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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3월호
[DMZ 평화 여행] 제1땅굴부터 임진각까지, 연천‧파주 DMZ 투어
[DMZ 평화 여행] 제1땅굴부터 임진각까지, 연천‧파주 DMZ 투어
  • 유인용 기자
  • 승인 2019.02.19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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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탈북자 안찬일 박사 동행…
제1땅굴 발견된 비룡부대
6.25 전쟁의 흔적 품은 백학마을
사진 / 유인용 기자
㈜DMZ관광에서는 안찬일 박사와 동행하며 연천과 파주의 DMZ 지역을 돌아볼 수 있는 ‘안찬일 박사와 연천 DMZ 평화이야기 여행’ 상품을 선보인다. 사진은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내의 기관차. 사진 / 유인용 기자

[여행스케치=연천] 군사분계선 너머의 지역인 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 이하 DMZ). 최근 남북 관계에 평화 무드가 조성되면서 DMZ 관광도 활기를 띠고 있다.

㈜DMZ관광에서는 안찬일 박사와 동행하며 연천과 파주의 DMZ 지역을 돌아볼 수 있는 ‘안찬일 박사와 연천 DMZ 평화이야기 여행’ 상품을 선보인다. 안찬일 박사는 북한 민경부대의 부소대장이던 지난 1979년 서부 전선의 군사분계선과 DMZ를 넘어 남한으로 귀순한 1호 탈북자다. 투어는 오는 3월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한다.

장승재 ㈜DMZ관광 대표는 “기존의 보기만 하는 관광에서 탈피해 스토리를 더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자 안찬일 박사와 함께 하는 여행 상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서부 전선을 수호하는 비룡부대
투어의 첫 코스는 안찬일 박사의 귀순을 관할했던 25사단 비룡부대다. DMZ 일원에 자리한 11개 사단 중 하나인 비룡부대는 지난 1974년 제1땅굴을 발견한 곳이기도 하다. 입구에서 간단한 신분 검사를 마치고 차량을 탄 채 부대 안으로 들어간다. 길 아래로는 남한의 군사분계선을 의미하는 철책이 내려다보인다.

부대에 도착한 뒤엔 전망대 내에서 비룡부대 및 DMZ와 관련된 내용의 영상을 시청하고 외부로 나가 망원경을 통해 북쪽 지역을 바라볼 수 있다. 전망대에서는 남한의 군사분계선 너머로 DMZ 지역과 멀리의 북한 초소들까지 보인다. 안찬일 박사는 DMZ 너머로 보이는 초소 한 곳을 가리키며 땅굴 작업을 진행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제1땅굴을 발견한 비룡부대. 부대 내의 상승전망대에서는 북측 땅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사진 / 유인용 기자
전망대에서 안찬일 박사가 제1땅굴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제가 근무했던 북한 초소입니다. 그 앞쪽으로는 제1땅굴이죠. 지질이 단단한 화강암이라 땅굴을 뚫으려면 발파를 해야 했어요. 그런데 지하에서 발파를 하게 되면 남쪽 군인들이 땅굴 파는 것을 알 것 아닙니까. 그래서 뒤쪽 고지에서 위장 발파를 동시에 진행했죠. 땅굴을 파면서 나온 흙은 밤 시간에 트럭으로 실어 날랐어요. 남쪽에 들킬까봐 라이트를 켜지 않았기 때문에 트럭이 하천으로 굴러 떨어지는 사고도 많았지요.”

땅굴 작업으로 인해 수많은 북한 장병들이 희생되었겠지만 철책 너머의 땅은 적막하기만 하다. 안 박사의 손끝이 닿은 제1땅굴의 입구를 가리키는 흰 표지판만이 그 지하에 땅굴을 품고 있음을 증명할 뿐이다.

단, 전망대에서 바라볼 수 있는 철책 및 이북 지역은 군사시설보호법에 의해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전망대 정면 등 지정된 장소에서만 촬영이 가능하다.

사진 / 유인용 기자
백학작은역사박물관은 연천군 백학마을에서 수집된 전쟁 관련 전시물들을 모아놓은 곳이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사진 / 유인용 기자
백학작은역사박물관 내벽에 그려진 레클리스. 레클리스는 6.25 전쟁 당시 최전방 고지를 380여 차례 왕복하며 탄약을 날랐던 군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작은 마을
비룡부대가 자리한 연천군은 6.25 전쟁 중 서로 뺏고 빼앗기는 치열한 전투가 이뤄졌던 곳이다. 부대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자리한 백학마을은 해방 뒤 북에 속했다가 6.25 전쟁 이후 남한으로 수복된 곳이다. 전쟁에 참전했던 국가유공자 분들을 비롯해 북한이 고향인 실향민들이 많이 살고 있다. 백학마을은 지난 2015년 국가보훈처에 의해 ‘호국영웅정신 계승 마을 제1호’로 지정됐다.

‘백학작은역사박물관’은 마을 주민들이 직접 모은 전시물들로 채운 공간으로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다. 참전 군인들의 빛바랜 흑백 사진과 녹슨 소총, 철모 등은 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안찬일 박사는 한 군용 삽을 가리키며 “북한군이 사용하던 삽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백학마을 주민 금가현 씨가 박물관 내에 전시된 부친 故 금동훈 씨의 앨범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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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금동훈 씨가 백학작은역사박물관에 기증한 앨범 및 훈장. 사진 / 유인용 기자

박물관 내에는 북측에서 뿌린 삐라, 국가유공자 분들의 최근 사진을 비롯해 직접 입어보고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군복과 군모도 마련돼 있다. 박물관 내벽은 1919년 3.1운동부터 6.25 전쟁, 제1땅굴 발견 등 백학마을의 지난 100년을 알록달록한 벽화로 그려 넣었다. 전쟁 당시 최전방 고지를 380여 차례 왕복하며 탄약을 날랐던 군마 ‘레클리스’와 관련된 내용도 알아볼 수 있다.

박물관이 현재의 모습으로 갖추기까지는 금가현 연천군 백학면주민자치위원회 정보분과장의 역할이 컸다. 금 씨는 박물관 중앙부에 전시된 앨범의 주인공인 故 금동훈 씨의 아들이다. 故 금동훈 씨는 17살에 미군에 차출돼 탄약과 식량을 지게로 옮기며 지게부대로 활약했던 6.25 국가유공자다. 앨범에는 故 금동훈 씨가 당시 전우들과 촬영한 단체 사진, 미군에서 촬영해 준 개인 사진 등을 담겨 있다.

금가현 씨는 “마을의 역사를 집약해 보존하고자 박물관을 조성하게 됐다”며 박물관 건립 취지를 밝혔다. 그는 “6.25 전쟁 당시 촬영한 사진을 온전히 보존한 경우가 굉장히 드물다”며 “역사적 가치가 높은 만큼 방문객들이 마을의 역사를 알아가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앨범을 기증했다”고 덧붙였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내에 방문객들이 달아놓은 색색의 리본들.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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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각 내의 평화의 종. 사진 / 유인용 기자

분단의 현실 보여주는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투어의 마지막 코스는 파주의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이다. 공원 남쪽에 자리한 녹슨 기관차는 6.25 전쟁 중 탈선된 후 반세기 넘게 DMZ에 방치돼 있던 기관차로, 지난 2004년 현 위치로 옮겨와 녹슨 때를 벗겨내고 전시해 놓았다. 기관차 곳곳에 박힌 1020여개의 총탄 자국과 휘어진 바퀴에서는 전쟁의 참혹함을 느낄 수 있다. 기관차 옆으로는 중간이 끊긴 다리 하나가 강 위로 놓여 있다.

장승재 대표는 “1953년에 1만 명 이상의 포로가 귀환한 ‘자유의 다리’”라고 설명하며 “다리의 중간이 끊겨 있어 강 건너 땅을 북한으로 착각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강 너머도 남한”이라고 설명했다.

공원 한쪽에서는 망배단도 찾아볼 수 있다. 북쪽에 고향을 둔 이들이 명절마다 제사를 지내오던 곳에 지난 1985년 정부가 제단을 건립했다. 제단을 둘러싼 화강석 병풍에는 이북5도의 풍경이 조각돼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임진각 망배단은 실향민들이 명절마다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사진 / 유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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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에서는 강제로 북에 끌려간 납북자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을 엿볼 수 있다. 사진 / 유인용 기자

평화누리공원의 입구 쪽에 자리한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에서는 강제로 북에 끌려간 납북자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을 엿볼 수 있다. 전쟁 당시 북한에서는 남한의 지식인과 주요 인사, 청년들을 강제로 북으로 끌고 갔는데 그 규모가 1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기념관 내에는 그들의 사진 및 재현 모형물 등을 전시해 놓았다. 이외에도 평화누리공원 내에는 방문객들의 목소리를 담은 색색의 리본, 통일 기원 느린 우체통 등 분단의 현실을 반영한 관광지들이 있다.

안찬일 박사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한창 나이의 청년들이 군에 입대해 시간을 보내고 DMZ 지역은 민족 발전의 저해 요소였다”며 “앞으로는 DMZ가 국제 관광지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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