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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7월호
[미식 여행] 집 나갔던 명태가 돌아오고 있다
[미식 여행] 집 나갔던 명태가 돌아오고 있다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9.01.09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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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고성군 거진항 위판장
머리부터 꼬리까지 버릴 곳 없는 명태
2000년대 이후 사라졌지만 명태 자원 회복 사업이 차츰 효과
사진 / 노규엽 기자
무분별한 남획으로 동해에서 자취를 감췄던 명태가 돌아온다는 소식이 들린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편집자 주] 본 기사는 2017년 8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www.fira.or.kr)에서 근무하는 수산자원 조사원들의 협조를 받아 취재한 내용입니다.

[여행스케치=고성] 1980년대까지만 해도 어장이 풍부하게 형성되어 자급자족이 가능했던 명태. 그러나 최근 20여 년간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류 변화와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동해에서 명태가 사라지고,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그런 명태가 다시 돌아온다는 소식이 들린다.

명태잡이로 큰 항구, 거진항
강원도 최북단 도시 고성군에서도 북편에 위치한 거진항은 예부터 작은 어촌이었으나 다양한 어종이 풍부하게 잡히며 점차 큰 항구로 발전한 역사를 지녔다. 일제강점기에는 정어리가 많이 잡혀 일본인들이 세운 정어리 가공 공장이 있었고, 여름에는 오징어, 가을에는 멸치, 겨울에는 명태 등 계절마다 제철 수산물이 났다. 거진항의 발전에는 특히 명태가 큰 공을 세웠는데, 함화수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수산자원조사원은 “벌이가 좋았던 어촌에 흔히 남아 있는 ‘개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 말이 이곳에도 돌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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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시절에는 명태가 많이 잡히며 큰 항구로 발전한 거진항. 사진 / 노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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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명태축제에서 명태 낚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는 참가자들. 사진 / 노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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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진항의 발전에는 특히 명태가 큰 공을 세웠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명태가 워낙 흔했던 시절에는 지나가던 고양이도 명태는 거들떠보지 않았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대요. 그 후 30여 년 동안 명태 어획량은 점점 줄어 2000년대 이후로는 어획량이 없어 한 마리도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명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즐기는 생선으로 부르는 이름도 다양하다. 정식 명칭은 명태이면서, 날것 그대로는 생태, 얼린 것은 동태, 갓 잡은 명태는 선태라 부르기도 하고, 그냥 말리면 북어, 겨울철 찬바람에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해 말리면 황태, 배를 갈라서 말리면 짝태 등 상태와 말리는 방식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또한 반 정도 말린 것은 코다리요, 명태 새끼는 노가리라는 각기 다른 명칭을 붙였으니 국내산 어종 중에 이처럼 이름이 다양한 물고기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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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는 이름이 다양한 만큼 많은 방식으로 사용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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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쯤 말린 명태를 즉석에서 구워먹어도 맛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함화수 수산자원조사원은 “머리부터 꼬리까지 버리는 것 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해 먹었기에 이름도 다양한 것”이라며 “지난 30여 년간 전혀 잡히지 않았음에도 소비량이 많아 정부에서 수입을 하여 비축해놓을 정도로 중요한 생선이다”라고 말한다.

너무나 흔했던 명태가 ‘씨가 말랐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어획량이 줄어들기 시작한 때는 1990년대 중반이라고 한다. 바다 수온의 변화 탓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조사 결과 명태가 서식하는 수심 50~450m 층의 온도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오히려 명태 새끼인 노가리를 다른 어종이라고 주장하며 무분별하게 남획했던 탓에 개체가 절멸한 것으로 본다.

명태 복원 사업의 시작과 현재
최근에는 1년에 단 한 마리의 명태도 보기 어려워진 상황이 지속되자 명태어업의 최전선 기지였던 거진항의 사정도 난처했다. 매년 개최되는 명태축제는 러시아산 수입 명태로 진행되었고, 고성ㆍ속초ㆍ양양ㆍ인제에서 많이 팔리는 황태 또한 수입산 명태로 만든 지 오래되었다. 우리 명태가 아닌 ‘남의’ 명태로 입맛을 유지해왔던 것이다. 이처럼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부에서 나서서 복원 사업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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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2015년에는 명태 치어를 자연 산란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사진 / 노규엽 기자
명태를 모티브로 다양한 관광상품도 개발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2009년 말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에서 종묘 생산이 가능한 2kg 이상의 살아있는 명태를 잡아오면 위판가의 10배에 달하는 20만원을 준다는 포상금을 걸었어요. 해가 갈수록 포상금도 점점 올라갔고, 어렵게 구한 어미 명태에서 부화시킨 치어가 집단 폐사하는 등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2015년에는 25만 마리가량의 명태 치어를 자연 산란하는 데 성공해 바다에 방류시키기까지 이르렀습니다.”

치어를 방류한 지역은 당연히 명태 보호 수면으로 지정되어 어떠한 어업 채취 활동도 금지되고 있다. 또한, 바다에서 명태를 되살리는 작업과 함께 향후 명태 양식을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함화수 수산자원조사원은 “최근 인근 동해안에서 명태가 잡힌다는 보고가 들어오는 걸 보면 명태 자원 회복 사업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우리 바다의 환경이 바뀐 만큼 명태를 양식해 공급하는 것으로 다시 국산 명태가 풍어를 이루길 기대한다”고 말한다. 현재 가끔이라도 어획되는 명태는 보호 수면을 벗어난 해역에서 잡히는 개체로, 그만큼 개체량이 늘어나 주변 바다로 퍼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크기가 작아 어른 팔뚝만큼이나 컸던 명태들이 돌아올 일은 요원하다. 당분간은 수입에 의존하겠지만, 향후 이뤄질 양식 명태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기이다.

Tip 거진항 주변 정보

고성 통일명태축제
어민들의 희망이자 강원도 고성 명태의 역사와 오랜 세월 건강 먹거리로 사랑받아온 명태의 풍어와 안전한 조업을 기원하는 축제 한마당이다. 말린 명태 전시를 비롯해 다양한 명태 먹을거리 시식회와 명태 맨손잡기, 낚시체험 등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2015년 복원에 성공한 살아 있는 명태도 실물로 관람할 수 있다.
축제시기 10월중

명태국(지리)
신선한 명태로 빨갛게 끓여낸 생태찌개를 선호하는 사람이 더 많지만, 말린 명태로 맑게 끓여내는 명태국도 맛과 영양이 풍부하다. 따로 육수를 낼 것 없이 깨끗이 씻어서 말린 명태를 물에 끓인 다음 소금으로만 간을 해야 국물이 깔끔하고 시원하다. 특히 태양열을 쐬어 건조 시킨 명태는 해독 효과가 더욱 좋다고 한다.

사진 / 노규엽 기자
빨간 생태찌개와 달리 말린 명태로 끓여낸 맑은 명태국도 시원하다. 사진 / 노규엽 기자

화진포
둘레가 약 16km로 동해안에 형성된 석호 중 가장 큰 화진포는 이승만 대통령 별장, 김일성 별장 등이 있어서 과거 권력자들의 여름휴가지로도 알려진 곳이다. 바다와 분리되어 만들어진 신비한 호수의 풍광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둘레길과 해수욕장, 해양박물관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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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포에서는 바다와 호수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 노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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