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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예술품이 된 소변기, 마르셀 뒤샹을 만나러 가는 여행 '마르셀 뒤샹'전
예술품이 된 소변기, 마르셀 뒤샹을 만나러 가는 여행 '마르셀 뒤샹'전
  • 김세원 기자
  • 승인 2018.12.24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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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뒤샹의 국내 최대 규모 회고전
대표작 '샘' 등 국내 최초 공개
12월 22일부터 2019년 4월 7일까지, MMCA 서울
2019년 4얼 7일까지 열리는 마르셀 뒤샹전에 전시된 뒤샹의 대표작품 샘. 사진 / 김세원 기자
2019년 4얼 7일까지 열리는 마르셀 뒤샹전에 전시된 뒤샹의 대표작품 샘. 사진 / 김세원 기자

[여행스케치=서울] "예술가라면 진정한 대중이 나타날 때까지 50년이고 100년이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바로 그 대중만이 제 관심사입니다."

'창조'와 '해석'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뒤바꾼 현대미술의 선구자 마르셀 뒤샹의 말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이지회 큐레이터는 "이 50년 뒤의 대중이 지금 이 전시를 보고 있는 우리" 라고 말했다. 

현대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마르셀 뒤샹의 사후 50주년 회고 전시가 지난 22일을 시작으로 2019년 4월 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 2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과 공동주관으로 그의 삶과 예술을 집중하였다. 

필라델피아미술관은 전 세계에서 뒤샹의 작품을 가장 많이 보유 중인 곳이다. 뒤샹은 그의 작품이 한 기관에 소장되기를 원해 작품의 복제와 전시, 소장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그의 핵심 후원자였던 루이즈와 월터 아렌스버그 부부의 도움으로 필라델피아 미술관에 다수를 기증했다.

이번 국립현대미술관과의 협업으로 회화, 레디메이드 등의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유명 작품부터 드로잉 등 150여 점과 아카이브를 선보이고 있으며, 이 중 다수의 작품은 한국에서 처음 공개된 것이다. 

마르셀 뒤샹전은 작가가 살아온 삶의 여정에 따른 작품 세계의 변화를 총 4부로 나누어 소개한다. 사진 / 김세원 기자
마르셀 뒤샹전은 작가가 살아온 삶의 여정에 따른 작품 세계의 변화를 총 4부로 나누어 소개한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전시는 작가가 살아온 삶의 여정에 따른 작품 세계의 변화를 총 4부로 나누어 소개한다. 필라델피아미술관 관계자는 “1부와 2부에서는 그의 초기 인생에 다루고 있다”며 "이때 그는 입체파 그림을 그렸고, 곧이어 25살 때에는 회화에 작별을 고하고 레디메이드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1부에서는 청소년 시절부터 인상주의, 상징주의, 야수파 등 당시 프랑스 화풍을 공부하며 제작했던 그림과 드로잉이 전시된다. 특히 뉴욕 아모리 쇼에 전시되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1912년 작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No. 2)>가 포함된다. 이 작품과 전시로 인해 뒤샹은 미국에 도착하기도 전에 뉴욕에서 명성을 얻는다.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의 답인 레디메이드 작품 '자전거 바퀴'. 사진 / 김세원 기자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의 답인 레디메이드 작품 '자전거 바퀴'. 사진 / 김세원 기자

2부에서는 미술작품은 '망막적'인 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여겼던 뒤샹의 대표작 <큰 유리> 제작에 영향을 준 <초콜릿 분쇄기> 등 관련 작업 작품을 소개한다. 

이 시기 뒤샹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예술적이지 않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자전거 바퀴> 작품이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평범한 기성품으로 예술품을 만든 것. 이어 그는 철물점에서 산 남성용 소변기를 뒤집어 놓은 작품 <샘>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 오브제는 그 스스로가 던진 질문의 해답을 넘어서 레디메이드의 개념과 의미에 대한 대중적 논의가 촉발되었다. 

3부에서는 '셀라비'라는 여성 자아를 만들어낸 뒤샹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정체성에 질문을 던지는 작업으로 그는 정체성을 '주어진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것'으로 여겼다. 그가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도 스스로를 '에로즈 셀라비'라고 부른 것과 셀라비의 이름으로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셀라비는 뒤샹이 선택한 그의 또 다른 자아인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그의 예술 영역이 미술에서 공학 및 기구 족으로 옮겨갔으며 작품의 미니어처 복제판을 담은 이동식 미술관을 선보여 감탄을 자아낸다. 전시된 작품 중 <여행가방 속 상자>는 이런 시도 중 하나이다. 이 작품은 2차 세계대전을 피해 파리를 떠나 다시 뉴욕으로 갔을 때 뒤샹의 망명자 처지를 상징하게 되었다.

4부는 그의 작품이 아카이브로 전시된다. 사진 / 김세원 기자
4부는 그의 작품이 아카이브로 전시된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전시의 마지막 4부에서는 세계 여러 곳에서 전시하던 뒤샹의 아카이브를 보여준다. 또한 마지막 작업으로 알려진 <에탕 도네>를 제작하며 남긴 스터디 작품도 공개한다. 필라델피아미술관에 영구 설치도니 조각-건축물 <에탕 도네>와 소재 특성상 이동이 어려운 <큰 유리>는 이번 전시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구현된다. 

작품 카드로 자신만의 이야기가 담긴 갤러리를 구성하는  '마르셀 뒤샹 작품카드'. 사진 / 김세원 기자
작품 카드로 자신만의 이야기가 담긴 갤러리를 구성하는 '마르셀 뒤샹 작품카드'. 사진 / 김세원 기자

전시를 다 본 후에는 미술관이 마련한 <레디메이드 워크숍>과 작품 카드로 자신만의 이야기가 담긴 갤러리를 구성하는 <마르셀 뒤샹 작품카드> 등 참여형 워크숍이 운영될 예정이다. 겨울방학 기간인 1~2월은 큐레이터 토크와 뒤샹 연구자들을 초청해 학술 대담회도 개최한다.

한편 배우 이서진이 <마르셀 뒤샹> 홍보를 맡아 직접 가이드 투어를 하며 마르셀 뒤샹의 삶과 작품 설명을 들려준다. 가이드 투어는 국립현대미술관 모바일 앱을 통해 만날 수 있다. 

50년 동안 우리를 기다린 마르셀 뒤샹을 만나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Info <마르셀 뒤샹>전
주소 서울 종로구 삼청로 30(소격동 165)
관람시간 월, 화, 수, 목, 일 오전 10시~오후 6시, 금, 토 오전 10시~오후 9시
관람기간 ~2019년 4월 7일
입장료 4000원, 야간개장 시 무료관람(오후 6시~오후 9시), 대학생 및 만 24세 이하 또는 만 65세 이상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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