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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2월호
어촌 살리기① 너무 유명한 고장이라 덜 유명한 '강릉 사천물회마을'
어촌 살리기① 너무 유명한 고장이라 덜 유명한 '강릉 사천물회마을'
  • 박상대 기자
  • 승인 2018.10.30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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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의 작은 포구마을 사천진리
어촌체험마을로 변신 준비 중…
넙치‧문어‧놀래미‧멍게 많이 잡혀
사진 / 박상대 기자
강릉 사천진항의 전경. 사진 /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강릉] 강릉 사천진항 물회가 맛있다고 한다. 회도 많이 먹지만 물회를 맛보아야 제대로 먹었다고 말한다는데…. 이 마을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어활특공대가 떴다. 

수산물경진대회 대상 받은 사천물회
강릉시 사천면 사천진리! 작은 포구마을이다. 강릉항이라 불리는 안목해변 커피거리를 지나 북쪽으로 오르면 소나무숲과 모래가 좋은 송정해변이 있다. 송정해변에서 조금 더 오르면 경포대가 있고, 다시 사근진과 순포를 거쳐 사천해변에 이른다. 

사천해변에서 작은 하천(沙川)을 건너가면 어선 몇 척이 졸고 있는 사천진항에 다다른다. 하천 남쪽에 카라반 야영장이 있고 보트나 서핑하는 사람들이 있어 사천진항을 해양레포츠를 즐기는 포구하고 지레짐작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사천을 상징하는 것은 물회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사천진항 해변 풍경. 사진 / 박상대 기자
사진 / 박상대 기자
모래해변에는 여러 조각품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사천진항은 이름이나 역사에 비해 그리 크지 않은 포구다. 마을 사람들을 위한 작은 포구라고 말해야 옳다. 포구에는 30척 남짓한 고깃배가 정박해 있다. 바다에 나간 배를 합쳐도 6, 70여 척에 불과하다. 위판장에서는 2, 3일에 한 번씩 바다에서 잡아 온 물고기들이 거래 된다.   

“우리는 사천물회가 유명하다고 생각하는데 서울에서는 잘 모르지요? 물회를 전문으로 팔기 시작한 지 10년이 되었고, 2008~9년에는 2년 연속 해수부 주최 수산물 요리 경연대회에서 사천물회로 최우수상과 대상을 받아오기도 했어요. 지금은 물회 파는 횟집이 스무 집이나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몰라주니 답답합니다.”

박성호 이장은 ‘강릉 사천물회’를 대관령 너머 서울 사람들에게 팔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가자미와 놀래미‧넙치를 넣은 횟감과, 육수와 매실액기스, 식초 등이 사천물회 맛의 비결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가자미나 넙치‧놀래미 물회가 있고, 해삼과 멍게를 재료로 사용한 스페셜 물회도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마을 인구 390여 명 가운데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100여 명이다. 마을 앞에 멍게와 가리비 양식장이 있는데 품질이 좋다고 수산업자들 사이에 칭찬이 자자하다. 가리비는 전국 최상품 가리비를 생산하고 있다고 자랑한다.그리고 어부들은 배를 타고 나가 물고기를 잡아 온다. 넙치‧우럭‧문어‧놀래미‧해삼‧멍게 등이 특히 많이 잡힌다. 어부들이 바다에서 잡아 온 수산물을 거의 모두 사천진리에서 소화시키고 있다. 

어촌체험마을을 설계중인 사천진리
사천진리에는 회센터를 비롯한 횟집이 20여 개 있다. 마을에는 횟집과 민박집이 여기저기 자리하고 있으며, 편의점도 몇 개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해수욕을 할 수 있는 모래 해변이 있고, 도로변에 숙박업소와 커피숍이 들어서고 있다. 

사천진에 있는 회센터. 사진 / 박상대 기자
사천진에 있는 회센터. 사진 / 박상대 기자

이 마을 사람들이 어촌체험마을로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전국에 어촌체험마을이 100곳이 넘는데 주민들이 만족할 만큼 수익을 내는 마을은 20% 남짓이고, 절반 정도는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하위 20% 정도는 존재감이 미미한 형편이다. 

어촌체험마을이 환경이 좋고 자원이 풍부하다고 성황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의 코치와 마을 지도자들의 열성과 봉사정신, 그리고 마을 주민들의 관심과 협조가 필수적이다. 리더와 주민들이 화합하지 않고, 소 닭 보듯 하면 좋은 성과가 나타날 수 없다.  

기자의 경험상 우리 어촌에는 아직도 1차 산업시대에 익숙한 어민들이 많이 살고 있다. 1차 산업시대에는 수산물을 바다에서 잡아다 어판장에 내놓으면 누군가가 찾아와서 사주었다. 농산물도 마찬가지다. 시장에 좌판을 깔고 앉아 있으면 어떻게든 팔려나갔다. 그런데 지금은 직접 판로를 개척하고, 홍보를 해야 구매자(손님)들이 찾아온다.

농어촌체험마을을 취재하면서 숱하게 들은 이야기가 “이렇게 잘 꾸며 놓았는데 사람들이 안 온다”는 푸념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전문가의 코치나 컨설팅을 받아본 적도 없고, 홍보마케팅을 시도해본 적이 없다. 

어활특공대와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마을 사람들. 사진 / 박상대 기자
어활특공대와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마을 사람들. 사진 / 박상대 기자
어활특공대 사람들과 마을 주민들. 사진 / 박상대 기자
어활특공대 사람들과 마을 주민들. 사진 / 박상대 기자

어촌을 활성화 시킬 ‘어활특공대’
어촌체험마을 전문가들(가칭 어활특공대. 대장 장철호 교수)이 사천진리에 찾았다. 

어활특공대는 해양수산부를 거쳐 한국어촌어항협회에서 수년간 어촌체험마을 활성화를 위해 일한 바 있는 장철호 교수(부경대)와 어촌차별화 전략 및 브랜드 개발 전문가, 주민역량강화 및 화합지도 전문가, 마을디자인 및 홍보마케팅 전문가, 문화콘텐츠 및 음식문화 스토리텔링 개발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모인 단체이다. 수년간 어촌체험마을 활성화를 위해 현장을 취재하고 홍보한 월간<여행스케치>에서 협력하고 있다.

강원어촌특화지원센터 김상무 센터장과 마을 이장, 어촌계장, 노인회장 등 관계자들과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본 특공대원들은 저녁 시간에 서로 보고 느낀 바를 두고 열띤 토론을 했다. 

사천진리에는 물회를 판매하는 횟집이 20여 곳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사천진리에는 물회를 판매하는 횟집이 20여 곳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사천진 마을에 진입하면, 포구를 따라 낡고 거대한 건물이 바다를 향해 앉아 있다. 처음 방문한 여행객에게는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이다. 건물을 돌아가면 큼지막한 회센터가 서 있고, 낡은 건물에는 오래된 작은 횟집들이 들어서 있다. 

“어촌체험마을에 필요한 인프라는 어느 정도 준비된 마을이다. 물회 만들기 체험보다는 물회 먹기 체험을 해야 하고, 먹을 사람을 부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마을 환경이 더 산뜻해져야 하고, 펜션이나 커피숍, 음식점, 해양레포츠 운영 등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농사를 짓는 마을 사람들까지 체험마을에 오는 손님들을 소중히 여길 마음의 준비가 되어야 한다.” 

장철호 대장은 마을 리더가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는 마을 주민들의 인식도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사천진리 항구에서 주말이면 종종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모래 해변에는 조각작품들이 설치되어 있다. 모래 해변은 화려하지 않지만 해수욕이나 서핑을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사천진항 해뜨는 풍경. 사진 / 박상대 기자
사천진항 해뜨는 풍경. 사진 / 박상대 기자

김인겸 대원은 “물고기를 잡고, 해조류를 채취하고, 조개를 캐는 체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음악이 흐르는 포구마을, 별들이 내려오는 해변마을, 아침에도 서핑을 할 수 있는 바다, 감자를 구워 먹는 겨울바다 등 다양한 체험거리를 디자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벌써 숙박업소들이 하나둘 늘고 있고, 소나무숲에서 야영을 할 수도 있다. 이웃에는 카라반도 20여 개 성업중이다. 해양레포츠, 통발로 문어잡기, 해변음악회, 바다낚시, 그리고 다른 마을과 차별화된 비장의 체험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Info 사천진리어촌체험마을 
주소 강원 강릉시 사천면 진리항구길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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