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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체험여행] '신안선, 끝나지 않는 항해' 가상현실로 재현, 목포 국립해양유물전시관
[체험여행] '신안선, 끝나지 않는 항해' 가상현실로 재현, 목포 국립해양유물전시관
  • 조아영 기자
  • 승인 2019.01.31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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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부터 가상현실 홀로그램 영상 상설 상영
14세기 중세 무역선, 신안선의 새로운 항해
오는 3월 17일까지 '바다의 비밀, 9세기 아랍 난파선' 특별전 열려
14세기 무역선 신안선은 뉴미디어 아트로 새로운 돛을 달았다. 사진 / 조아영 기자
14세기 무역선 신안선은 뉴미디어 아트로 새로운 돛을 달았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여행스케치=목포] 신안의 작은 섬마을, 한 어부가 우연히 건져 올린 도자기에서 시작된 해저발굴은 ‘세기의 발견’이라 불리며 1970년대 온 나라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14세기 중국 원나라 칭위엔에서 출항해 일본 하카타ㆍ교토로 향하던 중 고려의 신안 앞바다에서 난파된 신안선의 이야기는 지난해 12월, 뉴미디어 아트로 새로운 돛을 달았다.

전시관의 신안선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복원된 신안선의 잔해가 시선을 잡아끈다. 한눈에 담기 버거울 만큼 커다란 잔해 위로는 작은 크기의 반투명 스크린이, 뒤편으로는 가로 22m, 세로 3m 크기의 대형 스크린이 마련되어 있다. 스크린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자 ‘끝나지 않은 항해, 끝나지 않은 꿈’이라는 제목의 가상현실 홀로그램 영상이 시작된다.

목포 국립해양유물전시관 신안선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복원된 잔해가 눈길을 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목포 국립해양유물전시관 신안선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복원된 잔해가 눈길을 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21세기에 이르러 깨어난 중세 무역선
영상을 여는 첫 장면은 순풍이 부는 날, 항해를 준비하는 선원들의 모습이다. 길이 34m, 240t 규모의 거대한 무역선은 푸른 바다를 가로지르며 나아간다. 그러나 목적지에 채 닿기 전, 배를 집어삼키는 거친 파도가 몰려온다. 전시실이 쿵쿵 울릴 만큼 실감 나는 음향 효과가 빛을 발한다.

도자기, 동전 등 배에 실렸던 수많은 보물이 바닷속에 가라앉고 나서 배도 자취를 감춘다. 화면 전환 후, 재등장하는 신안선은 말끔한 모양새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 바닷속에 잠들었던 난파선이 깨어나는 순간이다. 

박예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현 시대에 다시 항해를 시작하는 신안선을 표현하며 중세 무역선이 지닌 가치를 새롭게 조명한 영상”이라며 “보다 많은 분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10분 간격으로 5분간 상설 상영한다”고 말한다. 

영상이 상영되는 동안 신안선의 항해가 실감 나게 펼쳐진다. 사진 / 조아영 기자
거대한 규모의 스크린과 음향효과로 실감 나는 관람이 가능하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실제 신안선에 실렸던 무역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실제 신안선에 실렸던 무역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도자기, 동전 등 영상 속에 등장한 유물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진 / 조아영 기자
도자기, 동전 등 영상 속에 등장한 유물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신안선 잔해 곁에는 배에 실렸던 실제 무역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영상 속에 등장한 도자기, 그릇, 동전 등 유물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중국 도자기와 고려청자, 일본 칠기그릇과 도자기 등 한ㆍ중ㆍ일 3개국을 아우르는 유물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하다. 신안선의 가장 아래 바닥부분에 실려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했던 고급 향나무 자단목도 이곳에서 함께 볼 수 있다. 

전시 내용을 갈무리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기기. 사진 / 조아영 기자
전시 내용을 갈무리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기기. 사진 / 조아영 기자

관람 동선 끝자락에는 새롭게 설치한 터치스크린 기기가 자리한다. 터치스크린을 누르면 영상스크린이 설치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영상을 볼 수 있으며, 신안선 관련 OX 퀴즈를 풀며 전시 내용을 갈무리할 수 있다.

바닷길, 사람과 문화를 잇다
신안선실 맞은편에 마련된 해양교류 전시실은 선조들이 일궈온 해양교류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전시실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수많은 도자기와 글씨가 쓰인 기다란 나뭇조각이다. 박예리 학예연구사는 “‘목간’, 대나무로 만들었을 경우 ‘죽찰’이라 부르는 나뭇조각은 현재의 화물 운송장 역할을 하는 물품 꼬리표”라며 ”이것을 통해 어떤 물품이 오갔는지, 누가 수령했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해양교류 전시실에서 볼 수 있는 목간. 사진 / 조아영 기자
해양교류 전시실에서 볼 수 있는 목간. 사진 / 조아영 기자
임진왜란 당시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 '총통' 등을 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임진왜란 당시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 '총통' 등을 볼 수 있다. 사진 / 조아영 기자

임진왜란 당시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무기 ‘총통’ 또한 이채롭다. 총통은 정유재란 시기 이순신 장군이 조류를 이용해 일본군을 격파한 울돌목에서 약 4km 떨어진 진도 명량대첩로 해저에서 발견된 유물이다. 생생하게 보존된 무기를 보면 과거 치열하게 벌어졌던 전쟁 상황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만 같다.

전시실에서는 7세기부터 15세기까지 동서양을 이으며 전성기를 이룬 ‘해상 실크로드’에 관한 이야기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우리나라 서남해역에서 발견된 고려, 조선 유물을 비롯한 다양한 시기의 중국 유물은 중세에 번성했던 무역상을 짐작게 한다.

오는 3월 17일까지 열리는 특별전 '바다의 비밀, 9세기 아랍 난파선'. 사진 / 조아영 기자
오는 3월 17일까지 열리는 특별전 '바다의 비밀, 9세기 아랍 난파선'. 사진 / 조아영 기자
목포시 용해동에 자리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전시관 전경. 사진 / 조아영 기자
목포시 용해동에 자리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전시관 전경. 사진 / 조아영 기자

해상 실크로드와 관련된 더욱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기획전시실로 발걸음을 넓혀보자. 한국-싱가포르 국제교류전 ‘바다의 비밀, 9세기 아랍 난파선’을 통해 자그마치 1200년 전 동서양을 이었던 주요 항로와 난파선 관련 이야기, 발굴 유물을 볼 수 있다. 이 특별전시는 오는 3월 17일까지 열린다.

Info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전시관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주소 전남 목포시 남농로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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