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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제주 여행] 당근밭에서 자고, 한라산을 마신다? 제주에서 즐기는 이색 경험
[제주 여행] 당근밭에서 자고, 한라산을 마신다? 제주에서 즐기는 이색 경험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 승인 2019.01.0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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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내에서 즐기는 곶자왈 산책
한라산소주에 흠뻑 취해도 보고
당근밭 사이 이색 펜션에서 숙박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제주에서는 호텔 안 곶자왈에서 산책을 하고 한라산에 취해 보고 당근밭에서 잠을 자는 이색 여행을 해볼 수 있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여행스케치=제주] 호텔 트레킹을 하고, 산을 마시고, 밭에서 잔다? 이번 제주 여행은 통 알 수 없는 말로 시작한다. 호텔 안에는 곶자왈 숲길이 있고, 소주를 마시면 한라산에 취한다. 바닷가 펜션도 아닌데 누가 봐도 딱 제주다. 제주를 먹고, 제주를 마시고, 제주 땅을 만끽해 보자. 

호텔 안 곶자왈, 테디밸리골프앤리조트 
테디밸리골프앤리조트에는 골프장과 호텔이 있다. 제주 산방산과 남쪽 바다를 보는 전망도 기가 막히지만 이 호텔의 매력은 곶자왈에 있다. 굳이 차를 타고 곶자왈 숲으로 갈 필요 없이 호텔 안에서 제주의 원시림을 즐길 수 있다.

제주말 ‘곶자왈’은 ‘곶’과 ‘자왈’의 합성어로 ‘곶’은 숲을 뜻하고, ‘자왈’은 ‘나무와 덩굴 등이 마구 엉클어져 수풀 같이 된 곳’을 말한다. 자왈은 표준어로 ‘덤불’에 속하니 곶자왈은 덤불 숲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테디밸리골프앤리조트 내의 곶자왈 풍경.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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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의 레스토랑에서는 창밖으로 산방산이 보인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제주의 숲이 다른 곳과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곶자왈 때문이다. 이곳에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고, 독특한 용암 지질 속에는 암반수가 흐른다. 깨끗하고 맛있는 제주 물을 품고 있는 곳이 바로 곶자왈인 것이다. 울퉁불퉁한 화산 지질과 다양한 동식물이 원시림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입구부터 깊은 숲 속에 선 것 같고, 잠시만 걸어 보아도 온 몸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이런 곶자왈이 객실과 바로 접해 있어, 아침이면 새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깬다. 테디밸리골프앤리조트는 곶자왈 산책 코스를 난이도 별로 3개 코스로 나누었고, 안전을 고려하여 일출 30분 후부터 일몰 1시간 전까지로 곶자왈 입장 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투숙객은 프런트에 이름과 연락처를 남기고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되도록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어 결코 편안한 산책길이 아니다. 반드시 편한 신발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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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디밸리골프앤리조트 내의 북카페.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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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디베어뮤지엄이 운영하기 때문에 리조트 곳곳에서 테디베어를 만날 수 있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리조트 곳곳에서는 테디베어를 만날 수 있다. 테디베어뮤지엄이 운영하는 호텔이기 때문이다. 제주 테디베어뮤지엄은 2001년에 국내 최초로 오픈하였다. 지금은 중국의 청두, 하이난까지 진출한 박물관으로 세계 10대 박물관에 오르기도 하였다. 그러한 자부심이 이 호텔에도 표현되어 테디베어뮤지엄을 약식으로 접해 볼 수 있다. 아이들뿐 아니라 셀카족에게 인기 좋은 포토존이 호텔 곳곳에 있다.   
 
Info 테디밸리골프앤리조트 
주소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한창로 365

한라산에 취해 볼까? 
한라산 때문에 제주를 여행하는 사람이 많다. 한라산을 찾는 여행자는 크게 둘로 나뉜다. 한라산에 오르는 사람과 한라산에 취하는 사람이다. 최근 제주에는 주당들을 위한 성지순례지가 추가되었다. 바로 한라산소주 공장 견학이다. 

지난해 11월 한라산소주는 창립 68주년에 맞춰 새 공장을 준공하였다. 이와 함께 공장투어를 진행하여 여행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라산소주는 1950년 창업하였고, 현재 자리인 한림읍으로는 1985년에 이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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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소주의 새 공장 앞에 남아 있는 옛 공장의 벽.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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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소주 공장 내부 모습. 견학 프로그램을 통해 공장을 돌아볼 수 있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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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소주의 주조 과정.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놀랍게도 ‘한라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1993년의 일이다.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가장 유명한 지역 소주가 된 데에는 2000년대에 시작된 제주 여행 붐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현재 새 공장 앞에는 옛 공장의 외벽이 남아있는데, 베이지색의 소박한 삼각형 지붕의 모습이 한라산을 연상시킨다. 

견학은 주말마다 예약제로 진행된다. 공장을 한 바퀴 둘러보며 한라산소주가 만들어 지는 과정도 살펴보고, 제품을 모티브로 한 미디어 작품도 감상한다. 한라산소주의 우수성은 역시 물이다. 물맛이 소주 맛의 80%를 차지하는데 제주 암반수의 우수성은 이제 웬만한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게다가 주정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소주는 한라산이 유일하다고 한다.

이 회사에서 나오는 ‘허벅술’도 둘러볼 기회가 있는데 이는 한‧아세안 정상회의 때 만찬주로 쓰인 증류주이다. 다만 도외에서 판매가 되지 않아 제주 여행자만이 맛보거나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한‧아세안 정상회의 때 만찬주로 쓰인 허벅술.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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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학을 마치고 나면 시음장이 마련되어 있어 한라산소주와 허벅술을 맛볼 수 있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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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 마련된 기념품샵에서는 한라산소주 관련 굿즈도 구매할 수 있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날씨가 좋다면 옥상정원에 올라가 보기를 권한다. 앞쪽으로 한림항과 비양도가, 뒤로는 한라산이 막힘없이 아름답다. 비양도와 한라산은 제주의 대표적인 뷰포인트인데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는 그리 흔하지가 않다. 공장의 옥상마저도 ‘한라산’이라는 이름값을 한다.  

견학을 마치고 나면 시음장이 마련되어 있다. 주당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일 수도 있다. 이곳에서 한라산소주와 허벅술을 맛보고, 소주 칵테일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한쪽에 마련된 기념품샵에서는 한라산소주에서 자체 개발하였거나 도내 작가들이 만든 굿즈도 구매할 수 있다. 생각보다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물건들이 많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Info 한라산소주 
한라산소주 공장은 견학에 앞서 예약이 필수다. 견학 시 신분증을 필수 지참해야 하며 미성년자 단독 입장 및 시음은 불가하다.
견학시간 오후 1~4시 매 정시마다(금‧토‧일만 가능) 
주소 제주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555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펜션 ‘나른한당근’은 제주당근의 주요 생산지인 구좌읍 한편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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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당근에서 보이는 당근밭의 풍경. 검은 흙이 성글성글 드러나 있고, 검은 돌로 밭담을 쌓았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당근 먹고, 당근밭에서 하룻밤 
제주감귤, 제주고사리, 제주당근, 제주무…… 제주산이라 하면 알아주는 식재료이다. 제주는 땅이 척박하기로 유명한 용암지대인데 고맙게도 맛있는 것들이 나온다. 흔히 제주무나 당근의 경우, 아이 입맛에는 호불호가 갈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산이라면 확실히 달고 맛있다.

대표적으로 ‘제주당근’이라는 야채 주스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바 있다. 제주 여행을 통해 당근 안 먹는 아이 식성을 고쳤다는 학부모도 있고, “원래 당근 안 좋아하는데 제주도에서 먹으니 맛있네요?”라고 말하는 여행자들의 말도 듣곤 한다. 때문에 제주 카페에는 유난히 당근 케이크, 당근 주스가 많다.

특히 제주 동쪽 구좌읍은 당근의 주요 생산지이다. 구좌읍 한편에 자리한 ‘나른한당근’ 펜션은 어떤 면에서 제주도 숙소의 고정관념을 깬다. 그 흔한 바닷가 펜션도 아니고, 한라산 전망도 아니다. 그저 당근밭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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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밭 사이에 자리한 펜션 나른한당근.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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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나른한당근의 풍경. 팬시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밭은 육지에서도 흔한데 밭 가운데 있는 숙소가 왜 늘 만실일까? 제주 당근밭은 그 느낌이 조금 다르다. 검은 흙이 성글성글 드러나 있고, 검은 돌로 밭담을 쌓았다. 띄엄띄엄 보이는 옛 무덤까지도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지대가 높지 않음에도 마을에서는 가장 높이 있는 집이다 보니 해안선 전망도 시원하다. 샤방샤방 팬시한 인테리어와 모서리 통유리창 전망을 가진 객실은 예약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Info 나른한당근 
운영시간 오전 6시~오후 10시
주소 제주 제주시 구좌읍 한동로5길 24

제주의 당근케이크 추천 맛집

카페 미엘드세화의 당근케이크.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미엘드세화
메뉴
당근케이크 5500원, 미엘커피 6000원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매주 수요일 휴무) 
주소 제주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1464

 
 
애월읍 커피쟁이에서도 당근케이크를 맛볼 수 있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커피쟁이
메뉴
당근케이크 2000원, 커피 3500원부터
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토요일은 오후 6시까지, 일요일 휴무) 
주소 제주 제주시 애월읍 하광로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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