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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겨울 여행] 굽이굽이 흐르는 강줄기 따라, 포천 한탄강 주상절리길 트레킹
[겨울 여행] 굽이굽이 흐르는 강줄기 따라, 포천 한탄강 주상절리길 트레킹
  • 조아영 기자
  • 승인 2019.01.03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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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절리길 중 가장 경치가 좋은 길로 꼽히는 '벼룻길'
한탄강 하늘다리에서 멍우리 협곡, 부소천교까지…지질 명소 탐방
'포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맛 좋은 이동갈비
멍우리 협곡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탄강 풍경. 사진 / 조아영 기자
멍우리 협곡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탄강 풍경. 사진 / 조아영 기자

[여행스케치=포천]서울 근교에 자리한 포천은 주말 나들이 장소로 인기를 끄는 곳이다. 그중 천연기념물 제537호인 비둘기낭 폭포서부터 출발해 지질명소를 감상할 수 있는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나무가 잎을 떨어뜨리는 겨울에도 빛을 발한다. 새하얀 눈길 위에 발자국을 폭폭 남기고, 흔들흔들 하늘다리에 몸을 맡기며 포천의 겨울을 만나러 간다.

주상절리길 제3코스인 벼룻길은 가장 경치가 좋은 길로 꼽힌다. 명승으로 지정된 멍우리 협곡을 볼 수 있고, 길을 걸으며 나무들 사이로 지질명소를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탄강을 끼고 굽이굽이 이어지는 벼룻길의 총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이며, 멍우리 협곡 전망대 부근 계단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비둘기낭 폭포를 거쳐 하늘다리를 건너다
모든 주상절리길 코스의 시작점인 비둘기낭 폭포 입구에 들어서면 앙증맞은 한탄ㆍ임진강 지질공원 캐릭터 조형물이 여행자를 반겨준다. 이곳에서 5분 남짓 걸으면 협곡 사이로 둥그렇게 움푹 파인 비둘기낭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비둘기낭’이란 독특한 이름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진다. 폭포를 에워싼 지형이 비둘기 둥지마냥 둥글게 파인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어 ‘비둘기’에 ‘주머니 낭(囊)’ 자가 붙여졌다는 것과 폭포의 크고 작은 절벽에 산비둘기들이 많이 서식한다고 하여 비둘기낭이라 불렸다는 설이다. 이름이 어떻게 지어졌다 한들 폭포는 수만 년간 같은 자리를 지키며 사람들에게 곁을 내어주었을 것이다. 

앙증맞은 한탄ㆍ임진강 지질공원 캐릭터 조형물. 사진 / 조아영 기자
앙증맞은 한탄ㆍ임진강 지질공원 캐릭터 조형물. 사진 / 조아영 기자
비둘기낭 폭포는 모든 주상절리길 코스의 시작점이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비둘기낭 폭포는 모든 주상절리길 코스의 시작점이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한탄강 하늘다리는 비둘기낭 폭포에서 500여m 떨어져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한탄강 하늘다리는 비둘기낭 폭포에서 500여m 떨어져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겨울이 한창인 이맘때는 폭포수가 얼어 있어 콸콸 쏟아지는 시원한 풍경을 만날 수 없지만, 한층 한갓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아득한 과거에 폭발한 화산의 용암과 강물이 만나 빚어낸 30m가 넘는 주상절리, 그 사이에 시리도록 푸른 물을 품은 소(沼)가 보인다. MBC 드라마 <선덕여왕>, KBS 드라마 <추노> 등의 촬영지로 쓰이며 수많은 작품을 빛냈던 비둘기낭 폭포는 그 자체로 비경을 자랑한다.

희귀한 풍경을 두 눈에 가득 담고서 주상절리길로 걸음을 옮긴다. 비둘기낭 폭포에서 약 500m가량 떨어진 곳에는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속 배경지로 등장하며 화제를 모은 한탄강 하늘다리가 있다. 

한탄강 하늘다리는 강을 가로지르는 높이 50m, 길이 200m, 폭 2m의 출렁다리로, 주상절리길의 랜드 마크 역할을 한다. 곡선으로 조성된 진입로를 따라 걸으면 하늘다리 입구에 닿게 되는데, 입구에는 하늘다리 관련 간단한 설명과 뷰 포인트 등이 적힌 팻말이 서 있다.

한탄강 하늘다리 위에 서서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한탄강 하늘다리 위에 서서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색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색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아찔한 스릴과 재미를 더하는 하늘다리 스카이워크. 사진 / 조아영 기자
아찔한 스릴과 재미를 더하는 하늘다리 스카이워크. 사진 / 조아영 기자

‘출렁다리’라는 이야기에 멈칫하기도 잠시, 하늘다리에 첫발을 내디디면 꽤 든든한 안정감이 느껴진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등장하며 아찔한 스릴로 유명세를 얻은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와는 달리 다소 흔들림이 적기 때문이다. 

성인(80kg 기준) 1500명의 하중을 견디는 하늘다리는 많은 이들이 한꺼번에 움직여도 출렁임이 심하지 않아 한탄강을 비롯한 주변 산세 풍경을 찬찬히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흔들다리 역할과 전망대 역할을 겸하는 셈이다. 왼편으로는 비둘기낭 폭포 방면 강줄기를 조망할 수 있으며 오른편에서는 멍우리 협곡으로 이어지는 구간을 살펴볼 수 있다.

투명한 유리 데크인 스카이워크도 놓칠 수 없는 하늘다리의 백미다.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이들은 눈을 질끈 감고 바삐 지나가지만, 스릴을 즐기고픈 여행객들은 스카이워크 위에서 발아래로 훤히 내려다보이는 한탄강 풍경을 만끽하며 즐거워한다.

Info 비둘기낭 폭포
입장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주소 경기 포천시 영북면 대회산리 415-2

Info 포천 한탄강 하늘다리
입장료
무료
주소 경기 포천시 영북면 비둘기낭길 207
문의 031-538-3362(포천시청 관광테마조성과)

주상절리길 안내판. 사진 / 조아영 기자
한탄강 주상절리길 안내도. 사진 / 조아영 기자

Tip 한탄강 주상절리길 코스
포천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협곡을 따라 구라이길, 가마소길, 벼룻길, 멍우리길, 비둘기낭 순환코스 등 총 5가지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겨울 트레킹을 나설 때에는 찬 바람을 막아줄 든든한 옷차림과 핫팩 등이 필수다.
제1코스 구라이길 비둘기낭 폭포~운산리 캠핑장~운산리 자연생태공원(4km, 1시간 소요)
제2코스 가마소길 비둘기낭 폭포~포천 한탄강 하늘다리~마당교(5km, 1시간 15분 소요)
제3코스 벼룻길 비둘기낭 폭포~멍우리협곡~벼룻교~부소천교(6km, 1시간 30분 소요)
제4코스 멍우리길 비둘기낭 폭포~포천 한탄강 하늘다리~징검다리~멍우리교(5km, 1시간 15분 소요)
비둘기낭 순환코스 비둘기낭 폭포~벼룻길 일부 구간~징검다리~멍우리길~비둘기낭 폭포(6km, 2시간 소요)

곳곳에 숨은 풍경을 찾아서, 마당교와 멍우리 협곡
하늘다리를 건너고 나면 산등성이를 따라 난 계단이 보인다. 눈이 채 녹지 않은 가파른 계단 위에는 먼저 다녀간 이들의 발자국이 남아있다. 벼룻길 코스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하늘다리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마당교’로 향할 수 있는 길이다. 10분 남짓 산길을 넘어가면 주상절리를 형상화한 입구가 인상적인 마당교가 나타난다. 

아담한 마당교에 오르면 걸음을 옮길수록 꿀렁꿀렁 하는 흔들림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다리 아래를 내려다보면 졸졸 흐르는 샛강을 볼 수 있다. 

눈 덮인 산등성이를 넘으면 마당교를 만날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눈 덮인 산등성이를 넘으면 마당교를 만날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하늘다리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마당교. 사진 / 조아영 기자
주상절리를 형상화한 입구가 인상적인 마당교. 사진 / 조아영 기자

마당교를 보았으면 다시 산등성이를 넘어 본격적으로 주상절리길을 걸을 차례다. 걷는 내내 잘 다져진 흙길과 두툼한 야자매트가 깔린 길이 번갈아 나타난다. 왼편에는 나뭇가지 사이로 주상절리와 협곡, 한탄강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겹겹이 층이 쌓인 독특한 바위를 볼 수 있다. 

박종상 포천시청 관광테마조성과 주무관은 “주상절리길 인근은 지반이 낮은 홍수터이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오는 여름이 지나면 지형이 바뀌어있을 정도”라며 “식당 등 건물이 들어서지 못해 여행객들이 불편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자연 환경이 더 잘 보존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출발점인 비둘기낭 폭포에서 2.4km 떨어진 지점에 닿으면 멍우리 협곡 전망대가 나타난다. 벼룻길을 걸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절경을 자랑하는 곳으로 높이가 30~40m에 달하는 거대한 멍우리 협곡을 조망할 수 있다.

잘 다져진 흙길과 두툼한 야자 매트가 깔린 길이 번갈아 나타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잘 다져진 흙길과 두툼한 야자 매트가 깔린 길이 번갈아 나타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주상절리길을 걸으면서 볼 수 있는 독특한 바위. 사진 / 조아영 기자
주상절리길을 걸으면서 볼 수 있는 독특한 바위. 사진 / 조아영 기자

한탄강변에 4km가 넘게 걸쳐져 있는 협곡은 서로 다른 지질이 시간차를 두고 완전히 다른 모양새로 자리 잡아 어떤 방향에서 바라보는지에 따라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전망대를 벗어나 다시 동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벼룻길의 끝자락에 자리한 부소천교는 멍우리 협곡 전망대와 더불어 협곡의 주상절리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장소다.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과 유유히 흐르는 한탄강 풍경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부소천교 앞에는 널찍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이곳에 주차하고, 비둘기낭 폭포를 향해 반대로 걸을 수도 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한탄강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사진 / 조아영 기자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한탄강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주상절리길 제3코스 벼룻길의 마지막 지점인 부소천교. 사진 / 조아영 기자
주상절리길 제3코스 벼룻길의 마지막 지점인 부소천교. 사진 / 조아영 기자

포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동갈비’
‘포천’의 음식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동갈비는 이동면에서 팔기 시작해 이름에 지명이 그대로 녹아있다. 이동갈비의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있을 뿐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지만, 1980년대부터 서울의 한 산악회 회원들이 국망봉을 등반한 후 갈빗집을 찾으면서 전국적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근처 흑룡사와 백운계곡을 찾는 여행객들이 많아지면서 이동갈비 가게도 하나 둘 늘어나게 됐고, 지금의 이동갈비마을이 형성됐다. 

이동파출소를 지나 이동 삼거리에 들어서면 이동갈비마을이 나타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이동파출소를 지나 이동 삼거리에 들어서면 이동갈비마을이 나타난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포천 이동갈비는 참숯에 구워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포천 이동갈비는 참숯에 구워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포천 이동갈비 한상 차림. 시원한 동치미와 이동막걸리를 곁들인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포천 이동갈비 한상 차림. 시원한 동치미와 이동막걸리를 곁들인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이동파출소를 지나 이동 삼거리에 들어서면 다닥다닥 줄지어 늘어선 갈빗집들이 보인다. 이동갈비를 판매하는 음식점은 이곳뿐만 아니라 백운계곡캠핑장 근처 곳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동갈비는 과일을 첨가한 양념에 재워서 참숯에 구워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달콤한 양념 맛에 숯불 향을 덧입힌 갈비는 자극적이지 않고 감칠맛이 돌아 온 가족이 함께 맛보기 좋다. 추운 겨울날이면 홧홧한 숯불 앞에 앉아 온기를 쬐며 고기가 익기를 기다리는 시간 역시 즐겁다.

두툼한 갈빗대를 뜯으며 시원한 동치미와 알싸한 이동막걸리를 곁들여 먹으면 더욱 풍성한 식사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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