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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겨울 제주 맛여행] 찬바람 부는 계절, 제주는 맛있다!
[겨울 제주 맛여행] 찬바람 부는 계절, 제주는 맛있다!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 승인 2018.11.01 18: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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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진 돼지고기로 만드는 돈샤브샤브
싱싱하고 쫄깃한 고등어회와 방어회
따끈한 고사리육개장과 꿩메밀국수까지

[여행스케치=제주] 제주의 별미는 무엇이 있을까? 이 시기에 딱 좋은 것은 제철 만난 회이고, 국이나 탕은 계절 음식이 아니지만 찬바람과 어울린다. 마음대로 골라 담는 재래시장 회 접시나 한 번에 제주 향토 음식을 맛보는 코스 요리도 제주를 즐기는 방법이겠다. 쌀쌀한 이맘때에는 제주에서 맛있게 놀아 보자.

야채 육수나 다시마 육수에 얇게 썬 돼지 살코기를 익혀 먹는 돈샤브샤브.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채소 육수나 다시마 육수에 얇게 썬 돼지 살코기를 익혀 먹는 돈샤브샤브.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제주 음식은 계절보다 재료의 가치가 먼저이다. 비린 데 없이 고소하고 찰진 돼지고기는 샤브샤브로 먹어보고, 어디나 있는 고등어도 제주라면 회가 별미이다. 꿩메밀국수나 고사리육개장은 특별히 계절을 타지 않지만 늦가을이라 더 어울릴 것이다.

뜨끈한 국물과의 신선한 먹거리의 만남

돈샤브샤브는 여행자들이 생소해 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샤브샤브라 하면 얇게 저민 소고기나 신선한 해산물을 끓는 국물에 살짝 익혀 먹는다. 그런데 ‘돼지고기를 샤브샤브로 먹는다고?’, ‘기름이 둥둥 떠서 느끼하지 않을까?’,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익히 아는 돼지국밥, 순대국밥 같이 진한 돼지 뼈 국물을 떠올리기 때문일 것이다.

돈샤브샤브는 깔끔한 채소 육수나 다시마 육수에 얇게 썬 돼지 살코기를 익혀 먹는다. 채소와 버섯을 함께 끓여 매우 담백하고 깔끔하다. 건더기를 한참 건져 먹고 나서 수제비를 직접 뚝뚝 떼어 익혀 먹으면 식사 끝이다. 뜨끈하고 푸짐하게 속이 차오른다. 

전복 해물탕은 두 말 필요 없는 제주의 별미이다. 전국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해물탕을 유독 제주에서 찾는 이유는 역시 신선한 재료 때문이다. 전복, 문어가 넘치도록 담아 나오는 냄비를 불에 올리고 있자면 다소 괴이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제주의 별미인 전복 해물탕.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제주의 별미인 전복 해물탕.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제주의 맛이 담긴 성게 전복 무침.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제주의 맛이 담긴 성게 전복 무침. 항상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 운이 좋아야만 맛볼 수 있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신선하다 못해 살아 나오는 이들이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이라니. 식탁 위 생명에 대한 미안함도 잠시, 보글보글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하면서 결국은 식욕만 남는다. 채소와 조개, 버섯, 두부가 맺힌 속을 풀어주니 이게 바로 보양식이다.

해물탕과 함께 나오는 반찬들도 제주 맛이 담겨 있다. 바닷가의 식당 중에는 ‘해녀 어멍’이 직접 재료를 공급하는 곳들도 있다. 때에 따라 성게장이나 한치(여름철) 같은 서비스가 나온다면 정말 운이 좋은 것이다. 항상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요청한다고 구할 수 있는 재료도 아니기 때문이다. 귀한 음식이니 싹싹 비우고 고마움의 표현을 잊지 말자.

어디가 맛있을까?

생원전복
메뉴
돈샤브샤브 1만원, 전복돌솥밥 1만5000원‧특 2만원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주소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로 7

쇠소깍 복순이네
메뉴
2인 세트 4만원, 해물탕 4~5만원, 복순이한상 10만원
운영시간 오전 8시 30분~오후 8시
주소 제주 서귀포시 쇠소깍로 156

찬바람에 맛이 오르는 방어회와 고등어회
추운 날씨에는 역시 방어이다. 10월부터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는데 역시 12월이 제철이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지방이 많아져서 고소한 풍미가 살아나고, 식감은 쫀득해진다. 고운 핑크색이 나는 속살을 두툼하게 썰어 입 안 가득 즐겨야 제주다운 방식이다. 김이나 묵은지와도 잘 어울리고, 그저 회만 즐기고자 한다면 간장에 살짝 찍어 먹는다. 제주의 대방어 맛집 중에는 방어 잡는 날 특별히 단골손님을 초대하기도 한다. 모슬포에서는 매년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에 방어축제를 한다. 

고등어회는 싱싱함이 생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큰 수족관이 있는 횟집이면 좋겠다. 갓 잡은 고등어회는 비린 곳 하나 없이 씹을수록 고소하다. 초장이나 막장, 청양고추를 곁들여도 절대로 밀리지 않는 존재감 있는 회이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맛있는 방어회와 싱싱한 고등어회.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날씨가 추워질수록 맛있는 방어회와 싱싱한 고등어회.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고운 핑크색이 도는 속살을 두툼하게 썰어 먹는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고운 핑크색이 도는 속살을 두툼하게 썰어 먹는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동문시장 수산물 골목에서는 소포장된 회를 구매할 수 있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동문시장 수산물 골목에서는 소포장된 회를 구매할 수 있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그렇지만 혼행족에게 횟집은 부담스럽다. 한 상 차려 먹기엔 너무 많고, 제주까지 와서 생략하자니 아쉽다. 이럴 때는 재래시장에 가 보자. 요즘 야시장으로 여행자들의 핫플레이스가 된 동문시장은 제주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이다.

여기 수산물 골목에 가면 회를 소포장하여 판매한다. 광어, 딱새우를 비롯해 제철 회를 접시에 담아 랩핑하여, 한 눈에 내용물을 보고 고를 수 있다. 가격은 1만원~2만 5000원 정도이다. 취향대로 고르기 위해 입구의 호객 행위에 굴하지 말고 한 바퀴 둘러본 후 구입한다.

향토음식점 회 코스는 3~4인 여행자들이 고민 없이 즐기기 좋다. 광어, 우럭 등 기본 회와 함께 고등어회, 방어회, 갈치회를 맛볼 수 있고, 자리물회, 해물탕, 옥돔구이, 소라구이까지 나온다. 물론 조림, 튀김, 탕 등이 있어 ‘날로 먹기’ 싫어하는 일행이나 어린 아이의 입맛도 놓치지 않았다.

함께 즐기기 좋은 전복과 뿔소라.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함께 즐기기 좋은 전복과 뿔소라.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어디가 맛있을까?

복뜰

메뉴 복뜰회 4~5만원, 방어회 5만원, 고등어회 4만원 
운영시간 오후 5시~오전 12시 (월요일 휴무)
주소 제주 제주시 국기중길 12


산지물
메뉴
산지물 코스 10~16만원, 방어코스 12만원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주소 제주 제주시 신대로10길 53 (신제주점)


성산포 자연산회센타
메뉴 고등어회 4만원, 모듬회 6~10만원, 다금바리 17만원 
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11시
주소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동류암로36번길 5

동문시장
주소 제주 제주시 동문로 16

제주의 맛을 담은 국밥과 국수
고사리육개장은 제주도 방언인 ‘베지근하다’는 말이 딱이다. 진하게 끓인 돼지 뼈 국물에 제주 고사리와 돼지고기가 주재료이다. 처음에 짙은 탁색의 국물을 보면 무슨 맛일지 상상이 되지 않지만 의외로 부드럽고 순하여 반전 매력이 있다.

맛있기로 소문난 제주 고사리를 갈아 넣고 푹 끓인 국물은, 진하면서도 부담스럽지는 않다. 여기에 취향에 따라 고춧가루와 다진 고추로 맛을 조절한다. 전문점인 우진해장국은 백종원 쉐프가 다녀간 후로, 소위 ‘번호표 뽑는 집’이 되었다.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면서 아침밥을 해결하던 주변 사람들이 단골집 하나를 잃었다. ‘도민들의 맛집을 관광객에게 빼앗겼다’는 아쉬운 소리가 들리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제주 고사리를 갈아 넣고 푹 끓인 고사리해장국.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제주 고사리를 갈아 넣고 푹 끓인 고사리해장국.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담백하고 구수한 꿩메밀국수.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담백하고 구수한 꿩메밀국수.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제주도는 우리나라 최대의 메밀 생산지이다. 전국 메밀 생산의 70% 이상을 생산하며 메밀음식도 많다. 메밀전병으로 채선 무를 싸 먹는 빙떡이 대표적이고, 곳곳에 메밀국수집도 많다. 꿩메밀국수 또한 이름만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음식이다.

꿩고기 국물에 직접 뽑은 메밀국수를 칼국수처럼 끓여 내오는데, 국물에 메밀이 적당히 풀어져서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난다. 메밀의 식감은 조금 거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꿩메밀국수는 국물 맛이 부드러워서 거칠다는 느낌이 나지 않는다. 점성이 없는 메밀의 뚝뚝 끊기는 식감도 이 푸근하고 넉넉한 맛에 한 몫 한다. 여기에 고명으로 올려 나오는 김가루와 파가 감칠맛을 더한다.

어디가 맛있을까?

우진해장국 
메뉴
고사리육개장 8000원, 몸국 8000원, 녹두빈대떡 1만5000원
운영시간 오전 6시~오후 10시
주소 제주 제주시 서사로 11


골목식당
메뉴
꿩메밀국수 7000원, 꿩구이 2만5000원, 꿩샤브 2만5000원 
운영시간 오전 7시~오후 10시
주소 제주 제주시 중앙로 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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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 2018-11-29 16:57:29
복순이네서 먹었던 전복무침 정말 생각 나네요
해물탕에 쇠주한잔 땡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