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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3월호
[골목여행] 궁궐에서 서촌까지, 영추문이 열린다
[골목여행] 궁궐에서 서촌까지, 영추문이 열린다
  • 조유동 기자
  • 승인 2018.11.30 14:01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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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6일부터 경복궁 서문 영추문 개방
예술가와 문인 품은 옛 여관
발길 잦은 관광지부터 세월의 흔적 묻은 골목길을 한 곳에서
오는 12월 6일 개방되는 영추문은 서촌과 마주하고 있다. 사진 / 조유동 기자
오는 12월 6일 개방되는 영추문은 서촌과 마주하고 있다. 사진 / 조유동 기자

[여행스케치=서울] 오는 12월 6일부터 경복궁의 서문 영추문(迎秋門)이 전면 개방된다. 영추문이 개방되고 나면 경복궁과 함께 인근 서촌 지역을 오가기도 쉬워진다.

서촌은 북촌과 대비해 일컫기 시작한 명칭으로 관할 지자체인 종로구에서는 세종대왕이 살았다 하여 세종마을로 부르고 있다. 효자동과 체부동 사이, 청와대와 경복궁 옆이라는 입지로 개발이 더디게 시작돼 북촌 한옥마을과는 또 다른 고유의 풍취를 풍긴다.

누군가에게는 관광지, 다른 누군가에게는 사람 사는 골목인 곳. 한쪽으론 궁궐과 청와대가 있고, 다른 쪽으론 학교와 시장이 만나는 지역. 이곳, 서촌은 관광과 일상, 발전과 향수, 상반된 매력들이 조화를 이룬다. 영추문 개방에 앞서 경복궁역에서 시작해 영추문을 거쳐 서촌의 명소를 돌아 나오는 코스로 서촌 탐방에 나섰다.

사진 / 조유동 기자
지금은 굳게 닫힌 영추문이지만, 12월 6일 전면 개방된다. 사진 / 조유동 기자
사진 / 조유동 기자
서촌 골목여행 추천코스: 경복궁역 5번 출구 – 국립고궁박물관 – 영추문 – 보안여관 - 서촌마을 골목 – 통인시장 – 대오서점 – 이상의집 – 경복궁역. 사진 / 네이버 지도 갈무리

경복궁 담장 따라 고궁박물관 한 바퀴
경복궁역 5번 출구로 올라오면 곧바로 국립고궁박물관 입구다. 정문으로 들어가 2층부터 지하 1층까지 7개의 전시실에서 조선왕조~대한제국기의 유물을 보존 중이다. 전시실마다 조선의 국왕, 왕실의 생활용품, 대한제국 등 테마별로 전시품이 모여 있다. 전시실과 별도로 1층 홀에는 순종황제와 순정효황후가 탔다는 어차도 전시 중이다. 박물관을 도는 동안 스탬프 북에 도장을 찍는 관광객들도 종종 마주칠 수 있다.

관람을 마치고 다시 정문으로 나오면 경복궁 담장 너머, 광화문 뒷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변 빌딩들은 미세먼지로 탁하게 가려졌지만, 광화문만은 선명하게 자태를 뽐낸다. 경복궁 휴관일이었던 화요일, 경복궁에 입장하지 못한 관광객들은 한복을 입고 삼삼오오 모여 담장 근처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박물관으로 향한다.

사진 / 조유동 기자
국립고궁박물관은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사진 / 조유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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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황제가 어차로 사용했던 미국 GM사의 캐딜락 리무진. 전세계적으로 20여대만 남아있다. 사진 / 조유동 기자
사진 / 조유동 기자
박물관을 관람하며 스탬프투어로 전시품을 기억에 남길 수 있다. 사진 / 조유동 기자

궁궐을 지켜온 영추문, 예술을 품어온 보안여관
경복궁을 나와 외성 벽을 따라 천천히 걸어 올라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잎이 떨어져 앙상해진 가지들 사이로 영추문이 보인다. 광화문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높은 성벽과 굳게 닫힌 홍예문(영추문의 출입구)이 경복궁을 지키고 있다. 경복궁과 서촌을 가르던 이 문도 곧 개방되고 시민의 발길을 품게 될 것이다.

사진 / 조유동 기자
현재 예술 전시 공간으로 이용 중인 보안여관. 사진 / 조유동 기자

돌담길을 따라 걷는 동안 맞은 편엔 화랑들이 줄지어 자리 잡고 있다. 그 대열의 끝에 이르면 ‘보안여관’이라는 구식 간판을 단 2층 건물 하나가 서 있다. 서정주, 윤동주. 이상 등 이름난 문인들을 배출하고 많은 예술가가 거쳐 갔던 서촌 통의동의 터줏대감 중 한 곳이다. 보안여관은 1930년대부터 70여 년간 여관으로 운영됐지만, 2004년 경영난으로 영업을 마쳤다. 하지만 다행히 그동안 가난한 예술가들을 품어온 공인지 원형을 남긴 채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오래전 궁을 지켜오다 다시 시민들에게 돌아가게 된 영추문, 예술가들의 보금자리에서 예술을 품게 된 보안여관. 각자 무언가를 지켜오다 그들에게 다시 돌아간 두 건축물이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한 채 대비된다.

통인시장에서 서촌마을 인심을 느낀다
영추문이 개방되고 나면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영추문을 거쳐 경복궁 관람을 시작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경복궁 관람을 마치고 영추문을 통해 서촌으로 건너가는 코스도 가능하다. 영추문 앞에서 횡단보도를 곧장 건너 보안여관을 지나면 서촌마을 골목이 시작된다. 다층 건물 틈과 큰길가로 콘크리트 벽에 기와지붕을 얹은 근대식 집이 드문드문 보이고, 멋들어진 개량 한옥이 아닌 낡은 근대식 기와집과 현대식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 좁은 골목을 이룬다.

높이가 들쑥날쑥한 지붕끼리 이어진 골목 하늘은 낯설지만 어린 시절 골목길의 친숙한 생활감을 자아낸다. 여기저기 녹이 슨 옛날 간판, 때 탄 나무 대문, 잎 떨어진 담쟁이덩굴이 매달린 담벼락…. 마케팅을 위해 꾸며낸 관광지의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향수가 눈길을 잡아끄는 서촌 특유의 분위기에 본격적으로 녹아든다.

골목을 빠져나와 해가 넘어가기 시작할 때쯤 재래시장 통로에 아케이드 지붕을 씌운 익숙한 모습의 통인시장이 나타난다. 돈을 엽전으로 바꿔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다고 알려진 시장이지만, 환전을 해주는 관광안내센터가 오후 4시 이후엔 운영하지 않으니 이용에 참고해야 한다.

사진 / 조유동 기자
현대식 건물과 기와지붕이 맞닿은 좁은 골목의 틈으로 하늘이 비친다. 사진 / 조유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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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인시장은 아케이드 지붕을 씌워 궃은 날씨에도 이용할 수 있다. 사진 / 조유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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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인시장의 명물 기름떡볶이와 간장떡볶이. 사진 / 조유동 기자

불량식품, 꼬치구이, 닭강정 등 다양한 음식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통인시장의 명물이라는 기름떡볶이다. 1인분을 시키고 자리에 앉으니 “이거 먹으러 저 경남에서도 찾아온다”며 주인이 너스레를 떨고 옆자리의 가족이 자기들도 여수에서 왔다며 맞장구를 친다.

빨간 떡볶이를 한 접시 받아들자 주인 할머니가 처음 먹어보냐고 슬쩍 운을 띄운다. 기름떡볶이를 처음 먹어보는 사람은 두 가지 맛 다 먹어봐야 한단다. 접시를 다시 받아가더니 하얀 간장떡볶이를 한 주걱 더 담고, 젓가락으로 두어 개 더 올려주는 덤도 잊지 않는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살갑게 덤을 챙겨주는 주인 모자의 모습에 서촌의 인심을 느낄 수 있다.

세월이 쌓인 서점과 ‘이상이 집’

통인시장을 구경하는 동안 사위가 완전히 어두워지면 시장 아케이드 밖의 가로등이 길을 밝힌다. 시장 출구 바로 앞에 갈림길이 보이고, 한쪽을 골라 내려가면 또 다른 상점가가 나타난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이라는 대오서점을 중심으로 디저트 가게와 음식점이 자리 잡은 곳이다. 서촌의 명물로 소문이 난 데다 드라마 촬영지이자 가수 아이유의 앨범 재킷 촬영 장소로 알려져 본격적으로 관광객들이 오기 시작했다.

살짝 휘어진 지붕 아래로 세월을 못 이겨 칠이 벗겨진 대오서점 간판이 보인다. 하늘색 문틀 너머로 헌책이 진열되어 있고, 유리창 건너 테이블이 군데군데 놓여있다. 문을 열면 금방이라도 오래된 책 냄새가 풍길 것만 같은 풍경이다. 대오서점은 책을 찾으러 오는 손님보다 구경을 하러 온 방문객이 많아 더 이상 책은 팔지 않고 옆 가게를 틔워 카페로만 운영 중이다. 출입구가 협소해 드나드는 손님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방송 및 상업적 사용을 위한 사진 촬영은 금하고 있지만, 개인 소장용 사진은 촬영은 허용한다.

사진 / 조유동 기자
시장에서 나오면 골목 너머로 배화여대가 보인다. 사진 / 조유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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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오서점으로 가는 길에 서촌 분위기에 녹아든 카페들이 있다. 사진 / 조유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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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내부 공사 중인 이상의 집. 간판 하나에 불이 나가 '이상이 집'으로 보인다. 사진 / 조유동 기자

대오서점의 창가를 기웃거리는 방문객들을 뒤로하고 조금 더 이동하면 이상의 집이 나온다. 정확하게는 문인 이상(본명 김해경)이 살았던 집터에 자리한 문화공간이다. 기와지붕 아래 ‘이상이 집’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는데, 간판 글자 중 모음 하나에만 불이 나가 이상의 집이 이상이 집이 되었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현재는 수리 공사 중이라 당분간 열지 않는다는 공고가 붙어있다. 늦은 시간까지도 밝은 대오서점과는 대비되어 어쩐지 쓸쓸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다행히 공사는 2019년 중으로 마칠 예정이며, 재개장 이후엔 이상에 관한 자료를 보충해 이상의 발자취를 전시,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처럼 운영된다고 한다.

12월 6일에는 영추문 개방 기념행사도 함께 체험
한편, 현재 경복궁 출입문은 남쪽의 광화문, 북쪽의 신무문, 동쪽의 국립민속박물관 출입문 등 총 세 곳이지만, 서쪽의 영추문을 개방하면 동‧서‧남‧북 모든 곳에서 출입할 수 있어 시민들의 경복궁 가는 길이 수월해질 예정이다. 특히 영추문을 통해 경복궁에 입장하게 되면 경회지가 지척에 있어 경회루 개방 기간인 4월~10월, 관람객들의 많은 이용이 예상된다.

사진 / 조유동 기자
아직 가로등 외엔 밝히는 빛이 없는 영추문의 야경. 사진 / 조유동 기자

또한, 영추문 개방일인 6일 오전 11시에는 ‘영추문 개방 기념행사’가 진행된다.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영추문 주변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개문 의식과 축하 공연 등이 진행될 예정이며, 행사 당일 경복궁 입장은 무료다. 이후로는 영추문 또한 경복궁의 다른 출입문의 출입시간과 입장료(3,000원)를 똑같이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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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창 2018-12-01 14:23:16
추천 코스를 따라 천천히 걷고 싶네요.
좋은 글과 멋진 사진 너무 좋아요~~

미동 2018-11-30 22:34:11
사진이 너무 예쁘고 기사도 너무 좋아요~~

비회원1호 2018-11-30 16:37:10
사진이 감성적이네요. 갤럭시로 찍으신것 같은데도 멋진 사진이 많이나오는군요.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ㅋㅋㅋㅋ 2018-11-30 16:08:19
너무 유익하고 좋아요!!

두두둡 2018-11-30 16:06:53
떡볶이 맛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