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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미식 여행] 고래 잡던 항구로 들어오는 용가자미
[미식 여행] 고래 잡던 항구로 들어오는 용가자미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8.12.20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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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시 방어진위판장
다양한 크기의 용가자미들이 펼쳐지는 장관
가자미는 배를 보면 신선도를 알 수 있어
사진 / 노규엽 기자
방어진에서는 이름도 특별한 용가자미가 많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편집자 주] 본 기사는 2017년 8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www.fira.or.kr)에서 근무하는 수산자원 조사원들의 협조를 받아 취재한 내용입니다.

[여행스케치=울산] 울산광역시 동구에는 남쪽을 향해 입구가 열린 항구가 있다. 예로부터 방어가 많이 잡힌 데서 이름 붙여진 방어진은 한때 포경업이 성하던 시절 수많은 고래들이 올라오던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이 항구에 엄청난 양의 가자미가 위판되고 있다.

크기도 크고 살집도 많은 용가자미 
울산 방어진은 부산ㆍ인천과 함께 3대 포구로 불렸던 곳이다. 광복 전에는 방어진 어항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알아본 일본인들이 집단 거주 지역을 만들어 살며 어업으로 큰돈을 벌 정도로 항구가 발달했고, 1970년대 중반까지 인근 장생포와 더불어 고래잡이를 해왔다. 우리나라는 현재 고래 포획을 금지하고 있지만 혼획된 고래는 유통을 허용하고 있는데, 지금도 1년에 30구 정도가 방어진항으로 들어온다고 한다. 방어진으로 모이는 수산자원을 조사하고 있는 손미혜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수산자원조사원은 “고래 외에도 오징어와 청어 등이 많이 잡혔는데,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어업인들의 생활이 점차 어려워져서 큰 어선들을 팔게 되었다”며 “이후 작은 저인망 어선들이 주를 이루며 엄청난 양의 가자미가 들어오는 어항이 되었다”고 말한다. 방어진 가자미의 특징은 이름도 특별한 용가자미가 많다는 점이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방어진은 한때 포경업이 성행하기도 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방어진항은 엄청난 양의 가자미가 들어오는 어항이 되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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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진에서는 선어 가자미를 위판하고, 활어를 보려면 북쪽의 정자항을 찾으면 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보통 가자미가 올라오는 어항에는 기름가자미가 많은데, 울산에는 용가자미와 기름가자미 비율이 8대 2일 정도로 용가자미가 절대적으로 많죠. 많이 어획될 때는 1000박스도 넘게 올라와 위판장을 가득 메운답니다.”

용가자미는 수심 50~200m 사이의 모래와 펄이 있는 지역에 서식하는데,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되어 있지만 특히 동해에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름은 낯설지만 용가자미는 우리가 이미 쉽게 접해온 친숙한 어종이다. 시장에선 종류를 구분하지 않고 ‘가자미’라고만 부르니 모르는 것뿐. 또, 다른 가자미류와 마찬가지로 용가자미도 지방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양한데, 참가자미 또는 어구가자미로 부르거나 지역 명칭이 붙어 포항가자미나 속초가자미로도 불린다. 손미혜 수산자원조사원은 “이름이 너무 다양해서 혼란을 초래하므로 명확한 명칭은 어류도감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말한다.

동해안에서조차 명칭이 다른 문제도 있다. 울산 어민들은 용가자미를 참가자미라 부르지만, 실제 참가자미는 따로 있다. 또 용가자미의 다른 명칭인 어구가자미를 물가자미로 부르는 곳이 있는데, 물가자미는 또 다른 종인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자미류를 정확히 구분하려면 지역에 따른 명칭 차이를 알거나 외형 차이를 숙지하는 수밖에 없다. 손미혜 수산자원조사원은 “용가자미는 위쪽 눈이 머리 꼭대기에 붙어 있기 때문에 몸을 뒤집어 보면 눈이 보인다는 특징이 있고, 참가자미는 뒷지느러미 가운데부터 꼬리지느러미까지 노란줄 무늬가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차이를 알려준다.

전체 어종 중에서도 용가자미 수량이 절대적 
“방어진에서는 선어 가자미만 위판합니다. 활어를 보려면 북쪽의 정자항을 찾아야 하지요. 위판장에 박스로 쌓이는 가자미들은 크기에 따라 1단부터 6단으로 나누는데, 숫자가 앞일수록 큰 가자미입니다.”

방어진 위판장에서 가자미 크기를 확인하는 법은 아주 쉽다. 박스마다 가장 위에 배가 보이게 얹어놓은 가자미 수만 확인하면 된다. 1단은 한 마리, 6단은 여섯 마리의 가자미가 배를 보이고 있다. 손미혜 수산자원조사원은 “배를 보여주는 이유는 신선도를 알려주기 때문”이라며 “용가자미 배의 하얀색이 선명할수록 신선하다”고 말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방어진 위판장에선 신선도 확인을 위해 가자미의 배가 보이게 얹어놓는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용가자미는 건어물로 말려 판매되는 양도 많다. 사진 / 노규엽 기자

가장 대중적인 용가자미 식용법은 역시 구이와 찜이다. 선어 상태로 올라오는 방어진에서도 싱싱한 건 회로 먹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냄새가 나기 때문에 그다지 선호되지 않는다고. 오히려 조림을 해먹으면 아주 맛있어, 건어물로 말려 판매되는 양이 많다고 한다. 사시사철 어획되는 방어진 가자미이지만, 산란기 전인 3~4월이 특히 제철. 다른 지역은 흔히 도다리 로 불리는 문치가자미로 쑥국을 하지만, 울산에서는 용가자미로 쑥국이나 미역국을 끓여 먹는 다고 한다.

방어진항 주변 정보

울산 태화강 봄꽃 대향연 
울산시를 가로질러 동해로 흘러드는 태화강변에 조성된 태화강대공원에서 매년 봄꽃 축제가 펼쳐진다. 꽃양귀비와 수레국화, 안개꽃, 금영화, 작약 등 수천만 송이의 봄꽃이 피어 장관을 이루고, 콘서트와 인형극 등의 문화공연도 즐길 수 있다. 
축제시기 매년 5월경

가자미 조림&구이 
싱싱한 가자미로 만드는 조림은 흰 살의 고소함과 양념의 짭조름한 맛이 어우러져 훌륭한 밥반찬이 된다. 양파, 고추 등을 넣어 찌개처럼 만들어 먹어도 좋고, 굵은 소금만 뿌려 구운 가자미구이도 곁들인다면 금상첨화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흰 살의 고소함이 일품인 가자미 조림과 가자미 구이. 사진 / 노규엽 기자

울산 대왕암공원 
신라 제30대 문무왕이 죽은 후 나라를 지키기 위해 경주 앞바다에 수장을 원했다는 대왕암 전설처럼, 문무왕의 왕비가 잠들었다는 전설을 지닌 곳이다. 소나무숲과 바닷가 기암괴석들이 멋진 풍경을 자아내며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둘레길도 걸을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신라 문무왕의 왕비가 잠들었다는 전설을 지닌 울산 대왕암공원. 사진 / 노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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