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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일출 명소] 한반도에서 가장 해가 먼저 뜨는 울산 간절곶
[일출 명소] 한반도에서 가장 해가 먼저 뜨는 울산 간절곶
  • 권동환 여행작가
  • 승인 2018.12.17 12:02
  •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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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의 세월을 품은 간절곶에서 맞이하는 새해 첫 날
간절곶과 호카곶에 숨은 이야기
따뜻하고 얼큰한 '원육칼'과 소원을 전하는 '간절곶 해빵'까지
간절곶에서 바라본 일출.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간절곶에서 바라본 일출.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여행스케치=울산] 해돋이를 보기 위해 일찍 일어나 어디론가 떠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일 년에 단 하루, 새해를 빼놓고는 말이다. 다가올 2019년의 365일 중 가장 큰 의미를 가진 새해의 첫 날을 천 년을 품은 간절곶에서 미소 지으며 맞이해보는 것은 어떨까?

매일 뜨고 지는 해지만 새롭게 시작할 한 해의 첫 일출은 누구에게나 평소와는 다르게 느껴진다. 새로운 해의 시작을 알리는 일출이 새로운 출발의 마음다짐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새해 첫날이 되면 전국의 유명 해돋이 명소들은 오래 묵은 염원과 소원을 기원하기 위해 인파가 넘쳐난다. 특히, 어린 아이도 웬만해서는 알고 있는 울산의 간절곶은 전국의 유명 해돋이 중 가장 으뜸인 곳이다.

새벽이 오면 '간절곶' 바위 뒤편으로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새벽이 오면 '간절곶' 바위 뒤편으로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천 년의 세월을 품은 간절곶의 해돋이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간절곶이 위치한 울주군은 ‘울주’라는 이름으로 불린 지 천년이 지났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곳에서 새해 첫 해를 보는 일은 아주 의미가 있을 것이다.

새벽이 떠나갈수록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간절곶’이라고 새겨진 바위 뒤편으로 어둠에 가려 멀찍이 떠있는 작은 선박들 또한 천천히 눈에 보인다. 아침이 밝아올수록 세상은 환해져가고 지평선 너머 붉은 빛을 발하며 거침없이 솟아나는 새해의 첫 일출은 잔잔한 그림과 같다. 붉은 홍시와 같은 색을 띠며 떠오르는 해는 끝없이 펼쳐지는 간절곶 앞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몇 분의 차이’보다는 ‘가장 먼저’라는 매력적인 새해 선물을 선사한다.

유라시아 동서양 끝에서 만난 간절곶과 호카곶
간절곶에는 사람들의 소원을 적은 엽서를 보낼 수 있는 소망우체통과 등대, 카페, 드라마세트장 그리고 돌탑이 있다. 이중 가장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는 돌탑에 아주 큰 의미가 숨어 있다.

숨은 이야기에 앞서 유럽 서쪽 끝인 호카곶을 설명해야 이해가 쉬울 것 같다. 호카곶은 유라시아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해넘이 명소로,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특히, 포르투갈의 국민 시인 루이스 카몽이스(1524~1580)가 ‘여기,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된다’라는 글귀를 호카곶 상징물인 돌탑의 표지석에 새겨 더욱 유명해졌는데, 간절곶에도 그의 글귀가 새겨진 돌탑이 우두커니 서 있다

'여기,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된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간절곶과 호카곶의 돌탑.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여기,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된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간절곶과 호카곶의 돌탑.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호카곶의 상징물과 똑같은 조형물이 어떻게 간절곶에 있는 것일까? 동쪽에서 가장 해가 빨리 뜨는 간절곶과 서쪽에서 가장 해가 늦게 지는 호카곶을 연결하여 관광가치를 높이기 위해 2018년 1월 1일 설치한 것이다. 호카곶이 있는 신트라시에서도 간절곶의 상징성을 인정해 ‘간절곶’이라는 한글로 새긴 부채꼴 모양의 표지석 조형물을 설치한다고 한다.

서로의 차이점이 있다면 포르투갈의 돌탑은 머리 위에 십자가를 달고 있지만 한국의 돌탑은 종교계의 반발에 부딪혀 십자가를 제거하여 어중간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 90%가 가톨릭 신자인 포르투갈이기에 십자가에 대해 친근하지만 다종교국가인 한국에서는 거부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호카곶 상징물 돌탑의 원형이 변하면서 그 의미가 크게 와 닿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지만 유라시아 동서양의 끝과 끝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또한 세계에서 유일한 상징성을 가진 두 도시만큼 ‘카보 다 호카(Cabo da Rocaㆍ호카곶의 원어 명칭)’라는 이름의 돌탑이 어울릴만한 곳이 없다는 사실도 변함이 없다. 유난히 탐스럽게 떠오를 간절곶의 일출을 이런 숨은 이야기와 함께 한다면 조금 더 재미난 여행이 되지 않을까?

산책로를 걸으며 일출의 여운을 즐길 수도 있다.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산책로를 걸으며 일출의 여운을 즐길 수도 있다.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소원을 적은 엽서를 보낼 수 있는 소망우체통이 마련되어 있다.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소원을 적은 엽서를 보낼 수 있는 소망우체통이 마련되어 있다.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얼큰한 ‘원육칼’과 소원을 전하는 ‘간절곶 해빵’
겨울철에는 따뜻하고 몸에 좋은 음식이 필수이다. 특히, 추운 날씨에 새벽부터 해돋이를 기다린 사람들이라면 원육칼로 향하길 추천한다. 육칼(육개장칼국수), 육밥(육개장밥), 육만(육개장만두), 육개라면을 포함한 다양한 만두를 판매하는 원육칼에서 제일 효자메뉴는 육칼이다. 육개장에 담긴 쫄깃한 칼국수면과 얼큰한 국물을 들이키는 맛은 아주 일품이다.

특히, 쇠고기와 싱싱한 야채로 이뤄진 푸짐한 건더기는 더욱 든든한데, 칼국수를 다 먹은 이후 공기밥을 추가해 먹으면 1석2조로 육칼과 육밥을 모두 즐길 수 있다. 칼칼하고 시원한 맛의 원육칼에서 뜨끈한 한 끼 식사를 해보자.

추운 날씨를 녹여줄 간절곶의 맛집, 원육칼.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추운 날씨를 녹여줄 간절곶의 맛집, 원육칼.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먹음직스러운 해빵 한 박스. 겨울 시즌에는 택배로도 맛볼 수 있다.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먹음직스러운 해빵 한 박스. 겨울 시즌에는 택배로도 맛볼 수 있다.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간절곶 해빵은 한정수량으로 생산된다.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간절곶 해빵은 한정수량으로 생산된다.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간절곶에서 나사마을을 지나 서생중 방면으로 5분 정도 자동차로 이동하면 보이는 노란색의 빵집에서 간식도 즐길 수 있다. 경주의 경주빵과 천안 호두과자처럼 지역의 명물이 되기 위해 당찬 포부로 시작한 ‘간절곶 해빵’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카스테라의 부드러움과 커스터드와 특제크림의 달달한 맛, 그리고 소보로의 고소함까지 3단 구성으로 이루어진 해빵의 포인트는 간절곶의 붉은 해를 모티프로 그려진 햇님의 문양이다. 보는 사람의 눈과 혀를 자극하는 해빵은 언제나 한정수량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일부러 이곳을 찾아와서도 아쉽게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혹시라도 그런 경우에는 2박스 이상부터는 택배로 주문해 맛볼 수 있다(빵이 상할 수 있는 5~9월은 제외, 배송비 3500원).

Info 원육칼
영업시간
오전 10시30분~오후 8시30분(2019년 1월 1일은 새벽부터 식사 가능)
주소 울산 울주군 서생면 해맞이로 1255

Info 간절곶 해빵
가격
10개 1박스 13000원
영업시간 오후 12시~오후 8시(당일 해빵 소진 시 조기 마감)
주소 울산 울주군 서생면 해맞이로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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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2018-12-20 17:36:52
아 맛나것다 나도 가고 싶네요

상참이 2018-12-20 17:33:30
좋은 정보군요~
특히 부울경 지역민들한테 유익하겠군요^^

자항 2018-12-17 21:16:20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좋은 정보 전달 감사합니다

우주원 2018-12-17 20:51:23
작가님 덕분에 좋은 여행정보 많이 접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Jackson 2018-12-17 17:53:46
좋은 정보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