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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3월호
[골목 여행] 59년 만에 활짝 열린 길, 덕수궁 돌담길을 걷다
[골목 여행] 59년 만에 활짝 열린 길, 덕수궁 돌담길을 걷다
  • 조아영 기자
  • 승인 2018.12.13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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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혀있던 70m 구간 개방…덕수궁 둘레 1.1km 걸을 수 있어
역사의 흔적이 서린 ‘고종의 길’ 복원
대한제국의 자취를 엿볼 수 있는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지난 7일부터 덕수궁 돌담길 1.1km를 막힘없이 걸을 수 있게 됐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지난 7일부터 덕수궁 돌담길 1.1km를 막힘없이 걸을 수 있게 됐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여행스케치=서울] 지난 7일, 덕수궁 돌담길 중 영국대사관 정문과 후문에 막혀있던 구간이 전면 개방됐다. 이날 개방된 길은 대사관 정문부터 대사관 직원 숙소 앞까지 이어진 70m 구간이다. 이제 여행객들은 대한문에서 출발해 덕수궁 돌담길, 영국 대사관 후문을 지나 서울시청 맞은편 세종대로 방면까지 덕수궁을 에워싼 길 1.1km를 막힘없이 걸을 수 있다. 

덕수궁 돌담길과 ‘고종의 길’ 한 바퀴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선사하는 덕수궁 돌담길은 노랫말이 되기도 했고, 누군가의 추억 한편을 장식하기도 했다. 돌담길에 들어서면 ‘연인과 함께 걸으면 헤어진다’는 속설이 무색할 정도로 오붓하게 걷는 연인과 노부부들이 보인다. 지난 7일에 막혀있던 구간까지 전면 개방되면서 이곳을 찾는 이들은 더욱 많아졌다. 

서울시는 2014년부터 덕수궁 돌담길을 잇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8월 영국 대사관 후문 쪽 100m 구간을 반환받아 먼저 개방했으며, 영국 대사관과 협의 후 남은 구간을 연결했다. 반세기를 웃돌아 꼬박 59년 만에 덕수궁 둘레길 전 구간이 이어진 셈이다.

돌담길을 따라 덕수궁 후문을 지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맞은편에 ‘고종의 길’이라 쓰인 작은 안내판이 보인다. 명성황후가 시해된 이듬해 1896년 2월 11일 아관파천 당시 고종이 이어(移御)했다고 전해지는 길로 덕수궁 돌담길에서 정동공원과 구러시아 공사관까지 이어진다.

역사적 근거를 찾아 복원한 고종의 길. 사진 / 조아영 기자
역사적 근거를 찾아 복원한 고종의 길. 사진 / 조아영 기자
폭 3m, 길이 120m의 조붓한 고종의 길. 사진 / 조아영 기자
폭 3m, 길이 120m의 조붓한 고종의 길. 사진 / 조아영 기자

폭 3m, 길이 120m의 조붓한 돌담길을 걸으며 아픈 역사를 곱씹어본다. 고종의 길로 이어지는 골목은 선원전 복원사업으로 인해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는데, 가림막에 조선저축은행 중역사택 전경 등 과거 흑백사진이 붙어 있어 과거 이곳의 풍경을 어렴풋이 그려볼 수 있다.

고종의 길을 둘러보고 나서 맞은편 덕수궁 담장 안쪽 보행로로 이어지는 돌담길로 향한다. 개방한 길은 흙을 돋우고 야자 매트를 깔았으며, 덕수궁 방문객과 동선을 분리하기 위해 끝자락에 목제 난간을 설치했다. 목제 난간을 벗어나면 세실극장을 지나 세종대로 방면으로 이어지는 돌담길을 걸을 수 있다. 덕수궁 담장 안쪽 보행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둘러볼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덕수궁 휴무로 개방하지 않는다.

지난 7일 개방한 덕수궁 담장 안쪽 보행로는 흙을 돋우고 야자 매트를 깔아 조성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지난 7일 개방한 덕수궁 담장 안쪽 보행로는 흙을 돋우고 야자 매트를 깔아 조성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목제 난간을 벗어나면 세실극장을 거쳐 세종대로 방면까지 이동할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보행로에서 이어지는 돌담길을 걸으며 세실극장을 거쳐 세종대로 방면까지 이동할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서울 동대문구에서 덕수궁 돌담길을 찾은 박영희씨는 “막혀있던 돌담길이 개방되었다고 해서 찾아왔는데 걸어보니 참 좋다”며 “개포동으로 이전하기 전, 이곳 정동에 자리했던 경기여고 출신이라 기분이 남다르다”고 소감을 전한다.

Info 덕수궁
매표 및 입장시간
오전 9시~오후 8시(관람시간 오후 9시까지, 매주 월요일 휴궁)
입장료 성인 1000원
주소 서울 중구 세종대로 99 

Info 고종의 길
개방시간
오전 9시~오후 5시 30분(동절기 11월~1월 개방, 월요일 비공개)
주소 서울 중구 덕수궁길 116

궁궐에 스민 근대의 물결,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59년 만에 모두 개방된 덕수궁 돌담길을 모두 둘러봤다면, 이제 덕수궁 내부를 돌아볼 차례다. 대한문으로 입장해 중화전을 지나면 마치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석조건물이 나타나는데, 대한제국을 대표하는 서양식 궁궐인 석조전이다. 영국인 하딩이 설계해 1910년에 준공된 황궁으로 공식 행사나 만찬 장소로 주로 사용되었다고 전해진다. 

대한문 앞 매표소에서 입장권 구매 후 입장해야 하며, 후문으로는 입장할 수 없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대한문 앞 매표소에서 입장권 구매 후 입장해야 하며, 후문으로는 입장할 수 없다. 사진은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 모습. 사진 / 조아영 기자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 서양식 궁궐 석조전. 사진 / 조아영 기자
대한제국을 대표하는 서양식 궁궐 석조전. 사진 / 조아영 기자

고종 승하 후 일제에 의해 덕수궁 미술관으로 쓰이면서 원형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되었지만, 2009년부터 복원 공사를 시작해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고 역사관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은 지층과 1, 2층 등 총 3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접견실, 대식당 등이 자리한 공적 공간이었던 1층은 대한제국의 정치, 외교, 의례 등에 관한 내용이 전시되어 있으며, 황제의 서재와 침실 등 사적 공간으로 사용된 2층은 황실 소개와 함께 고종, 영친왕에 대한 전시가 마련되어 있다.

황제의 침실과 서재 등 생활공간을 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황제의 침실과 서재 등 생활공간을 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공식적인 행사 후 만찬을 베푼 공간인 대식당. 사진 / 조아영 기자
공식적인 행사 후 만찬을 베푼 공간인 대식당. 사진 / 조아영 기자
분수대와 중화전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테라스는 인기를 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분수대와 중화전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테라스는 인기를 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시종들의 생활공간이었던 지층에는 대한제국의 근대 개혁과 신문물의 도입 과정, 석조전 복원 기록을 담았다. 역사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2층 황제와 황후의 생활공간이다. 커튼부터 쿠션, 캐노피에 이르기까지 황제의 공간은 황금색으로, 황후의 공간은 자주색으로 재현했다. 원탁, 게임 탁자, 회전서가 등 석조전 준공 당시 가구도 상당수 남아있어 볼거리가 쏠쏠하다. 테라스에서 내려다보이는 분수대와 중화전 풍경 역시 석조전의 백미로 꼽힌다. 

지층을 제외한 역사관 내부 1, 2층 전시실은 덕수궁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해야만 관람할 수 있으며, 1인당 2매까지 예약할 수 있다. 

Info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관람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4시 30분(사전 예약 필수, 월요일 휴무)
주소 서울 중구 세종대로 99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정동전망대에서 바라본 야경. 사진 / 조아영 기자
정동전망대에서 바라본 야경. 사진 / 조아영 기자

Tip 정동전망대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동 13층에 자리한 정동전망대는 덕수궁과 도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고궁의 고즈넉한 풍경과 화려하게 솟아난 도심 속 빌딩, 차량이 바삐 오가는 도로 풍경이 맞물려 이채롭다. 평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서울의 일몰과 야경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단, 전망대 내부 카페는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9시(주말 오전 9시~오후 6시)
입장료 무료
주소 서울 중구 덕수궁길 15 서울특별시청 서소문별관 1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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