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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2월호
[남도 맛 기행⑥] 전통과 특산품이 어우러져 일궈낸 맛, 담양 떡갈비와 대통밥
[남도 맛 기행⑥] 전통과 특산품이 어우러져 일궈낸 맛, 담양 떡갈비와 대통밥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8.10.10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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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시티에서 즐기는 정성 어린 음식과 청량한 자연
대통밥과 떡갈비에는 선비문화와 서민문화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편집자 주>
국내여행 활성화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을 선정했다. '남도 맛 기행'이라는 테마로 선정된 광주ㆍ목포ㆍ담양ㆍ나주는 8권역에 해당된다. 맛있는 지역음식을 즐기고 주변 여행지를 따라가보는 코스를 소개한다.

[여행스케치=담양] 담양군은 국내에 지정된 15곳의 슬로시티 중 하나다. 빠르게 획일화되어 가는 세상에 반대해 지역의 특성을 지키고 문화 다양성을 유지하는 지역을 뽑아 선정하는 슬로시티는 흔히 말하는 ‘느림의 미학’을 올곧이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서 매력이 높다. 

느리게 살아가는 곳에서 탄생한 느린 음식
담양을 대표하는 특산물은 단연 대나무를 꼽을 수 있다. 햇빛, 바람, 물 등 대나무가 자라기 좋은 자연환경을 지닌 담양에는 대나무 밭이 많았고, 그로인해 옛날부터 대나무로 광주리나 돗자리 등을 만든 죽세공품이 유명했다.

20년 전만 해도 우리 일상생활에서 죽세공품을 흔히 써왔으니, 대나무는 곧 돈이었고 담양 서민들을 먹여 살리는 귀중한 작물이었다.

또한 대나무는 선비들이 즐겨 그리는 사군자 중 하나이기도 하다. 사계절 푸른빛을 유지하는 대나무의 특성이 군자의 인품을 상징했던 것이다. 그래서 옛 선비들이 풍류를 즐겼던 소쇄원이나 식영정 등의 정자 주변에는 대나무가 빠지지 않고 존재한다.

이처럼 대나무에서 선비문화와 서민문화가 모두 영향을 받았는데, 두 문화에서 탄생한 음식이 떡갈비와 대통밥이다.

먼저 떡갈비는 선비문화에서 탄생한 음식이라 한다. 학식 높은 선비가 갈비를 손으로 잡고 뜯기에는 남사스러우니, 고기를 잘게 다져 떡처럼 만든 후 구워냈다는 것이다.

담양 대표음식인 대통밥과 떡갈비. 사진 / 노규엽 기자
대통밥은 무척 찰져 씹는 맛이 좋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대통밥은 이름 그대로 대나무통에 지은 밥이다. 대나무는 열을 반사시키는 성질을 지녀 밥통에 넣은 지 30분은 지나야 열이 퍼지고, 그 후 밥이 되기까지 30분이 더 걸린다. 이처럼 떡갈비와 대통밥은 정성과 시간을 들여야 만들어지니 과연 슬로시티에 어울리는 상차림이 아닐 수 없다.

담양읍에서 조금 떨어진 월산면에 자리한 ‘한상근대통밥집’은 대통밥을 가장 먼저 시작한 집으로 알려져 있다. 직접 대나무 밭을 키우며 죽세공예를 하던 한상근 사장이 시작한 곳이다. 아버지와 함께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아들 한지석 사장은 대통밥의 탄생 비화를 들려준다.

그는 “중국산 제품과 플라스틱 제품들이 흔히 보급되면서 아버지가 만든 죽세공품이 경쟁력을 잃게 됐다”며 “용흥사 계곡에서 식당을 하셨던 어머니가 죽통으로 밥을 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내어 시작된 것”이라 말한다. 처음에는 대통밥만 메인으로 냈는데, 담양 대표 먹거리인 떡갈비를 곁들이면 좋겠다는 추천이 있어 함께 내어놓게 되었단다.

담양군 월산면에 자리한 한상근대통밥집. 사진 / 노규엽 기자

한상근대통밥집은 대나무 밭에서 직접 키운 대나무통을 사용한다는 점이 자랑이다. 한지석 사장은 “대나무는 미리 잘라 놓으면 수분이 금방 마르기 때문에 아침마다 대나무를 잘라 대통밥을 짓고 있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대나무 한 그루에서 얻을 수 있는 밥통은 8개 정도. 밥통으로 쓸 수 없는 크기의 대나무는 끓여서 대나무물을 만든 후, 밥을 짓거나 떡갈비를 다지는 등 다른 음식을 만들 때 사용한다. 대나무에서 나온 물은 열을 내려주고 피를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대통 속에 쌀을 넣고 지은 밥은 대나무 향이 많이 나지는 않는다. 향보다는 맛이다. 찰지게 지어진 밥이 씹는 맛은 물론이요, 소화에도 좋으니 부담이 적다. 함께 곁들이는 상차림도 죽순무침과 죽순장아찌, 죽순피클, 죽순된장국까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죽순 반찬이 푸짐하게 채운다.

그 위에 메인으로도 손색없는 떡갈비와 조기구이까지. 어지간한 남도한정식이 부럽지 않은 상차림이다. 떡갈비의 기본은 한우를 사용하지만, 담양에는 돼지떡갈비도 있어 두 가지 스타일을 모두 즐길 수 있다. 한편, 한지석 사장은 “대통밥은 토하젓에 비벼먹으면 더욱 맛있다”고 귀띔한다.

Info 한상근대통밥집
메뉴
대통밥정식 1인 1만6000원(돼지떡갈비) 한상근 정식 1인 2만7000원(한우떡갈비)
주소 전남 담양군 월산면 담장로 113

느리게 즐기는 담양의 문화와 자연
슬로시티 담양의 대표 콘텐츠는 창평면에 있는 삼지내마을이다. 이곳은 오래된 고택과 돌담이 남아있고, 전통 먹거리인 쌀엿과 한과 제조의 맥을 이어오며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창평면사무소 건물 앞 문화의집을 방문하면 해설사에게 설명을 들으며 마을을 둘러볼 수 있다. 박민숙 담양군 문화관광해설사는 “마을 주변으로 논이 많아 돌담을 쌓을 때 황토가 아닌 논흙을 사용했다”며 “돌담을 보면 돌과 논흙을 차곡차곡 쌓고 세월이 흐르며 보수를 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고 말한다.

돌담에는 지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예부터 담양에는 대나무 밭이 많았다. 사진은 죽녹원. 사진 / 노규엽 기자
담양 슬로시티에서 대표적으로 들러볼 곳은 창평 삼지내마을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고재환 가옥ㆍ고재선 가옥 등 창평 고씨들이 살았던 고택들과 현재 사람이 살고 있는 한옥들이 섞여 있어 천천히 둘러보기 좋다. 기존에 자라고 있던 매화나무를 그대로 살려 한옥을 지은 민박집인 매화나무집 등 숙박시설도 있어 고택과 돌담에 둘러싸인 채 하룻밤을 보내보기도 좋다. 

마을 내에는 건강한 먹거리도 준비되어 있다. 최금옥 두레박 자연생활연구소 대표가 운영하는 슬로시티 약초밥상이다. 약 30가지 약초로 담근 장아찌를 뷔페식으로 맛볼 수 있고, 미리 예약하면 염색체험과 도자기체험도 해볼 수 있다.

담양 하면 떠오르는 메타쉐쿼이아 가로수길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24번 국도가 확장 계획을 시작하며 베어 없어질 위기였던 나무들을 살려내 명소가 된 곳이다. 최근 입장료 2000원을 받으며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무료로 운영했을 당시 관광객들이 무분별하게 주차를 하는 등 엉망이었던 세태를 생각해보면 적정한 가격이다.

메타쉐쿼이아 가로수길 곁에 자리한 메타프로방스. 사진 / 노규엽 기자
메타프로방스의 길 한쪽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사랑의 자물쇠들. 사진 / 노규엽 기자

바로 옆에 프랑스 마을처럼 꾸며놓은 메타프로방스가 생기며 여건은 더 좋아졌다. 주차장이 생겼고, 먹거리 상점이 들어서며 노점상들이 사라졌다. 펜션 등 숙박시설들도 만들어지며 메타쉐쿼이아 길을 더욱 알차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Info 창평면사무소(삼지내마을)
주소
전남 담양군 창평면 돌담길 9

Info 메타프로방스
주소
전남 담양군 담양읍 깊은실길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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