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4월호
[해외여행]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절벽 위 다섯 개 마을, 친퀘테레
[해외여행]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절벽 위 다섯 개 마을, 친퀘테레
  • 김샛별 여행작가
  • 승인 2018.12.24 10: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편함이 매력,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지 친퀘테레
마을 주민들이 일궈낸 총 길이 6000km 돌담…
석양 아름다운 마나롤라‧맛 좋은 와인의 코르닐리아 등
이탈리아 친퀘테레의 마을들은 절벽 위에 만들어졌다. 친퀘테레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알려진 마나롤라는 작은 마을이지만, 일몰과 야경을 보기 위해 수많은 이들이 찾아온다.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이탈리아 친퀘테레의 마을들은 절벽 위에 만들어졌다. 친퀘테레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알려진 마나롤라는 작은 마을이지만, 일몰과 야경을 보기 위해 수많은 이들이 찾아온다.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여행스케치=라스페치아] ‘꽃의 도시’라 불리는 피렌체는 이탈리아 근교 소도시 여행의 거점으로 삼기도 딱 좋은 도시다. 아씨씨, 피렌체, 피사, 산 지미나뇨 등 버스나 기차를 타고 1~2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는 곳이 많다. 

그중에서 친퀘테레는 해안절벽에 알록달록 모여 있는 동화 같은 집들과 들쑥날쑥 다랑이밭이 바다와 만나는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한 번의 환승과 각 마을 간 기차 시간표를 계산하며 이동해야 하는, 어쩌면 가장 까다로운 선택지지만, 절벽 위에 세워진 다섯 개의 마을은 그 수고로움은 기꺼이 감수해도 좋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선보인다.

절벽 위에 세워진 다섯 개의 마을
친퀘테레의 친퀘(Cinque)는 ‘다섯’, 테레(Terre)는 ‘땅, 마을’이라는 뜻. 이름 그대로 절벽 위에 세워진 다섯 개의 마을이 친퀘테레 국립공원이다. 리오마조레(Riomaggiore), 마나롤라(Manarola), 코르닐리아(Corniglia), 베르나차(Vernazza), 몬테로소 알 마레(Monterosso Al Mare)가 그 주인공들이다.

굽이굽이 산등성이에 좁다란 계단식 포도밭이 휘감으며 이어지는 다섯 개 마을의 공통점이라면 지중해와 이어지는 가파른 절벽에 파스텔 색 집들이 층층이 모여 있다는 점이다. 

자세히 보면 같은 색으로 칠해진 집이 하나도 없다. 바닷가와 면한 이곳 사람들 대부분이 어업 활동을 해, 멀리 바다에 나가서도 쉽게 집을 발견할 수 있도록 집마다 다른 색으로 칠해두었기 때문이다. 

친퀘테레 중 가장 큰 마을인 리오마조레.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친퀘테레 중 가장 큰 마을인 리오마조레.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베르나차는 몬테로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마을. 골목길을 구경하기도 좋고, 맛있는 식당이 많아 배를 채우기도 좋다.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베르나차는 몬테로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마을. 골목길을 구경하기도 좋고, 맛있는 식당이 많아 배를 채우기도 좋다.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지금은 어업 활동이 감소했지만, 그런데도 여전히 절벽 위의 집들이 제각각의 색을 자랑하는 것은 교통의 불편함 덕이다. 다섯 개 마을을 감싸고 있는 해안선의 길이는 15km에 불과하지만, 해안 절벽의 좁은 틈을 파고들어 형성된 마을들은 다른 도시와 교류가 적을 수밖에 없었다. 선로가 놓인 것도 1870년대에야 놓였고, 이전까지는 다섯 마을의 이동도 좁은 해안도로를 겨우 지나거나 배를 타고 바닷길을 이용했다.

마을이 처음 지어진 것은 11세기경. 친퀘테레에서 가장 크기가 큰 몬테로소 알 마레와 1260년에 건축된 성이 있는 베르나차가 가장 먼저 만들어졌다. 그 후 14세기에 터키군의 공격에 방어하기 위해 다섯 마을에는 요새와 방어탑들이 지어지기 시작했다. 

마을마다 고유한 색 가진 개성만점 오색마을
절벽 위에 자리 잡은 마을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다섯 마을은 제각각 다른 매력을 뽐낸다. 

가장 남쪽에 있는 리오마조레는 광장과 성당, 언덕까지 마을 구경을 하기 좋은 곳. 다섯 개 마을 중 가장 동쪽에 있는 이 마을은 가장 거주자가 많아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기차역 근처의 번화가를 지나면 알록달록한 집집마다 걸려 있는 빨래들이 어쩐지 기분 좋은 곳.

과거에는 해적이나 적의 침입을 감시하던 리오마조레 성은 전망대가 되어 주고, 오래된 성당 옆에는 상큼한 레몬주스를 파는 가게와 해산물을 파는 가게들이 나란히 이곳을 찾는 이들을 맞이해준다. 

100미터 높이의 절벽에 자리 잡은 코르닐리아는 친퀘테레에서 유일하게 배가 닿지 않는 곳. 해안에 접해있지 않아 항구가 없는 이 마을은 대신 포도밭으로 둘러싸여 있다. 해산물과 잘 어울리기로 소문난 친퀘테레 와인 맛이 궁금하다면 꼭 들러봐야 할 마을이다.

융기한 지형을 말해주는 층층이 결이 난 바위 위는 베르나차 성의 흔적이 남아 있다.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융기한 지형을 말해주는 층층이 결이 난 바위 위는 베르나차 성의 흔적이 남아 있다.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제노바와 피사 왕국이 번영을 누리던 시절, 두 왕국의 무역선을 공격해 약탈하던 해적의 본거지였다는 베르나차. 그래서인지 친퀘테레에서 가장 큰 항구를 갖고 있는 마을이다.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제노바와 피사 왕국이 번영을 누리던 시절, 두 왕국의 무역선을 공격해 약탈하던 해적의 본거지였다는 베르나차. 그래서인지 친퀘테레에서 가장 큰 항구를 갖고 있는 마을이다.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베르나차는 다섯 마을 중 가장 큰 항구가 있는 곳. 또한 마을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마을의 랜드마크는 뭐니뭐니 해도 산타 마르게리타 디 안티오키아 성당. 1318년에 지어진 성당은 팔각형 종탑이 인상적이다.

베르나차 성과 이어지는 성당, 그 앞으로 펼쳐진 광장, 마을 앞까지 들어찬 바다와 그 위에 떠 있는 색색의 배들은 꼭 여행엽서에서나 본 듯한 풍경이라 보고 있으면서도 감탄이 끊이질 않는다. 

한여름 에메랄드빛 바다에서 해수욕을 즐기고 싶다면 몬테로소 알 마레가 정답이다. 몬테로소 알 마레는 친퀘테레 마을 중 유일하게 모래사장이 있는 해안이 펼쳐진 마을이다. 

해발 70m의 언덕 위에 들어선 마나롤라는 친퀘테레를 소개하는 단골 장소다. 엽서 속 친퀘테레를 그리며 찾았다면 꼭 방문해야 하는 작은 마을이 마나롤라다. 12세기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마을인 마나롤라는 낮에도 멋지지만 저물녘이면 어둑해지는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마을의 모습이 장관이다. 그래서 친퀘테레를 소개하는 이미지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마을이 바로 마나롤라다.

마을 자체는 모두 작은 편이지만, 다섯 개의 마을을 모두 다 살피기엔 무리가 있다. 기차가 30분에서 1시간에 한 대씩 있기 때문에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소규모 투어나 개별적으로 찾는 이들은 보통 2개 마을을, 부지런히 본다면 3개 마을만 봐도 하루가 금방 간다.

기차역에서 나와 작은 골목길을 지나면 바다가 안겨주는 마나롤라는 2~300명 정도의 주민이 사는 작은 마을이다.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기차역에서 나와 작은 골목길을 지나면 바다가 안겨주는 마나롤라는 2~300명 정도의 주민이 사는 작은 마을이다.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척박한 환경에 터전을 일군 사람들의 끈기가 만들어낸 친퀘테레의 풍경.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척박한 환경에 터전을 일군 사람들의 끈기가 만들어낸 친퀘테레의 풍경.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리오마조레나 몬테로소 알 마레에는 해산물 튀김을 파는 집들이 많으니 레몬주스나 와인 한 잔과 함께 즐겨보자.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리오마조레와 몬테로소 알 마레에는 해산물 튀김을 파는 집들이 많으니 레몬주스나 와인 한 잔과 함께 즐겨보자.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그림 같은 마을? 자연 아닌 사람들이 일궈낸 그림
친퀘테레 국립공원의 해안선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인상적인 풍경 앞에 고개가 끄덕여지다 순간 자연유산이 아닌 세계문화유산이라는 것에 물음표가 일어난다.

마치 남해의 다랑이논을 떠올리게 하는 친퀘테레의 풍경은 오랜 세월 사람들이 완성해낸 것. 바다 쪽으로 내려가 마을을 올려다보면, 가파른 비탈길엔 덩굴 같은 포도나무로 덮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총면적 800만㎡ 이상, 6000km 길이의 돌벽, 토지를 경작하기 위해 사람들이 계단식 밭을 조성하면서 생겨난 인공적인 풍경이라는 사실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지중해의 거칠고 드센 바닷바람 탓에 친퀘테레의 유일한 농업은 포도재배 뿐이라고 한다. 워낙 가파른 경사 탓에 어떤 기계도 사용할 수 없는 깎아지른 절벽에 개척한 계단식 포도밭이라니. 

더욱이 이 계단식 경작지는 시멘트도 전혀 사용되지 않고, 돌을 쌓아 만든 담으로만 지지되고 있다. 이러한 풍경을 만들어내는 데는 적어도 200년 이상, 최소 2000명이 총동원되어 매일 일할 만큼의 노동량이 필요하다고 한다.

부족한 물, 척박한 토양과 친퀘테레 사람들의 노력이 합쳐져 어렵게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은 ‘달의 와인’이라고도 불리며, 프란체스코 교황의 취임식 와인으로도 선택받았다.

해풍을 머금은 포도로 만들어져서일까. 친퀘테레의 화이트와인은 해산물과 가장 잘 어울린다. 지리적 제약 탓에 생산량이 워낙 적어 지역 내에서 모두 소진된다고 하니 이곳을 찾으면 해산물 요리에 와인 한 잔을 꼭 곁들여보자.

10개 이상의 트레킹 코스가 있는 친퀘테레. 산등선 트레킹 코스와 해안선 트레킹 코스로 크게 나눠진다. 트레킹 코스는 유료로 운영 되어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며, 친퀘테레 패스 구입자는 별도의 입장료 지불 없이 무료로 통행 가능하다.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10개 이상의 트레킹 코스가 있는 친퀘테레. 산등선 트레킹 코스와 해안선 트레킹 코스로 크게 나눠진다. 트레킹 코스는 유료로 운영 되어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며, 친퀘테레 패스 구입자는 별도의 입장료 지불 없이 무료로 통행 가능하다.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친퀘테레는 지질학적으로도 무척 독특한 곳으로 트레킹 하는 즐거움이 있다. 여러 트레킹 코스 중 가장 유명한 코스인 ‘사랑의 길’ 구간.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친퀘테레는 지질학적으로도 무척 독특한 곳으로 트레킹 하는 즐거움이 있다. 여러 트레킹 코스 중 가장 유명한 코스인 ‘사랑의 길’ 구간.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리오마조레와 마나롤라를 잇는 ‘사랑의 길’은 그 이름 때문인지 영원한 사랑을 비는 연인들의 자물쇠가 매달려 있었다.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리오마조레와 마나롤라를 잇는 ‘사랑의 길’은 그 이름 때문인지 영원한 사랑을 비는 연인들의 자물쇠가 매달려 있었다.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리오마조레와 마나롤라를 잇는 ‘사랑의 길’
친퀘테레의 마을은 모두 절벽과 맞닿은 좁은 길로 연결되어 있다. 마을과 마을 사이를 잇는 길 중 가장 유명한 길은 리오마조레에서 마나롤라까지 해안절벽을 따라 걷는 길이다. 일명 ‘사랑의 길’이라 이름 붙은 이 길의 초입엔, 사랑을 약속하는 연인들의 자물쇠 한 무더기가 징표처럼 매달려 있다.

‘사랑의 길’을 걸을 수 있는 것도 여행에서는 운이 따라야 한다. 절벽에 난 길답게, 기상상태가 따라주지 않으면 걸을 수 없다. 아쉽게도 ‘사랑의 길’은 며칠 전 폭풍우에 산사태가 나 복구 중으로 막혀 있어 겨우 초입만 구경하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관광객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진흙더미나 큰 돌들이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매년 관광객의 숫자를 조금씩 제한하고 있다. 

직접 걷지 못해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기차 시간을 확인한다. 마을과 마을 간의 거리는 2~3km에 불과하지만, 기차는 1~2시간에 한 대뿐이다.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레스토랑이 많은 리오마조레에서 해산물을 맛보기로 한다.

여러 식당이 많지만, 꽃다발처럼 튀김을 쌓아주는 해산물 튀김을 들고 바닷가를 향해 나가보자. 선로 아래로 난 길을 따라 걸으면 눈앞에 지중해의 에메랄드빛 바다 풍경이 쏟아진다. 풍경은 눈으로, 음식은 입으로! 피부에 닿는 바닷바람마저 잊지 못할 여행의 감각에 더해진다. 

‘사랑의 길’로 가는 길에 만난 타일 벽화들.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사랑의 길’로 가는 길에 만난 타일 벽화들.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피렌체에서 친퀘테레를 가기 위해서는 라 스페치아에서 1번 환승을 해야 한다. 라 스페치아 역에서 피사의 사탑은 버스를 타고 10~15분이면 가는 거리라 보통 두 곳을 묶어 한 번에 여행한다.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피렌체에서 친퀘테레를 가기 위해서는 라 스페치아에서 1번 환승을 해야 한다. 라 스페치아 역에서 피사의 사탑은 버스를 타고 10~15분이면 가는 거리라 보통 두 곳을 묶어 한 번에 여행한다. 사진 / 김샛별 여행작가

TIP 피사에서 인증샷 한 컷 찍고 가기
피렌체에서 친퀘테레로 한 번에 가려면 기차를 이용해야 하나 하루에 2~3대 뿐이라 시간 맞추기가 어렵다. 보통은 라 스페치아 역에서 1번 환승을 한다. 환승역인 라 스페치아역은 피사의 사탑이 있는 도시.

그래서 여행객들은 피사의 사탑을 구경한 뒤 라 스페치아역에 돌아와 친퀘테레로 향한다. 친퀘테레에서 트레킹을 할 생각이라면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피사를 들렀다 갈지, 바로 친퀘테레로 향할지는 여행의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

TIP 친퀘테레 다섯 마을 이동하기
다섯 마을을 이동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친퀘테레 패스를 사서 기차로 이동하는 것이다. 해안가 마을인 만큼 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어느 시기에 방문하느냐에 따라 운행을 하지 않기도 한다. 

친퀘테레로 들어오는 방향에서 설명하면 리오마조레가 가장 가깝고 마나롤라, 코르닐리아, 베르나차, 몬테로소 알 마레 순으로 이어진다. 일몰이 유명한 마나롤라를 시간 맞춰 방문하고자 한다면, 리오마조레를 구경한 뒤 가장 안쪽 마을인 몬테로소 알 마레로 가 거꾸로 돌아 나올 것을 추천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