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4월호
[체험여행] 1박2일로는 부족한 하동으로 떠나다
[체험여행] 1박2일로는 부족한 하동으로 떠나다
  • 권동환 여행작가
  • 승인 2019.01.23 14:13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십 편의 미디어촬영지 최참판댁
섬진강의 보물을 맛볼 수 있는 하동재첩특화마을
짜릿한 금오산 짚와이어와 1200년 전통의 차(茶)문화
하동에는 최참판댁, 녹차밭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어 1박 2일 여행이 부족할 정도다.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하동에는 최참판댁, 녹차밭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어 1박 2일 여행이 부족할 정도다.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여행스케치=하동]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물길이 흐르는 하동은 지리산의 자유와 섬진강의 시간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흠잡을 데가 없는 여행지이다. 즐길 거리가 많아 12일로는 시간이 부족한 하동에서 입맛 돋게 하는 먹거리와 1200년의 차 문화 전통을 담은 녹차 한 모금을 즐기는 여행을 떠나본다.

박경리 소설 <토지>의 실제 배경지 최참판댁
낯선 날, 익숙한 오후를 맞이했다. 지난해 방영됐던 <미스터 션샤인>을 비롯하여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지가 되었던 최참판댁을 가는 길에 느껴지는 감상이다.

가파른 언덕길을 걸어 도착한 웅장한 기와지붕의 앞마당에서 어느 사내는 제기차기를, 어떤 아주머니는 굴렁쇠를, 어린 아이들은 팽이치기를 하며 따뜻한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추억 속 민속체험에 빠진 모습을 뒤로 한 채 안으로 들어선다. 최참판댁의 내부는 느긋하게 걷기 참 좋은 정도의 한적함이 맴돈다.

박경리 문학관 마당에서 책을 들고 있는 모습의 박경리 작가의 동상.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박경리 문학관 마당에서 책을 들고 있는 모습의 박경리 작가의 동상.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박경리 문학관 내부. 박경리 작가의 여러 자료들을 둘러볼 수 있다.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박경리 문학관 내부. 박경리 작가의 여러 자료들을 둘러볼 수 있다.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수려한 경치와 햇살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최참판댁에서 가장 유심히 둘러볼 곳은 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 문학관이다. 삶과 예술의 경계선에서 항상 고뇌하며 살았던 그녀의 문학세계관과 발자취 그리고 <토지>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살펴볼 수 있다. 1969년부터 1994년까지 정확히 26년 동안 쓴 대하소설 <토지>는 한국 근현대를 살았던 다양한 인물들의 운명을 다룬 작품으로, 세월이 흐를수록 높게 평가받고 있다. 소설을 토대로 탄생한 드라마도 사랑을 받았고 그 덕분에 드라마의 실제 배경지였던 최참판댁에 아직까지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박경리 문학관 내부에는 오랜 시간동안 연재하며 남긴 그녀의 육필원고와 자료들이 전시되어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곳은 흑백사진들로 구성된 공간이다. 그녀의 유년시절부터 노년까지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아늑한 작업실에서 집필하는 모습을 마주하면 마치 포근한 할머니처럼 정겹게 느껴진다.

Info 최참판댁
관람시간 오전 9~오후 6
입장료 성인 2000, 청소년 1500, 어린이 1000
주소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길 66-7

섬진강의 효자, 재첩을 맛보다
작년 연말 하동에 경사가 있었다. 재첩 서식환경이 다른 곳보다 잘 보전된 하동의 섬진강에서 거랭이라는 도구로 재첩을 채취하는 어업방식이 전통자산으로 인정받아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이다. 재첩은 칼슘과 철 그리고 비타민과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는 보양식이며 간 해독에도 좋아 술꾼들이 해장용으로 많이 찾는 식재료다.

재첩은 하동에게 효자다. 효심이 얼마나 지극한지 재첩특화마을이 조성될 수 있을 정도로 수확량이 많다. 재첩특화마을에는 여러 재첩식당이 자리 잡고 있는데, 그중 섬진강뚝배기재첩식당은 재첩특화마을의 1호점이라 의미가 깊은 식당이다. 입구에서부터 붉은 요리사 모자를 쓴 채 반갑게 손님을 맞이하는 사장님 또한 인상 깊다.

하동에는 섬진강에서 수확하는 재첩량이 많아 재첩특화마을도 조성되어 있다.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하동에는 섬진강에서 수확하는 재첩량이 많아 재첩특화마을도 조성되어 있다.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섬진강뚝배기재첩식당의 재첩모듬정식.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섬진강뚝배기재첩식당의 재첩모듬정식.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섬진강에서는 재첩뿐만 아니라 참게와 은어 등 다양한 산물들이 나기 때문에 메뉴 선택의 폭이 넓다. 그래서인지 널찍한 가게 벽면에 붙은 다양한 메뉴 중 모듬정식에 눈길이 간다. 재첩요리와 은어튀김 그리고 참게장 등이 푸짐한 한 상에 차려져 나오는 알짜배기 메뉴이기 때문이다. 식감이 좋은 재첩이 빼곡하게 박힌 재첩전과 신선한 재첩으로 맛을 낸 맑은 국물의 재첩국 그리고 수북하게 쌓인 재첩회를 맛볼 수 있는 섬진강뚝배기재첩식당은 하동군에서 직접 관리하는 업체이기 때문에 100% 섬진강 재첩만을 사용한다.

Info 섬진강뚝배기재첩식당
영업시간 오전 830~오후 8
주소 경남 하동군 하동읍 섬진강대로 1880

산과 바다를 눈에 담으며 하늘을 나는 금오산 짚와이어
말굽 모양의 산릉을 두른 채 우뚝 솟아있는 해발 849m의 금오산에서는 특별한 여행을 할 수 있다. 아름다운 바다 풍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산 정상에서 짜릿한 모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 시속 120km. 짚와이어를 타고 고속도로 위의 자동차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3.186km를 날아다니는 것이다. 마치 하늘을 질주하는 한 마리의 독수리가 되어 다양한 시각으로 금오산 일대를 즐길 수 있다.

일상의 지친 마음이 뻥 뚫리는 쾌감을 즐기고 난 다음에는 운치 있는 금오산의 밤도 준비되어 있다. 짚와이어 탑승 입구 근처에 마련된 전망대에서 바라본 오른쪽 편엔 반짝거리는 다리와 도시가, 왼쪽 편엔 달빛에 빛나는 바다가 고요하면서도 잔잔하다. 짜릿한 익스트림 스포츠와 차분한 밤바다를 볼 수 있는 금오산은 시간에 따라 전혀 다른 매력으로 여행자를 설레게 하는 곳이 틀림없다.

별이 빛나는 밤에 달에 비춰진 하동의 바다.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별이 빛나는 밤에 달에 비춰진 하동의 바다.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Info 하동알프스레포츠
이용시간 계절마다 상이. 사전 문의 필수
요금 성인 - 평일 4만원, 주말 및 공휴일 45000, 청소년 - 평일 35000, 주말 및 공휴일 4만원, 어린이 평일 3만원, 주말 및 공휴일 35000
주소 경남 하동군 금남면 경충로 493-37(하동청소년수련원앞)

1200년 전통의 차()문화를 배우러 가는 길
화개천과 섬진강이 만나는 곳에 자리 잡은 화개장터는 조선시대 때부터 5대 시장에 손 꼽혔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찾았던 큰 장터였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사이에 위치해서 다양한 상품들이 모였기 때문인데, 전국적으로 유통이 잘 되는 요즘에는 모습이 예전 같지 않다. 과거의 명성은 화개장터 한복판에 세워져 있는 가수 조영남 씨의 동상과 입구에 세워진 노래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노래비에 새겨진 노랫말을 보면 아랫마을 하동 사람 윗마을 구례사람 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네, 광양에선 삐걱삐걱 나룻배 타고 산청에선 부릉부릉 버스를 타고라고 할 정도로 왁자지껄했을 당시의 모습을 연상할 수 있다.

화개장터를 둘러싸고 있는 지리산 골짜기에 1200년 전통의 차 문화가 기다리고 있다. 하동의 차 문화는 신라시대 흥덕왕의 명으로 당나라 사신이 차 씨를 뿌리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고 주야간 일교차가 커서 차()재배지로서 최적의 환경을 갖춘 하동에서는 은은한 향과 구수한 맛이 나는 우수한 품질의 녹차가 생산되고 있다.

하동에는 빼어난 경치를 가진 곳을 뽑아 '다원8경'이라 부른다. 그중 한 곳인 도심다원의 녹차밭.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하동에는 빼어난 경치를 가진 곳을 뽑아 '다원8경'이라 부른다. 그중 한 곳인 도심다원의 녹차밭. 사진 / 권동환 여행작가
매암다원에서 따뜻한 녹차 한잔. 사진 / 김명진
매암다원에서 따뜻한 녹차 한잔. 사진 / 김명진

오랜 역사를 담은 녹차밭의 다양한 매력을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하동에서는 잘 다듬어지고 빼어난 경치를 가진 8곳을 뽑아 다원8이라 부른다. ‘다원8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매암다원과 도심다원이다. 매암다원은 8곳 중 유일하게 지리산 아래 평지의 땅에서 수십 년 동안 자연농법으로 녹차밭을 가꾸어낸 친환경적인 생태다원이다. 특히, 1인당 3000원을 돈통에 넣고 본인이 원하는 자리에서 차()를 우려마신 뒤, 스스로 뒷정리를 하도록 한 셀프시스템이 인상적이다.

도심다원은 화개장터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곳으로 7대째 차 농사를 이어오는 뿌리 깊은 다원이다. 350도 내외의 고열의 가마솥에서 차를 덖어내는 등의 전통방식을 고수하는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차나무(천년차나무)가 있어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Info 화개장터
영업시간 오전 9~오후 6
주소 경남 하동군 화개면 쌍계로15

도심다원
주소 경남 하동군 화개면 신촌도심길55

매암다원
주소 경남 하동군 악양면 악양서로 346-1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양명석 2019-01-23 21:52:23
다음에 친구들이랑 한번 놀러 가야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세차왕 2019-01-23 18:37:47
가까운곳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다는 걸 모르고 살았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