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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트레킹 여행] 금오지 한 바퀴 돌며 엿보는 금오산의 풍경
[트레킹 여행] 금오지 한 바퀴 돌며 엿보는 금오산의 풍경
  • 조유동 기자
  • 승인 2019.03.19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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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역에서 시작해 하루 만에 즐기는 부담 없는 산책 코스
도심지 전경을 등지고 펼쳐지는 금오지의 호수 풍경
기존 주민과 만드는 금리단길의 소소한 감성도 함께
사진 / 조유동 기자
금오산 아래 금오지에서도 금오산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다. 사진 / 조유동 기자

[여행스케치=구미] 금오산은 구미의 대표적인 여행지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지정된 도립공원이자 산림청에서 선정한 100대 명산에도 이름을 올렸다. 봄이면 꽃으로, 가을이면 단풍으로 물드는 금오산의 아름다움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금오산 자락 아래 금오지에서도 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금오천을 따라가면 펼쳐지는 금오산의 이름난 풍경
금오산의 명물, 대혜폭포에서 내려온 물줄기는 금오천이 되어 구미역까지 흘러나간다. 구미역 뒤편으로 나와 길을 건넌 후 곧장 걸어 나가면 금오천을 만날 수 있다. 금오천을 마주하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목적지인 금오산 자락이다.

사진 / 조유동 기자
금오천은 금오산에서 흘러나와 구미역까지 흘러나간다. 사진 / 조유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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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천 산책로에서 상류를 바라보면 금오산 봉우리가 보인다. 사진 / 조유동 기자
사진 / 조유동 기자
산책로가 끝나고 제방 위로 올라서면 탁 트인 호수가 나타난다. 사진 / 조유동 기자

물가로 내려가면 1km가 조금 넘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는데, 다가오는 4월이면 산책로를 따라 핀 벚꽃을 만나러 많은 여행객이 찾는 곳이다. 그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 산책로가 끝날 때쯤 나타나는 제방을 넘으면 금오지가 나타난다.

호수를 감싸 안은 산자락이 물결에 비치는 모습은 금오산에 오르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다. 풍경을 잠시 감상하면 가장 시선을 뺏는 것은 금오지 입구 오른편 끝에 위치한 기암절벽과 그 사이의 노란색 정자다.

이름 없는 이 정자는 금오지 둘레를 따라 조성된 올레길 코스 마지막에 더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약 2.7km 길이의 올레길은 중간중간 좁은 구간이 있어 시계 방향으로 돌도록 안내하고 있는데, 정자가 코스 마지막에 위치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짧은 트레킹의 재미가 있는 금오지
잘 정돈된 올레길에서는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중간중간 호수 위를 지나는 수상교 구간이 나타나 색다른 걷는 재미를 준다. 코스를 따라 도는 동안엔 좀 더 다양한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호수에 반쯤 잠긴 나무의 그림자는 물결과 함께 흔들리고, 코스를 절반쯤 돌았을 때 나타나는 금오정은 건너편 능선과 어우러진다. 금오정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걷기 시작하면 선착장 한켠에 오리배가 옹기종기 모여있고, 곧 마지막 수상교 구간이 시작된다. 여기서부터는 저 멀리 노란색 정자가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사진 / 조유동 기자
인공 호수인 금오지가 만들어질 당시 물에 잠긴 나무가 호수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사진 / 조유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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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지 입구의 반대편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금오정의 한가로운 풍경. 사진 / 조유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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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위를 지나는 수상교 구간 등 다양한 걷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금오산 올레길. 사진 / 조유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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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위에 위치한 이름 없는 정자는 금오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풍경 중 하나다. 사진 / 조유동 기자

코스가 끝나갈수록 가까워지는 정자와 절벽은 든든하게 버티고 서 존재감을 뽐낸다. 올레길 산책을 마치고 나면 정자 옆 계단에서 시작되는 오르막도 꼭 올라봐야 할 곳. 400m 정도의 짧은 길이지만 비포장 된 흙바닥에 경사가 가파른 산길이라 금오지에서 만나게 될 가장 험난한 코스다.

하지만 오르막이 끝나고 전망대가 나타나면 지금까지 걸었던 금오지의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힘든 길을 올라와 선선한 바람에 땀을 식히며 감상하는 풍경은 추억의 한 장으로 남을 것이다. 아들과 함께 올레길 전망대를 찾은 예창선 씨도 “학업을 위해 타지로 떠나는 아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어 함께 올랐다”며 “아름다운 풍경을 추억으로 만들게 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한편, 금오지를 방문한다면 해 질 무렵에 맞춰 가는 것도 추천한다. 금오산 너머로 해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금오산의 유래를 새삼 떠올리게 된다. 신라에 불교를 처음으로 전한 아도 화상이 저녁노을 속으로 날아가는 황금빛 까마귀를 보고 지었다는 그 이름처럼, 봉우리에 걸린 노을이 호수에 반짝이는 모습은 큰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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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옆 나무 계단을 오르면 짧지만 험난한 코스가 시작된다. 사진 / 조유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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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이 끝나고 나타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호수 전경은 험난함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 사진 / 조유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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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무렵의 금오지에 비친 노을은 금오산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떠올리게 한다. 사진 / 조유동 기자

금오산 아래 꿈틀대는 젊음, 금리단길
구미역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금리단길도 들러보자. 금오천을 따라 내려가는 길, 오른편에 위치한 구미도서관을 찾아 맞은편 골목으로 들어가면 금리단길이 시작된다. 7, 80년대 공단이 들어서던 시기 형성된 주거지역에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를 뽐내는 카페며 식당들이 생겨나 최근 많은 청년이 모이고 있는 곳이다.

빈티지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카페, 하얀 벽이 깔끔한 독립 서점 등 감성을 자극하는 가게들이 얼핏 주택가와 위화감이 들지 않을까 싶지만, 의외로 금리단길의 분위기를 가장 잘 표현한 단어는 조화다.

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면 눈에 확 띄는 색의 벽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가게도 있지만, ‘여기도 가게였어?’라는 생각이 드는 곳들도 있다. 주택으로 사용하던 모습 그대로에 간판만 바꿔 달거나, 녹슨 우유집 간판을 그대로 달아둔 카페들이 골목에 녹아든다. 노인정과 담을 마주한 이국적인 식당은 저녁이면 음식을 들고 어르신들에게로 향하고, 골목 어른들은 “젊은 사람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살갑게 인사를 나눈다.

사진 / 조유동 기자
금리단길에 위치한 가게마다 자기만의 분위기를 뽐낸다. 사진 / 조유동 기자
사진 / 조유동 기자
얼핏보면 쌀집이라고 생각될 외관인 가게들도 있다. 사진 / 조유동 기자
사진 / 조유동 기자
기존 주택의 외관을 유지한 채 만든 가게들은 주택가의 분위기와도, 인근 주민들과도 조화롭게 어울리고 있다. 사진 / 조유동 기자

금리단길에서 청년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조재형 인간과 공간 대표는 “노후화된 주택지에 인테리어가 예쁜 카페, 식당들이 생기며 사람이 모이고, 공연과 축제 같은 청년을 위한 문화 공간이 만들어졌다”며 “하지만 단순히 청년들만을 위한 곳이 아닌 지역주민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한다.

금리단길에 위치한 식당 어느 곳을 가도 저마다 특색있는 메뉴와 인테리어를 자랑하니 금오지 산책을 마친 후 가볍게 한 끼를 해결하기엔 제격이다. 때로 이곳에서는 플리마켓, 버스킹 등 행사도 열리니 기회가 된다면 함께 즐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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