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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2월호
[가평 예술여행] 내 안에 잠든 예술혼을 깨우자!
[가평 예술여행] 내 안에 잠든 예술혼을 깨우자!
  • 김선주 여행칼럼니스트
  • 승인 2018.11.07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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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용품을 예술작품으로 승화한 '노랑다리미술관'
관람객이 주인공이 되는 '인터렉티브 아트 뮤지엄'
전통 체험 활동부터 한옥 스테이까지 '취옹예술관'
가평에는 다양한 예술 공간이 많다. 사진 / 김선주 여행칼럼니스트
가평의 노랑다리미술관 1층 카페의 모습. 사진 / 김선주 여행칼럼니스트

[여행스케치=가평] 자라섬부터 쁘띠 프랑스, 아침고요수목원까지…가평은 나들이로 안성맞춤인 도시다. 하지만 가평에 예술적 감성이 가득한 장소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 가평의 노랑다리미술관, 인터렉티브 아트 뮤지엄, 취옹예술관은 모두 공간을 꾸린 이들의 이야기가 녹아든 특별한 예술 공간이다. 단순한 나들이를 넘어 잠들어있던 감성을 깨우는 여행, 가평으로 떠나보자.

예술은 평범한 일상으로부터, 노랑다리미술관
주차장에서 미술관으로 넘어가는 다리는 노란색이다. 미술관의 이름도 노랑다리. 다리를 건너자마자 보이는 미술관 외관은 이채롭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본 듯한 삐죽빼죽한 환기구가 건물 위에 세워져 있다. 건물 자체가 예술작품인 노랑다리미술관은 손일광 관장이 손수 지었다.

손일광 관장이 손수 지은 공간인 노랑다리미술관. 사진 / 김선주 여행칼럼니스트
손일광 관장이 손수 지은 공간인 노랑다리미술관. 사진 / 김선주 여행칼럼니스트

손 관장은 대한민국 1세대 패션디자이너이자 전위예술가로, 1988년 서울올림픽 때 화제가 되었던 로봇 의상을 만든 장본인이다. 팔십 평생을 예술과 함께 살아온 그는 자신의 집을 카페와 야외정원, 미술관으로 꾸몄고, 자신의 작품 100여 점으로 공간을 채워 넣었다.

미술관 입구에 들어서면 앤티크한 소품과 미술품으로 꾸며진 카페가 있고 이곳을 지나면 전시관이다. 전시관에 들어오자마자 시선을 끄는 작품은 ‘스푼(Spoon)’이다. 숟가락의 원형만 모두 잘라 벽에 붙인 이 작품은 숟가락의 볼록한 면과 오목한 면이 마치 처마 끝에서 빗방울이 떨어지는 형상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숟가락의 원형만 잘라 벽에 붙인 작품 '스푼(Spoon)'. 처마 끝에서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사진 / 김선주 여행칼럼니스트
숟가락의 원형만 잘라 벽에 붙인 작품 '스푼(Spoon)'. 처마 끝에서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다. 사진 / 김선주 여행칼럼니스트

원소주기율표를 고안한 러시아의 과학자 드미트리 이바노비치 멘델레예프의 이름을 딴 작품도 있다. 여행 중 모기향을 보며 원소를 떠올린 손 관장이 원소 주기율표의 원소마다 휴대폰과 모기향을 붙여 작품을 만들었다.

노랑다리미술관의 작품에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학과 화학, 물리학 등이 내재해 있다. 원소 주기율표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서 영감을 얻는다. 평범한 일상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다 보면 언젠간 진리에 도달한다는 것. 손일광 관장의 생각이자, 노랑다리미술관 작품을 관람하는 포인트다.

Info 노랑다리미술관
입장료 성인 7000원, 초등학생 5000원, 10인 이상 6000원(음료 1잔 포함)
이용시간 매일 오전 10시~오후 6시
주소 경기 가평군 청평면 양진길 42-12

폐교를 예술 공간으로 만든 인터렉티브 아트 뮤지엄. 사진 / 김선주 여행칼럼니스트
폐교가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한 인터렉티브 아트 뮤지엄. 박대양 관장이 관객과 상호작용을 위해 만든 공간이다. 사진 / 김선주 여행칼럼니스트

관람객이 직접 작품을 만드는 곳, 인터렉티브 아트 뮤지엄
운동장을 연상시키는 넓은 공간에 있는 조각품. 아이들은 작품이 놀이기구인양 올라타고 뛰어논다. 한때 아이들에게 배움의 현장이었던 학교가 폐교 후 아이들이 다시 찾는 공간이 됐다. 오감으로 느끼는 체험의 장, ‘인터렉티브 아트 뮤지엄’으로 말이다.

인터렉티브 아트는 말 그대로 ‘소통 예술’을 뜻한다. 대부분 예술작품에서 작가가 메시지를 담아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반면, 인터렉티브 아트의 작가는 작품과 관람객의 만남의 장만 열어주고 뒷전으로 빠진다. 오래전부터 관객들과의 소통에 대해 생각해온 박대양 인터렉티브 아트 뮤지엄 관장이 관객과 작품의 상호작용을 위해 만든 공간이다.

사진 / 김선주 여행칼럼니스트
인터렉티브 아트 뮤지엄에서는 소리, 그림자, 영상 등 다양한 매개체로 관람객이 주인공이 된다. 사진 / 김선주 여행칼럼니스트

‘Chaos Fractal’는 관객의 휘파람 소리 혹은 발소리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우주가 만들어지는 작품이다. 상하좌우로 펼쳐진 공간이 마치 빨려들 것만 같다. 발소리의 강약에 따라 화면에 그려지는 곡선의 크기나 방향이 달라지고, 휘파람의 음계에 따라 화면의 색상이 달라진다. 마치 개개인의 우주가 다르듯이 말이다.

작품 ‘Inner Brain’이 설치된 방에는 조명, 비디오카메라, 빔 프로젝터가 전부다. 회전하는 구조물 한쪽에 조명과 비디오카메라가, 반대쪽에는 빔 프로젝터가 설치돼 있다. 관람객의 행동이 작품 속 카메라의 시선에 포착되고 실시간으로 벽에 투사되면서 관람객이 작품의 주인공이 된다.

한편 인터렉티브 아트 뮤지엄에서는 신기한 영상 예술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접시 위에 물이 담긴 듯한 작품 ‘Water shadow in the dish’는 얼핏 보면 진짜 물인 것처럼 보인다. 목이 말랐던 강아지가 이 작품에 혀를 내밀었던 적도 있다고 하니 얼마나 생생하게 보이는지 알 수 있다. 작품을 오래 들여다보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계절이 바뀐다. 낯선 사람이 지나가기도 하고 물속의 사람과 관람객이 마주보기도 한다. 다음에 어떤 장면이 나올지 모르는 재미를 선사한다.

사진 / 김선주 여행칼럼니스트
접시 위에 물이 담긴 듯한 작품 ‘Water shadow in the dish’. 사진 / 김선주 여행칼럼니스트

Info 인터렉티브 아트 뮤지엄
입장료 성인 8000원 청소년‧군인 6000원, 어린이 5000원 
이용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30분(매표마감 오후 5시 30분)
주소 경기 가평군 가평읍 호반로 1655

예술 속의 휴식을 꿈꾸다, 취옹예술관
취옹예술관은 김호 관장이 4년간 직접 흙을 파내고 돌담을 쌓으며 조성한 곳이다. 양평에서 도자기를 구우며 살던 김호 관장은 산사태로 인해 집과 작품을 모두 잃었고, 가평 축령산으로 공간을 옮겨 전통 한옥을 지었다. 김호 관장은 이 공간을 통해 지역 주민들이 예술을 접할 기회가 늘어나고 지역예술가들의 설 자리가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취옹예술관’으로 이름 짓고 문을 열었다. 취옹(炊翁)은 ‘불을 때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김호 관장의 아호에서 따왔다.

사진 / 김선주 여행칼럼니스트
취옹예술관은 김호 관장이 직접 지은 공간이다. 사진 / 김선주 여행칼럼니스트

취옹예술관에서는 우리나라의 전통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해볼 수 있다. 예술관 마당에서는 판소리와 민요, 사물놀이 등의 공연이 열리고 공방에서는 천연 염색과 규방 공예, 떡 만들기나 두부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개최된다. 또 사전 예약을 통해 전통 혼례도 체험해볼 수 있어 일생에 한 번 뿐인 행사를 보다 특별하게 장식할 수 있다.

취옹예술관에서는 하루만 머물기 아쉬운 사람들을 위해 한옥 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전통과 예술, 휴식의 조합은 꽤 낭만적이다. TV가 없고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지만, 귀뚜라미와 새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특별히 무엇을 하려 하거나 생각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취옹예술관에서는 그저 자연을 바라보는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진 / 김선주 여행칼럼니스트
취옹예술관에서는 다도, 규방 공예 등의 체험 활동을 해볼 수 있다. 사진 / 김선주 여행칼럼니스트

세 채의 한옥에 독채형 방, 황토 온돌방 등 최소 3명부터 최대 12명까지 머물 수 있는 다양한 크기의 방이 마련돼 있다. 한옥 스테이를 하며 맛볼 수 있는 밥상은 주변에서 채취한 산나물과 수십 년 발효시킨 된장으로 차려내 특별히 간을 하지 않아도 맛깔스럽다.

Info 취옹예술관
이용요금 한옥스테이 3인실 8만원, 5인실 13만원, 10인실 26만원 (비수기‧주중 기준, 성수기‧주말 요금은 홈페이지 참고)
이용시간 입실 오후 2시, 퇴실 오전 11시
주소 경기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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