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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4월호
[골목길 여행] '1년 계단'을 올라 만나는, 진해탑과 부엉이마을
[골목길 여행] '1년 계단'을 올라 만나는, 진해탑과 부엉이마을
  • 조아영 기자
  • 승인 2019.01.21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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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황산 '1년 계단' 오르며 역사 관련 만화 볼 수 있어
창원시립진해박물관과 전망대 품은 진해탑
앙증맞은 부엉이가 담벼락 곳곳에 둥지를 튼 부엉이마을
아기자기한 매력을 지닌 진해 부엉이마을. 사진 / 조아영 기자
아기자기한 매력을 지닌 진해 부엉이마을. 사진 / 조아영 기자

[여행스케치=창원]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으로 기억되는 도시, 진해. 겨울이 한창인 이때 꽃송이는 채 움을 틔우지 못했지만, 도심 곳곳에서 또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진해의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인 진해탑과 마을 담벼락에 옹기종기 둥지를 튼 ‘부엉이’들이 그 주인공이다.

제황산 정상에 자리한 진해탑을 먼저 둘러보기 위해 중원로터리 광장으로 향한다. 산을 오르는 진입로는 충무동공영주차장 부근 등 여러 곳에 마련되어 있지만, 이곳에서는 모노레일카를 타고 더욱 편하게 진해탑에 닿을 수 있다. 

모노레일카 매표소 곁에는 ‘1년 계단’이라 이름 붙은 365개의 계단이 함께 자리해 계단을 따라 걸어 올라가도 좋다. 100여m 남짓 이어지는 계단 곳곳에는 제황산에 관련된 만화가 그려진 패널이 서 있어 자연스레 숨은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진해탑까지 더욱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제황산모노레일카. 사진 / 조아영 기자
진해탑까지 더욱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제황산모노레일카. 사진 / 조아영 기자
계단을 오르며 제황산 관련 만화를 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계단을 오르며 제황산 역사 관련 만화를 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만화 속 이야기를 살펴보면 산의 역사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예부터 산세가 마치 부엉이가 앉은 모양처럼 보여 ‘부엉산’ 또는 ‘부엉등’으로 불리던 이 산은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투구를 닮았다고 주장하며 멋대로 ‘가브토산(兜山)’이라 고쳐 불렀다.

그러던 어느 날, 산 북쪽 기슭에 임금이 태어날 명당이 있다는 풍수설이 돌면서 일제는 그 기운을 꺾기 위해 산봉우리를 깎고 러일전쟁 승전기념탑을 세웠다. 광복 이후, 이곳은 제황산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게 됐고, 일제 잔재인 승전기념탑을 허문 자리에는 우리나라 해군 군함을 상징하는 진해탑이 세워졌다.

일제 잔재인 승전기념탑을 허문 자리에 세운 진해탑. 사진 / 조아영 기자
일제 잔재인 승전기념탑을 허문 자리에 세운 진해탑. 사진 / 조아영 기자
창원시립진해박물관 전시실에서는 이순신 장군 동상, 흑백다방 등 다양한 진해의 명소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창원시립진해박물관 전시실에서는 이순신 장군 동상, 흑백다방 등 다양한 진해의 명소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신석기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시대별 진해의 역사. 사진 / 조아영 기자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시대별 진해의 역사. 사진 / 조아영 기자

역사를 되짚으며 쉬엄쉬엄 계단을 오르면 어느새 새하얀 외관이 인상적인 진해탑에 닿게 된다. 진해탑 2층에는 진해의 역사를 담은 창원시립진해박물관 전시실이 자리한다. 신석기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시대별 역사와 유물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전시실 중앙에는 진해구 전체를 축소해 만든 모형이 자리해 이순신 장군 동상, 흑백다방 등 다양한 명소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7층 전망대에 오르면 중원로터리와 여덟 갈래의 길, 도심 전경과 멀찍이 일렁이는 바다를 함께 조망할 수 있다.

진해탑 7층 전망대에서 바라본 진해 도심 전경. 사진 / 조아영 기자
진해탑 7층 전망대에서 바라본 진해 도심 전경. 사진 / 조아영 기자
부엉이마을 담벼락에 피어난 화사한 벚꽃 벽화. 사진 / 조아영 기자
부엉이마을 담벼락에 피어난 화사한 벚꽃 벽화. 사진 / 조아영 기자
해군복을 입고 거수경례하는 부엉이. 진해 부엉이마을에서만 볼 수 있는 앙증맞은 풍경이다. 사진 / 조아영 기자
해군복을 입고 거수경례하는 부엉이. 진해 부엉이마을에서만 볼 수 있는 앙증맞은 풍경이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진해탑에서 동쪽으로 난 갈림길을 따라 10분가량 걸으면 제황초등학교가 나타나며, 학교 앞 이정표를 따라가면 아기자기한 ‘부엉이마을’을 만나게 된다.

부엉이마을은 제황산의 옛 이름 ‘부엉산’에서 착안한 것으로 마을 곳곳에 부엉이 벽화와 조형물이 자리해 재미를 더한다. 해군복을 입고 거수경례하는 부엉이, 사이좋게 붙어있는 두 부엉이와 화사하게 피어난 벚꽃 벽화까지. 마을 끝자락에는 정자와 벤치가 설치된 부엉이정원이 있어 여행을 마무리하며 쉬어가기 좋다.

Info 제황산공원 모노레일카
제황산공원 모노레일카는 오전 9시부터 20분마다 운행하며, 탑승 시간은 제황산 정상에 자리한 진해탑까지 5분 남짓 소요된다.
왕복 요금 성인 3000원, 청소년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주소 경남 창원시 진해구 중원동로 54

Info 창원시립진해박물관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관)
주소 경남 창원시 진해구 중원동로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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