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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0월호
[미식 여행] 겨울부터 봄까지, 입이 즐거워지는 생굴
[미식 여행] 겨울부터 봄까지, 입이 즐거워지는 생굴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8.12.14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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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통영시 굴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 위판장
국내에서 가장 많은 양의 굴을 생산하는 통영
수하식 굴과 말목식 굴의 차이점
사진 / 노규엽 기자
유럽 등 해외에서의 굴은 고가의 고급 식재료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편집자 주] 본 기사는 2017년 8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www.fira.or.kr)에서 근무하는 수산자원 조사원들의 협조를 받아 취재한 내용입니다.

[여행스케치=통영]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가장 놀라는 것 중 하나가 굴 가격이다. 유럽 등 해외에서는 고가의 고급 식재료로 인식되는데, 국내에는 굴을 이용해 다양한 음식을 만들 정도로 싸고 흔해서이다. 우리나라 굴 생산량이 꽤 많기 때문인데, 국내 생산량의 70%가량이 경남 통영에서 나온다.

통영에서 굴을 키우는 방법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굴 종류는 참굴ㆍ바위굴ㆍ벚굴 등이 있는데, 통영을 비롯한 남해와 서해에서 주로 생산되는 굴은 참굴이다. 통영 내 위판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김창원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수산자원조사원은 “통영은 굴 생산량이 굉장히 많아 국내 소비 외에도 미국과 일본 등에 수출까지 한다”고 말한다.

“통영의 굴은 대부분 수하식 굴을 생산하여 유통하는 것입니다. 섬이 많은 통영 바다는 해류가 잔잔해서 굴을 키우기 좋은 환경을 지녔죠. 바다에 하얀 부표가 떠있는 것이 보이면 거의 수하식 굴을 키우는 양식장이라고 보면 됩니다.”

‘수하식’이란 바다 위에 띄운 부표와 부표 사이에 줄을 연결하고, 어린 굴을 붙인 조가비를 매달아 물 표면에서 키우는 방식을 뜻한다. 양식이라고는 해도 먹이를 주는 것은 아니라 바다에 잠긴 굴이 스스로 먹이를 찾아먹는데, 항상 물속에 있으므로 굴이 크게 자란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조수간만의 차에 의해 바닷물이 들고 나는 간격이 큰 서해에서는 나무에 굴을 붙여 키우는 말목식을 많이 이용하는데, 말목식 굴은 육질이 단단하고 향이 짙어진다고 한다.

굴은 겨울철의 대표적인 식재료다. 부패가 빨리 진행되는 특성상 여름에는 유통과정에서 쉬이 상하기 때문이다. 또한 바다 수온이 높을 때는 독소를 만들어내기도 해, 여름철 굴은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에서도 잘 먹지 않는다. 김 조사원은 “유럽과 미국에서는 라틴 문자 R이 들어가지 않는 5~8월은 굴을 먹어서는 안된다는 말이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수하식 굴도 계절에 맞춰, 봄에 씨를 붙여 키우고 겨울이 되면 수확하는 방식을 취한다. 보통 1년 주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크기를 충분히 키우려면 2년 정도 키워야 한다고. 올봄에 씨를 붙여 이듬해 겨울이 시작될 때 수확하면 얼추 2년이 되는 것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통영에서 나는 굴을 가장 많이 위판하는 굴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굴수하식수협에서 굴 위판이 진행되는 시기는 기온이 낮은 10월경부터 이듬해 3월말까지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껍데기를 제거한 '깐 굴(알굴)'은 각굴보다 가격을 매기기 수월하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굴은 신선도가 생명이다 
통영에서 생산된 굴을 가장 많이 위판하는 곳은 통영과 거제도를 잇는 길목에 위치한 굴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이다. 이곳에서는 전량 껍데기를 제거한 ‘깐 굴(알굴)’이 위판된다. 껍데기에 붙은 각굴은 씨알 크기와 상관없이 패각 크기에 따라 무게가 달라지고, 껍데기는 먹지 않는 부위이니 가격을 매기기 애매하기 때문이다.

굴을 실은 차량들이 수협 건물에 도착하면 김장 봉투같은 두툼하고 투명한 비닐에 담긴 굴들이 하얀 플라스틱 박스에 담겨 차곡차곡 쌓인다. 굴수하식수협에서 굴 위판이 진행되는 시기는 10월경부터 이듬해 3월말까지. 신선도가 생명이기에 기온이 낮은 계절에 최대한 신선하게 굴을 유통하고 나머지 시기에는 굴을 키우는 일에 집중한다.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대비도 철저하다. 굴수하식수협에서는 노로바이러스가 발생한 해역을 체크해놓고, 해당 해역에서 생산된 굴은 ‘가열용’을 붙여 따로 판매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열에 약해 조금만 가열해도 식용이 가능하기 때문. 한편, 김창원 수산자원조사원은 “요즘은 냉동ㆍ냉장 기술이 발전해 냄새나 맛에서 문제가 없다면 회로 먹어도 괜찮다는 말이 있다”며 “그래도 여름철에는 날것으로 먹지 말고 익혀 먹기를 권한다”고 말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통영에서 생산된 굴은 유명 관광지 인근의 어시장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굴 마니아들은 생굴을 최고로 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통영에서 생산된 굴은 유명 관광지인 강구안 인근의 중앙시장이나 서호시장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시장 주변에도 패류를 취급하는 전문 상회들이 많아 현지에서 택배를 보내기도 좋다. 굴 마니아들은 생굴을 최고로 치지만, 굳이 회가 아니라도 굴밥, 굴국, 굴구이, 굴전 등으로 변신이 가능한 굴은 초겨울에서 초봄까지의 쌀쌀한 날씨에 몸은 물론 마음까지 알차게 데워주는 고마운 식재료다.

Tip 통영 주변 정보

한려수도 굴 축제 
통영에서는 굴 수확이 마무리되는 봄 끝무렵에 맞춰 한려수도 굴 축제를 개최한다. 굴 까기 체험, 굴 껍질로 생활용품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굴수하식수협과 지역 내 요리학원, 식당들이 총출동해 굴떡국, 굴튀김, 굴전, 굴탕수육, 굴깍두기 등 굴로 만든 다양한 음식들을 소개하므로 굴 향을 만끽하고 싶다면 찾아가 보자. 
축제시기 매년 3월말 또는 4월초 주말

굴 코스 요리 
통영은 굴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지역인 만큼, 굴요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식당들이 많다. 그중 주목할 메뉴는 굴 코스 요리. 굴전부터 회, 찜, 버터구이, 굴밥까지 다양한 요리를 한 상으로 맛볼 수 있다. 굴을 회로 즐기기 어려운 계절에는 숙회로 바뀌어 제공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굴 코스 요리로 굴전부터 회, 찜, 버터구이, 굴밥 등을 한 상으로 맛볼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삼도수군통제영 
정유재란 이후인 1604년부터 300년 가까이 조선수군의 총본부였던 삼도수군통제영은 오늘날의 해군사령부 기능을 한 곳이다. 충무였던 옛 이름이 통영으로 바뀐 것도 통제영의 영향이라 한다. 통제영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강구안 바다의 풍경도 매력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삼도수군통제영은 오늘날의 해군사령부 기능을 한 곳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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