲길이 외지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산 정상에 꾸며진 쑥섬의 별정원. 사진 / 박상대 기자

쑥섬은 여느 도서마을과 마찬가지로 주민들이 대부분 70대인 섬마을이다. 이들이 세상을 떠나면 무인도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야생화공원이 조성되면서 여행객들이 찾아오고 있으니 섬마을에 활기가 돌고 있다.

아무리 아름다운 섬도 사람이 살지 않고, 외지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바람과 수풀들만 머물게 된다. 쑥섬이 오래도록 여행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TIP 
1. 연홍도 오가는 배편은 2시간 간격으로 아침 07시55분부터 17시30분까지 운행한다. 연홍도 안에 음식점은 없고, 펜션은 있다.
주소 전남 고흥군 금산면 대신로 276(신양선착장)

2. 쑥섬을 오가는 배는 선박사정으로 11월말까지 정상 운행하지 않는다. 간이 배편을 이용해야 한다. 

3. 고흥 4개 섬을 순회하는 섬 여행은 서울 여행스케치여행사에서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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