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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힘든 삶에 어퍼컷을 날리고 싶다면, 뮤지컬 '재생불량소년'
힘든 삶에 어퍼컷을 날리고 싶다면, 뮤지컬 '재생불량소년'
  • 김세원 기자
  • 승인 2018.12.30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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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뮤지컬
2019년 1월 20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이지만 복서인 반석의 이야기
주인공 반석은 재생불량성 빈혈에 걸린 복서이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주인공 반석은 재생불량성 빈혈에 걸린 복서이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여행스케치=서울] “두려움도 수많은 걱정도 다 사라질 것 같은 링 위의 강인한 복서처럼 강해지고 싶어 나 지금은 여기에 있지만 난 언제나 꿈을 꾸지 강해지고 싶어 지금보다 아주 조금만 더” 뮤지컬 <재생불량소년>의 주인공 반석의 넘버 “강해지고 싶어” 중 일부이다.

2018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뮤지컬 '재생불량소년' 포스터. 사진 / 티위스컴퍼니
2018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뮤지컬 '재생불량소년' 포스터. 사진 제공 / 티위스컴퍼니

2018년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뮤지컬로 선정되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는 뮤지컬 <재생불량소년>이 2019년 1월 20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서 펼쳐진다. 

뮤지컬 <재생불량소년>은 재생불량성 빈혈에 걸려 피를 흘리면 안 되지만 시합 과정에서 출혈이 있을 수밖에 없는 복싱선수 반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허연정 연출은 "복싱에는 뉴트럴 코너가 있다"고 말한다. 사진은 극 중 코너에 앉아있는 승민. 사진 / 김세원 기자
허연정 연출은 "복싱에는 뉴트럴 코너가 있다"고 말한다. 사진은 극 중 코너에 앉아있는 승민. 사진 / 김세원 기자
재생불량성 빈혈을 확진받고 무균실에 입원하는 반석. 사진 / 김세원 기자
재생불량성 빈혈을 확진받고 무균실에 입원하는 반석. 사진 / 김세원 기자

허연정 연출은 “복싱에는 뉴트럴 코너가 있다”며 “한 선수가 녹다운이 됐을 때 카운트를 세는데, 그때는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시간이다”고 설명한다. 이 시간은 중립의 공간이자 멈춰진 시간으로, 반석이가 무균실에 들어와서 무균실을 나갈 때까지의 시간을 의미한다. 

작품은 말 그대로 ‘녹다운’된 반석이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친구 승민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로 링에 오르지 못하는 천재 복서 반석은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희귀병을 판정받고 무균실에 입원한다. 이렇게 반석이는 뉴트럴 코너에서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무균실에서 만난 백혈병을 앓는 무균실 터줏대감 성균과 만나 티격태격 우정을 쌓기도 한다. 무균실 생활을 하면서 변화하는 반석의 모습을 담은 작품은 병원의 무균실과 체육관을 넘나들며 진행된다.

반석과 성균 치료에 최선을 다하는 의사 역의 정영아 배우. 사진 / 김세원 기자
반석과 성균 치료에 최선을 다하는 의사 역의 정영아 배우. 사진 / 김세원 기자
무균실에서 상태가 악화되는 반석의 모습. 사진 / 김세원 기자
무균실에서 상태가 악화되는 반석의 모습. 사진 / 김세원 기자

허연정 연출은 “반석이가 이 시간을 어떻게 이겨내는지가 중요하다”며 “극적인 결과나 상황이 나오기 힘들지만, 등장인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견뎌내는 모습을 극에 담아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것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한다. 
극은 등장인물 중 누군가가 살고 죽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주인공들이 서 있는 장소를 링 위로 설정한다. 그렇게 스스로와 싸우고 현재를 견디는 모습을 끝까지 보여준다. 극 중 반석 또한 자신이 가지고 있던 과거의 트라우마 그리고 현재의 질병과 계속 싸운다. 그렇게 견뎌내다 결국에는 회심의 어퍼컷을 날린다.

승민에게 어퍼컷을 날리는 반석의 모습. 사진 / 김세원 기자
승민에게 어퍼컷을 날리는 반석의 모습. 사진 / 김세원 기자

작품 속에는 공연제작사 아웃스포큰의 대표이자 작품을 기획한 강승구 프로듀서의 재생불량성 빈혈에 관한 실제 경험과 김중원 작가의 백혈병, 재생불량성빈혈을 앓고 있는 환자들과의 생생한 인터뷰들이 녹아있다. 
강승구 대표는 “병을 치료하고 사회로 나가도 피가 날까 봐 타인과 부딪히는 것마저 조심하게 된다”며 “우리 뮤지컬이 주는 메시지가 병을 겪고 계신 환자분들에게도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고 말을 전했다. 
 

성균과 반석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우정을 쌓는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성균과 반석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우정을 쌓는다. 사진 / 김세원 기자
강승구 대표의 경험과 김중원 작가의 많은 인터뷰로 생생한 병실의 모습이 극에 묻어난다. 사진 / 김세원 기자
강승구 대표의 경험과 김중원 작가의 많은 인터뷰로 생생한 병실의 모습이 극에 묻어난다. 사진 / 김세원 기자

작품은 연극 ‘재생불량소년’을 비롯해 ‘안녕! 유에프오’, ‘카라마조프’와 같은 작품을 한 김중원 작가, 김예림 작곡가, 허연정 연출 등의 제작진들이 호흡을 맞춰 작품의 깊이를 더한다. 뮤지컬 <재생불량소년>은 강한 “에너지”와 “서정성”이 있는 음악으로 관객들에게 더욱 호소력 짙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김중원 작가는 “2016년 연극 초연 당시에는 로맨스에 집중 했다면 이번에는 10대가 주는 날 것의 이미지에 초점을 두었다”며 “고등학생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성인들이 보면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재생불량이 재생 불가능은 아니라 말하는 소년의 외침은 삶이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된다. 

Info 뮤지컬 <재생불량소년>
장소 
서울 종로구 대학로10길 17 동숭동복합건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기간 ~2019년 1월 20일
가격 R석 4만원 S석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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