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4월호
람사르습지 도시, 창녕의 다양한 관광 명소를 가다
람사르습지 도시, 창녕의 다양한 관광 명소를 가다
  • 김세원 기자
  • 승인 2018.12.18 0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녕 람사르습지 도시 인증 기념 팸투어 실시
우포늪을 비롯한 창녕 관광 명소 투어
창녕 박물관을 시작으로 부곡 온천까지
소원 한 가지는 꼭 들어준다는 관룡사의 용선대에 자리한 석가여래좌상. 사진 / 김세원 기자
소원 한 가지는 꼭 들어준다는 관룡사의 용선대에 자리한 석조여래좌상. 사진 / 김세원 기자

[여행스케치=창녕] 물안개를 비롯해 계절마다 바뀌는 자연의 모습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경남 창녕의 우포늪 주변 4개면 13개 마을이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되었다. 이번 기회로 창녕에 찾아가 우포늪을 비롯해 주변 관광지들을 돌아보며 2018년의 마지막을 알차게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창녕의 역사를 돌아보다
날이 추워졌으니 실내 관람부터 시작해보자. 2018년 10월 새롭게 재개관한 창녕 박물관에서는 창녕의 신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역사를 볼 수 있다. 다양한 유물 사이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젊은 여성 모형이 보이는 송현동 고분군 유물이다. 송현동 고분군은 창녕군 교동과 송현동 일대에 걸쳐 있는 가야시대의 고분이다. 다양한 유물들이 발굴되어 역사적인 가치가 아주 높은 곳으로 크기도 웅장해 놀랍다.

지난 10월 재개관한 창녕박물관에서는 창녕의 역사를 두루 볼 수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지난 10월 재개관한 창녕박물관에서는 창녕의 역사를 두루 볼 수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발굴된 지역의 이름이 붙여진 '송현이'. 사진 / 김세원 기자
발굴된 지역의 이름이 붙여진 '송현이'. 사진 / 김세원 기자
창녕박물관 옥상으로 올라가면 고분군을 볼 수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창녕박물관 옥상으로 올라가면 고분군을 볼 수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송현동 유적지에서 발굴된 16세로 추정되는 여성의 뼈는 지역의 이름을 따 '송현이'라고 불린다. 정강이뼈가 다 닳아 있어 귀족보다는 귀족과 함께 순장된 순장자로 추정된다. 옥상으로 올라가면 고분군을 이어서 볼 수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신라의 무덤은 대부분 평지 위에 있는 반면 가야의 무덤은 대부분 구릉지 위에 있다는 것이다. 권영옥 창녕군 문화관광해설사는 "무덤 주인의 권위가 느껴진다"며 "죽은 후에도 위에서 나라를 굽어살피겠다는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만옥정 공원에 있는 진흥왕 척경비. 사진 / 김세원 기자
만옥정 공원에 있는 진흥왕 척경비. 사진 / 김세원 기자

창녕 박물관을 돌아본 후 5분 거리에 있는 만옥정 공원으로 발을 옮기면 언덕 위에 자리한 커다란 비석이 보인다. 이 비석은 신라시대 진흥왕 때 세워진 진흥왕 척경비이다. 권영옥 해설사는 "척경비는 영토 확장을 의미하는 비석"으로 "가야의 역사가 562년에 끝났고 이 비석이 561년에 세워진 점을 봤을 때, 아마 모여서 통합을 의논했을것"이라고 말한다. 비석의 내용 또한 영토 확장에 대한 포부를 담고 있어 설명에 신뢰성이 더해진다. 전국에 6개밖에 남아있지 않은 석빙고가 공원 주변에 있으니 척경비를 보고 내려오면서 꼭 보도록 하자.

우포늪 생태 보전의 지표
람사르습지 도시 인증을 받은 창녕군을 둘러볼 빼놓으면 안 될 곳이 바로 우포늪이다. 그중에서도 우포늪 따오기 복원 센터는 우포늪이 얼마나 습지 보전에 힘쓰고 있는지 가장 잘 알 수 있는 지표이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적으로 쉽게 볼 수 있었던 따오기는 무분별한 포획과 환경오염으로 1979년 DMZ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후 그 자취를 감췄다.

복원된 따오기들 중 몇몇이 케이지 안에서 생활하며 우포늪에 적응하고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복원된 따오기들 중 몇몇이 케이지 안에서 생활하며 우포늪에 적응하고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따오기의 생태 등을 시뮬레이션으로 볼 수 있는 따오기 복원센터. 사진 / 김세원 기자
따오기의 생태 등을 시뮬레이션으로 볼 수 있는 따오기 복원센터. 사진 / 김세원 기자

창녕군은 2008년 중국에서 양저우와 룽팅 따오기 부부 한 쌍을 데려와 10년간 복원에 힘썼다. 그 결과 2018년 363마리의 따오기 복원에 성공해 2019년 4월 중순에서 5월 초 경에 우포늪의 깨끗한 자연으로 방사할 예정이다. 따오기는 깨끗한 환경에서만 서식하는 새로 창녕군은 우포늪이 자연 그대로 보전될 수 있도록 더욱 힘쓰고 있다.

따오기 복원센터는 이런 노력 중 하나이다. 이곳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해야만 방문할 수 있다. 복원 센터 내에서는 따오기의 생태 등을 시뮬레이션으로 관찰할 수 있으며, 케이지 안에서 습지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따오기 무리를 직접 관찰할 수 있다. 우포늪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예약을 해 따오기가 어떻게 우포늪에 적응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가족끼리 창녕을 방문했다면 가볼 만 한 명소 
"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하고 시작하는 동요 산토끼가 작곡된 산토끼 노래동산은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방문해볼 만한 곳이다. 마산 출생인 작곡가 이일래 선생은 창녕 이방초등학교에 부임했다. 딸아이를 안고 학교 뒤에 있는 뒷동산에 올랐다가 자유롭게 뛰노는 토끼를 보고 우리 민족도 토끼처럼 자유로워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동요를 지었다.

동요 '산토끼'가 작곡된 곳에 산토끼 동산이 생겼다. 사진 / 김세원 기자
동요 '산토끼'가 작곡된 곳에 산토끼 동산이 생겼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작곡가 이일래 선생이 부임했던 창녕 이방초등학교. 사진 / 김세원 기자
작곡가 이일래 선생이 부임했던 창녕 이방초등학교. 사진 / 김세원 기자

들어가는 입구부터 토끼 모형을 비롯해 다양한 토끼 그림들이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산토끼 동요관으로 가는 길에는 토끼먹이 체험장이 있어 직접 토끼에게 먹이를 줄 수도 있다. 산토끼 동요관에서는 이일래 선생의 작품 세계부터 토끼들의 생태까지 알 수 있어 재미와 학습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다.

토끼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 이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던 성씨 고가에 방문해보자. 들어가기에 앞서 미리 방문 예약을 해야만 이곳을 해설사와 함께 관람할 수 있으니 방문 전 꼭 예약하자. 성씨 고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브랜드 영원무역 노스페이스 성기학 회장이 복원한 곳이다.

성기학 사장이 주도해 복구한 성씨 고가. 사진 / 김세원 기자
성기학 회장이 주도해 복구한 성씨 고가. 사진 / 김세원 기자
고가의 중심에 자리한 한반도 지형을 닮은 연못. 사진 / 김세원 기자
고가의 중심에 자리한 한반도 지형을 닮은 연못. 사진 / 김세원 기자
만석꾼 집안으로 유명한 성씨 집안은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것으로도 이름났다. 사진 / 김세원 기자
만석꾼 집안으로 유명한 성씨 집안은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것으로도 이름났다. 사진 / 김세원 기자

4대에 걸쳐 지어졌기 때문인지 각각의 동이 보여주는 시간이 다 다르다. 한옥형식인 가옥부터 일본식과 서양식 건축 기법이 더해진 가옥들까지 다양하다. 6동 130여 칸에 달하는 커다란 규모인 만큼 내부도 화려한데, 고가 중간에 한반도 지형의 모습을 한 연못이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석헌 뒤쪽으로는 대나무 길이 있어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이곳까지 둘러보면 성씨 고가의 멋을 더 짙게 느낄 수 있다.

양파 시배지인 창녕군에는 노는 땅이 없다. 성씨 고가 앞 땅에도 양파가 심겨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양파 시배지인 창녕군에는 노는 땅이 없다. 성씨 고가 앞 땅에도 양파가 심겨 있다. 사진 / 김세원 기자

만석꾼 집안이었던 성씨 집안은 그 부를 베풀기로도 유명했는데 그중 하나가 양파 보급이다. 1909년 성낙안 선생이 양파를 처음 들여와 아들인 성재경 선생(성기학 회장 부친)이 재배에 체계를 구축해 이웃들에게 농사를 짓게 해 수익을 얻게 했다. 그로 인해 창녕은 양파 시배지에 이어 주산지가 될 수 있었다. 권영옥 해설사는 "지금도 창녕에는 노는 땅이 없이 다 양파 농사를 짓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 말이 무색하지 않게 성씨 고가 앞 땅에도 양파들이 가득 심겨 있다.

추운 겨울, 몸을 뜨끈하게 만드는 관룡사와 부곡 온천
이렇게 날씨가 춥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이 뜨끈해지는 곳이 있다. 화왕산에 자리한 관룡사는 절이 지어지던 당시 절 연못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 이렇게 영험한 전설이 있어서인지 이곳은 소원 한 가지는 꼭 들어주는 사찰로 이름난 곳이다. 이곳에는 소원을 들어주는 장소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은 용선대이다. 용선대로 가기 위해서는 돌로 만들어진 작고 귀여운 일주문을 지나야 한다. 다른 사찰의 일주문과 다른 모습에 시선이 조금 더 오래 머문다.

용선대에 올라 2019년 새해 소원을 빌어보자. 사진 / 김세원 기자
용선대에 올라 2019년 새해 소원을 빌어보자. 사진 / 김세원 기자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관룡사에 불이 나 다른 건물들은 다 탔는데 영험한 기운이 있어 타지 않았다는 약사전을 지나면 용선대 가는 길이 나온다. 500m만 더 가면 된다는 표지판에 방심은 금물. 짧은 거리이지만 경사가 져 꽤 힘들다. 걷다 보면 추위에 웅크렸던 몸은 안에서 나는 열기로 후끈해진다. 용선대에 있는 석조여래좌상의 부처님이 왜 가장 소원을 잘 이루어주시는지 알 듯도 하다. 이곳 부처님은 '타이타닉 부처님'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는데 용선대에 올라 보면 절벽 끝에 자리해 있어 보자마자 왜 이런 별명이 붙었는지 이해된다. 또 용이 이끄는 배의 앞에 서서 중생들을 열반의 세계로 이끌어 이런 별명이 붙었다고도 전해진다. 인자한 미소를 하고 화왕산을 지키고 계신 부처님이 꼭 한 가지 소원은 들어주신다고 하니 연말을 맞이해 용선대에 올라 원하는 소원 하나씩 빌어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부곡 온천 부흥기가 다시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세워진 부곡 온천 르네상스관. 사진 / 김세원 기자
부곡 온천 부흥기가 다시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세워진 부곡온천 르네상스관. 사진 / 김세원 기자

삐질삐질 났던 땀이 식어 다시 추워진다면 자연 온천수가 나오는 부곡 온천으로 가자. 권영옥 해설사는 "많은 분이 부곡 온천이 사라졌다고 알고 계신다"며 "부곡 온천은 부활해서 현재 운동선수들이 전지훈련 장소로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국내 온천 중 78도까지 올라가는 온천은 부곡이 유일하다. 분지 모양이 가마솥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 그 값을 하는 셈이다. 예부터 나병을 비롯해 피부병 환자들이 와 온천을 하면 병이 나을 정도였다고 하니 수질이 얼마나 좋을지 짐작된다. 용선대까지 오르느라 피곤했던 몸을 뜨끈한 온천수에 담그면 금세 피로가 풀리며 노곤해진다. 여행의 마무리를 이곳에서 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