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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DMZ 평화 여행] 철원, ‘DMZ 평화와 생태 겨울여행지’로 탄생
[DMZ 평화 여행] 철원, ‘DMZ 평화와 생태 겨울여행지’로 탄생
  • 조용식 기자
  • 승인 2018.11.05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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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두루미·재두루미 최지근거리에서 탐조
60년간 지뢰 숲, 자연적 생태 복원을 한눈에
오는 3월 31일까지 약 5개월만 운영
철원 DMZ생태평화공원의 용양보 탐방로 코스 중의 하나인 용양보 출렁다리에는 먹이감을 찾는 가마우지가 앉아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철원 DMZ생태평화공원의 용양보 탐방로 코스 중의 하나인 용양보 출렁다리에는 먹이감을 찾는 가마우지가 앉아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여행스케치=철원] 군사분계선에 철책이 세워진 이후로 만나기 힘들었던 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 이하 DMZ)가 하나둘 빗장을 열었다. 양구의 두타연, 파주의 임진강변 생태탐방로, 철원의 DMZ생태평화공원 등 생태계가 잘 보전된 곳에는 탐방로가 만들어져 일반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3년 전 개방된 철원 DMZ생태평화공원의 용양보 탐방로와 함께 겨울철 철새 도래지와 근대문화유적 등의 스토리를 담고 있는 철원의 DMZ 지역을 찾았다.

멀리 겨울의 모습을 한 북한의 오성산과 그 아래로 철원 김화읍의 가을 풍경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멀리 겨울의 모습을 한 북한의 오성산과 그 아래로 철원 김화읍의 가을 풍경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왕버들 군락을 이루고 있는 용양습지는 60여 년 동안 자연 스스로 치유된 생태계의 모습 그대로이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왕버들 군락을 이루고 있는 용양습지는 60여 년 동안 자연 스스로 치유된 생태계의 모습 그대로이다. 사진 / 조용식 기자

DMZ생태평화공원 방문자센터에서 만난 김일남 자연환경해설사는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들어서면서 바로 앞으로 보이는 북한의 오성산을 안내했다. 산의 속살이 드러나 있고, 나뭇잎은 다 떨어져 겨울로 들어선 북한의 오성산에 비해 그 아래로 단풍으로 물든 철원군 김화읍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자연 스스로 복구하며 생태계의 보고가 된, DMZ

누구나 쉽게 들어갈 수 없는 DMZ는 휴전 후 65년 동안 자연 스스로 복구를 하며 생태계의 보고로 변했다. 이번에 찾은 생창리 DMZ생태평화공원은 환경부, 국방부(육군 3사간)와 철원군이 공동협약을 맺어 전쟁·평화·생태가 공존하는 DMZ의 상징적 메시지를 전파하고자 조성된 곳이다.

김일남 해설사는 차창 너머로 보이는 암전교를 가리키며 “1930년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암전교는 6·25전쟁으로 인해 지금은 앙상한 뼈대만 남아 있다”고 설명한다. 

용양보를 찾은 탐사객이 망원경을 통해 출렁다리에 앉은 가마우지와 멀리 북녘땅의 모습을 보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용양보를 찾은 탐사객이 망원경을 통해 출렁다리에 앉은 가마우지와 멀리 북녘땅의 모습을 보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금강산전기철도 교각에 핀 이름모를 야생화. 사진 / 조용식 기자
금강산전기철도 교각에 핀 이름모를 야생화. 사진 / 조용식 기자
한반도 DMZ 일원은 남한에 약 130만발, 북한에 약 200만발의 지뢰가 매설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한반도 DMZ 일원은 남한에 약 130만발, 북한에 약 200만발의 지뢰가 매설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GP로 들어가는 용양보 통문을 지나면, DMZ 통제구역 내의 최전선 철책선에 다다른다.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수로는 용양보로 이어지고,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철책선은 여전히 남북 간의 대치 상태를 증명하고 있다. 

함께 동행한 군 관계자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제9호에 의해 통제구역 이북 지역은 사진 촬영이 금지”라며 “이는 지형정보가 노출되면 군사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철책선에서 남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용양보가 보인다. 60여 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왕버들 군락이 분포하는 아름다운 습지로 투명하게 비치는 물속으로는 고기들의 움직임도 훤히 보인다.

농업용 저수지로 조성됐던 용양보 옆으로는 금강산 전기철도 교각이 함께 있다. 용양보 가운데에는 전쟁 후 DMZ 경계 근무를 섰던 병사들이 오가던 출렁다리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남긴 채 철선만이 앙상하게 남아 있다. 

용양습지를 찾는 가마우지, 두루미, 쇠기러기 등의 철새들이 출렁다리를 쉼터 삼아 습지의 물고기를 잡는 모습을 쉽게 구경할 수 있다. 

DMZ생태평화공원
탐방시간 매일 오전 10시, 오후 2시 출발
탐방코스 십자로 탐방로, 용양보 탐방로
소요시간 3시간 내외
입장료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주소 강원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 85-7

비무장지대(DMZ) 관련 용어
비무장지대 :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동서로 155마일에 걸쳐 남으로 2km(남방한계선), 북으로 2km(북방한계선) 사이의 4km 지역이 무장지대이다. 
GOP(general outpost) : 남방한계선 철책선에서 24시간 경계 근무를 하며 적의 기습에 대비하는 소대 단위 초소. 보통 6개월 이상마다 후방 대기 부대와 교대한다.
GP(guard post) : 군사분계선과 남방한계선 사이에서 비무장지대(DMZ)를 관측. 적의 동태를 감시할 수 있는 관망대와 경계초소, 대기초소, 소초(생활관) 등으로 이뤄져 있다.

8종의 두루미가 찾아오는 철원, 탐사 셔틀버스 운행 
철원에는 흰두루미, 재두루미, 흑두루미 등 8종의 철새가 월동하는데, 그 규모가 약 4000마리에 이른다. 철새들은 몸을 숨기기 좋은 철원의 대미리, 이길리, 양지리, 정연리 등의 자연형, 구릉형 논에서 어린 두루미와 함께 겨울을 난다. 

모내기가 끝난 철원평야의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모내기가 끝난 철원평야의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철원에서 만날 수 있는 겨울 철새들. 사진 / 조용식 기자
철원에서 만날 수 있는 겨울 철새들. 사진 / 조용식 기자
DMZ철새평화타운에 전시된 두루미들의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DMZ철새평화타운에 전시된 두루미들의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10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철원을 찾는 두루미는 모두 8종으로 그 규모는 4000여 마리에 이른다. 사진은 DMZ철새평화타운에 전시된 철새의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10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철원을 찾는 두루미는 모두 8종으로 그 규모는 4000여 마리에 이른다. 사진은 DMZ철새평화타운에 전시된 철새의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김일남 해설사는 “철원의 논에는 추수하다 떨어진 낙곡들이 있는데, 이는 두루미의 중요한 먹이가 된다”며 “농민들이 볏짚을 뿌려두고, 농한기에도 샘통에 물을 대 무논을 만들어주어 두루미가 월동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철원 두루미 서식지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하기 위해 조성된 DMZ철새평화타운에서는 매일 2회(오전 10시, 오후 2시 / 화요일 제외) DMZ 두루미 탐조를 위한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탐조활동은 해 뜰 무렵과 정오부터 해 질 무렵이 절정을 이루며, 드넓은 농경지나 저수지에서 비상하는 두루미의 고고한 자태를 관찰할 수 있다. 

DMZ철새평화타운
운영시간 매일 오전 9시 ~ 오후 6시 / 매주 화요일 휴관
이용료 일반 8000원(상품권 5000원), 학생 4000원(상품권 3000원)
탐사이용료 일반 1만5000원(상품권 1만원), 학생 6000원(상품권 5000원)
주소 강원 철원군 동송읍 양지리 445-1

‘철마는 달리고 싶다’, 실현되기를 기대하는 마음
‘서울 104km, 평강 19km, 원산 123km, 함흥 247km, 나진 731km….’

전쟁의 상혼을 그대로 간직한 객차의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전쟁의 상혼을 그대로 간직한 객차의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녹슨 객차에는 전쟁 당시 총탄의 자국이 그대로 새겨져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녹슨 객차에는 전쟁 당시 총탄의 자국이 그대로 새겨져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철마는 달리고 싶다'가 적힌 입간판에는 남과 북의 지명과 거리가 적혀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철마는 달리고 싶다'가 적힌 입간판에는 남과 북의 지명과 거리가 적혀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전쟁의 상혼을 그대로 앉고 있는 철마는 월정리역에서 멈춰 있다. 객차의 모든 곳에는 총탄 자국으로 얼룩져 있으며, 뼈대만 앙상한 객차 사이로 무성한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최근 남북 간의 철도 사업이 순조롭게 이루어져, 월정리역의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문구가 실현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백마고지와 삽슬봉(아이스크림고지)에서 드넓은 철원평야를 내려다보면, 왜 6·25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전투가 이곳에서 벌어졌는지 알 수 있다. 특히 백마고지 전투는 1952년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10일 동안 12번의 전투가 이루어지고, 24번의 주인이 바뀌어 가장 치열한 전초 거점 쟁탈작전이 전개된 곳이다. 그 이유는 철원평야와 서울을 연결하는 군사적 요충지였기 때문이다. 

철원 평야에서 거둔 식량들을 검사하는 농산물검사소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철원 평야에서 거둔 식량들을 검사하는 농산물검사소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철원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설명이 잘 되어 있는 전시관의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철원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설명이 잘 되어 있는 전시관의 모습. 사진 / 조용식 기자
장승재 DMZ관광 대표가 장병들을 위해 축구공, 도서 등의 위문품을 군부대에 전달하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장승재 DMZ관광 대표가 장병들을 위해 축구공, 도서 등의 위문품을 군부대에 전달하고 있다. 사진 / 조용식 기자

이 밖에도 철원의 근대문화유적지가 있는 옛철원역사, 제2금융조합, 얼음창고, 농산물검사소 등을 둘러보며 철원의 근대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철원, DMZ 평화와 생태 겨울여행’ 상품을 개발한 장승재 DMZ관광 대표는 “그동안 ‘DMZ 관광’은 안보관광과 눈으로 보고 스치는 땅굴 견학·전망대 구경이 전부인 것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남북 정상회담 이후, 접근하기 힘들었던 DMZ 내의 시설들이 하나둘 개방되면서 DMZ 관광도 안보자원을 유지하며, 평화와 생태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상품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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